열역학 (Thermomechanics)

22장 열기관 · 엔트로피 · 열역학 제2법칙 — 열기관 · 열펌프/냉장고 · 가역/비가역 · 카르노 · 가솔린/디젤 · 엔트로피

22장 열기관 · 엔트로피 · 열역학 제2법칙 (Heat Engines, Entropy, and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20장에서 다룬 열역학 제1법칙은 본질적으로 에너지 보존 법칙이었습니다. 내부에너지 변화 $\Delta U = Q + W$ 라는 식은 열($Q$)과 일($W$)을 에너지라는 같은 화폐 단위로 취급하여, 둘 중 어느 쪽으로 에너지가 드나들든 그 합만 맞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제1법칙은 열과 일이 가져오는 결과의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을 들여다보면 열과 일 사이에는 분명한 비대칭이 존재하며, 이 차이는 제1법칙의 식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바로 이 비대칭을 다루는 것이 이번 22장의 주제인 열역학 제2법칙(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입니다.

핵심 비대칭 — 일 → 열은 쉽지만, 열 → 일의 100% 변환은 (순환 기관에서) 불가능

일을 열로 바꾸는 것(일 → 열)은 너무나 쉽게, 그것도 100% 일어납니다.

  • 손바닥을 비비면, 손이 한 역학적 일이 남김없이 마찰열로 흩어져 손이 따뜻해집니다.
  • 달리던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의 운동에너지가 100% 마찰열로 바뀌어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를 달굽니다.

그런데 그 반대 방향(열 → 일)으로 — 순환 과정으로 작동하며 다른 변화를 남기지 않고 — 100% 변환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엔진은 휘발유를 태워 얻은 연소열 가운데 대략 4분의 1 정도만 바퀴를 굴리는 일로 바꾸고, 나머지 대부분은 뜨거운 배기가스와 냉각수를 통해 그대로 버려집니다(이것이 버려지는 열입니다). 엔진을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해도 "받은 열 전부 = 한 일" 이 되도록(즉 효율 100%) 만들 수는 없습니다. (단발성 과정 — 이를테면 기체의 등온 팽창 — 에서는 흡수한 열이 전부 일로 갈 수 있지만, 그땐 기체 부피가 커지는 다른 변화가 남습니다. 같은 일을 반복하려고 처음 상태로 되돌리는 순간 그 이점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순환이 관건입니다.)

이 점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 주는 예가 바닥에 떨어진 공입니다. 공이 떨어지며 가졌던 운동에너지(역학적 일)는 바닥·공기와의 충돌을 거쳐 100% 열로 흩어지고 공은 결국 멈춥니다. 그러나 멈춰 있는 공 주변의 그 열이 저절로 다시 모여 공을 튀어 오르게 하는(열 → 일) 역과정은 자연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에너지 보존(제1법칙)만 보면 그런 역과정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열기관 (heat engine)

위 비대칭의 직접적인 결과로, 열을 일로 바꾸는 장치는 받은 열을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일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열기관이란 어떤 작업물질(working substance)을 순환 과정(cyclic process)으로 작동시키면서, 고온의 열원에서 열을 흡수해 그 일부를 역학적 일로 바꾸어 내보내고, 나머지는 저온의 열저장고로 방출하는 장치입니다. 자동차 엔진·증기 터빈·발전소가 모두 열기관입니다.

제1법칙이 끝내 밝히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과정의 방향성(directionality)입니다. 제1법칙은 "에너지의 총량이 보존되는가?"만 따질 뿐, 어떤 과정은 저절로 일어나고 어떤 과정은 결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지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 방향성을 규정하는 것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입니다.

다음 세 가지는 모두 에너지 보존(제1법칙)은 완벽히 지키지만, 자연에서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는(즉 역과정이 결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연에서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비가역 과정 — 세 가지 예
  1. 열은 항상 더운 쪽 → 차가운 쪽으로만 흐른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를 접촉시키면 열은 언제나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흐를 뿐, 차가운 물체에서 뜨거운 물체로 저절로 흐르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2. 떨어진 고무공은 여러 번 튀다 결국 멈춘다. 바닥에 떨어진 공은 점점 낮게 튀다 정지합니다. 반대로 정지한 공이 바닥의 내부에너지를 모아 저절로 튀어 오르는 일은 없습니다.
  3. 흔들리던 진자는 결국 멈춘다. 진동하는 진자는 공기 저항과 매단 곳의 마찰로 진폭이 줄어들어 결국 멈춥니다. 역학적 에너지가 공기·진자·지지점의 내부에너지로 바뀐 것인데, 그 내부에너지가 다시 모여 진자를 저절로 흔들기 시작하는 역과정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들은 모두 비가역적(irreversible)이며 자연에서 한 방향으로만 진행됩니다. 이 방향성을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가 곧 제2법칙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런 역과정이 미시적 운동 법칙으로 절대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한 과정도 원리적으로는 일어날 있습니다(예컨대 흩어진 열이 우연히 한쪽으로 다시 모이는 일). 다만 그런 일이 저절로 일어날 확률이 무한히 작아 자연에서 결코 관찰되지 않을 뿐이며, 이렇게 사실상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과정을 비가역 과정(irreversible process)이라 부릅니다. (제2법칙은 이처럼 본질적으로 확률·통계적인 법칙이며, 그 정량적 척도가 22.6에서 다룰 엔트로피입니다.)

더 알아보기 — 엔트로피 없이 제2법칙을 설명하려면? (초심자에게 — 펼쳐 보기)

“열이 반대로 흐를 수도 있잖아?”, “단일 열원 열을 전부 일로 바꿀 수도 있잖아?” — 엔트로피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런 반문이 당연합니다. 사실 제2법칙은 엔트로피라는 말보다 먼저 나왔고(클라우지우스·켈빈 1850년대 vs 엔트로피 1865년), 엔트로피 없이도 두 층위로 설명할 수 있어요.

층위 1 — “1법칙은 양방향을 허용하는데, 자연은 한 방향만 고른다”

핵심 한 방: 에너지 보존(제1법칙)은 두 방향을 모두 허용합니다.

  • 찬 데 → 뜨거운 데로 열이 흘러도 — 에너지 총량은 그대로(1법칙 OK)
  • 단일 열원 열을 100% 일로 바꿔도 — 에너지 총량은 그대로(1법칙 OK)

그런데 실제로는 절대 안 일어납니다. 바로 이 “에너지는 허용하는데 자연은 안 하는” 부분이 제2법칙의 존재 이유예요. 그러니 “반대로 갈 수도 있잖아?”라는 반문엔 이렇게 답하면 됩니다:

“에너지 계산상으론 당신 말이 맞아요. 1법칙은 반대 방향을 막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안 일어나죠. 그 ‘에너지는 되는데 자연이 안 하는’ 부분이 정확히 제1법칙이 못 잡는 두 번째 법칙입니다.”

이러면 “이러니까 안돼”가 아니라, 1법칙만으론 부족함을 보여주는 별개의 경험 법칙으로 자리잡습니다. (게다가 두 표현 — 열의 방향성 ↔ 100% 변환 불가 — 은 서로를 함의하죠. 22.4의 결합 기관 논증. 여기까진 순수 논리, 엔트로피 불필요.)

층위 2 — “왜 하필 그 방향?” (확률·경우의 수 — ‘엔트로피’라는 단어 없이)

더 깊은 “왜”를 원하면, 단어("엔트로피/다중도")를 안 쓰고 확률로만 말할 수 있습니다:

  • 열 = 수많은 분자에 흩어진 제멋대로의 진동. 뜨거운 것과 찬 것이 만나면 에너지가 퍼집니다.
  • 왜? “퍼진 상태”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몰린 상태”보다 압도적으로 많으니까요. 힘이 떠미는 게 아니라 경우의 수가 압도적인 것.
  • 비유: 카드 섞기(섞이지 정렬되진 않음), 물에 잉크 한 방울(퍼지지 다시 안 모임), 방 안 공기(저절로 한구석에 안 모임).

즉 역과정은 금지된 게 아니라 확률이 0에 무한히 가까워 안 일어나는 겁니다. 이 설명은 공식($S=k_B\ln W$) 없이도 직관으로 완결돼요.

두 반문에 대한 즉답 (엔트로피 단어 없이)

반문이렇게 답한다
“열이 반대로 흐를 수도 있잖아?” 에너지상으론 가능해요. 근데 뜨거운 컵을 찬 방에 두면 늘 식지, 방을 더 식히며 저절로 더 뜨거워지진 않죠. 그러려면 방 안 공기 분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에너지를 컵에 몰아줘야 하는데 — 공기가 저절로 한구석에 모이는 것만큼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에요.
“단일 열원 열을 전부 일로?” 역시 에너지상으론 돼요. 근데 배가 바닷물만 식혀서 앞으로 못 나가죠(바다에 에너지는 엄청난데도!). 흩어져 제멋대로 진동하는 분자 에너지를 한 방향의 질서정연한 밀기로 100% 바꾸려면 분자들이 발맞춰 행진해야 하는데, 안 그래요. 그래서 일부는 찬 곳에 버려야 하고 — 그게 엔진에 라디에이터·배기가 있는 이유예요.

한 줄 정리: 엔트로피는 층위 2의 “왜”를 정량화한 도구일 뿐입니다. 제2법칙 자체는 ① “1법칙은 양방향 허용, 자연은 한 방향”이라는 경험 법칙 + ② 확률 직관(카드·잉크·공기)만으로 충분히 설명돼요. 초심자에겐 이 순서가 오히려 더 잘 와닿습니다.

일과 열의 비대칭 일 (Work) W 100% 변환 — 너무나 쉽다 손 비비기 · 브레이크 마찰 열 (Heat) Q 열 (Heat) Qh 100% 변환 — 결코 불가 ✗ 엔진은 받은 열의 ~¼만 일로 (나머지는 버려짐) 일 (Work) W < Qh
자연은 한 방향으로만 — 세 가지 비가역 과정 ① 열 흐름 뜨거움 Th 차가움 Tc 더운 → 찬 (O) 찬 → 더운 ✗ ② 튀는 공 → 정지 정지 저절로 다시 튀어오름 ✗ ③ 진자 → 정지 저절로 다시 흔들림 ✗ 세 과정 모두 에너지는 보존된다 — 그러나 역과정(점선·✗)은 자연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 방향성을 규정하는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다.

제2법칙의 여러 결론 가운데 공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열기관의 효율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고온 열원에서 열을 받아 그와 똑같은 양의 일을 하고 다른 변화는 남기지 않는 순환 열기관은 원리적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받은 열의 일부는 반드시 저온 쪽으로 버려져야만 합니다.

이번 22장에서는 이 한계를 정량적으로 따져 갑니다. 먼저 열기관과 열효율(22.1)을 정의하고, 같은 원리를 거꾸로 쓰는 냉장고·열펌프(22.2)를 본 뒤, 가역·비가역 과정(22.3)을 구분하고, 이상적 한계를 주는 카르노 기관(22.4)과 실제 엔진인 가솔린·디젤 기관(22.5)을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방향성을 정량화하는 상태함수인 엔트로피(22.6~22.7)를 도입해 제2법칙을 $\Delta S_{\text{우주}} \ge 0$ 의 형태로 정리합니다. (구체적 효율식과 카르노 효율 $e_C = 1 - T_c/T_h$ 은 해당 절에서 다룹니다.)

※ 본 장의 본문은 단계적으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현재는 도입부와 절 구조(스켈레톤)만 작성되어 있습니다.

22.1 열기관과 열역학 제2법칙

① 열기관 (heat engine)

열기관이란 열 에너지를 받아 순환 과정(cyclic process)으로 작동하면서, 그 에너지의 일부를 일(work)의 형태로 외부에 내보내는 장치입니다. "받은 열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일이 된다는 점, 그리고 같은 동작을 거듭하기 위해 순환한다는 점이 열기관을 규정하는 두 가지 핵심입니다.

② 우리 주변의 두 가지 대표적인 열기관을 통해 그 작동 방식을 살펴봅시다.

[그림 A] 두 열기관의 에너지 흐름 발전소 연료 연소 석탄·석유·가스 열 → 수증기 물을 끓임 터빈 회전 역학에너지 발전기 회전 → 전기 전기 자동차 엔진 연료 연소 휘발유 열 → 피스톤 팽창 가스가 밀기 피스톤 일 왕복 운동 바퀴 회전 두 경우 모두 — 연료의 화학에너지가 열로, 열의 일부가 다시 역학적 일(전기·바퀴)로 바뀐다.

③ 모든 열기관에는 열을 받아 일로 옮겨 주는 작동 물질(working substance)이 있습니다. 작동 물질은 다음 세 단계를 반복(순환)합니다.

작동 물질의 순환 3단계
  1. 고온 열원에서 열을 흡수한다.
  2. 흡수한 에너지로 기관이 일을 한다(팽창).
  3. 남은 열을 저온 열원으로 방출하고 처음 상태로 되돌아온다.

예컨대 증기기관에서는 보일러 속의 물이 연료의 열을 흡수해 고온의 증기가 되고, 그 증기가 피스톤을 밀어 일을 합니다. 일을 마친 증기는 식어 물로 응축되고, 그 물이 다시 보일러로 돌아가 같은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 닫힌 순환 루프입니다.

[그림 B] 작동 물질의 닫힌 순환 루프 ① 보일러 (물 → 증기) 고온 열원에서 열 흡수 ② 피스톤 (일) 증기가 피스톤을 민다 ③ 응축기 (증기 → 물) 저온 열원으로 열 방출 ④ 펌프 (물 귀환) 보일러로 되돌림 닫힌 순환 한 바퀴 = 처음 상태로 복귀 물이 증기가 되고 다시 물로 돌아오기를 반복 — 작동 물질은 소모되지 않고 순환한다.
④ 한 번 더 생각하기 — "공급된 열의 일부가 일이 아니라 내부에너지 증가에 쓰일 수도 있지 않나?"

작동 물질이 순환하므로 처음과 나중의 내부에너지가 같아 $\Delta U_{\text{cycle}} = 0$ 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공급된 열의 일부가 일이 아니라 작동 물질의 내부에너지를 올리는 데 쓰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답: 내부에너지 $U$ 는 상태함수(state function)입니다. 즉 $U$ 의 값은 작동 물질이 지나온 경로가 아니라 오직 현재 상태에만 의존합니다. 한 번의 완전한 순환을 돌고 나면 작동 물질은 처음과 똑같은 상태(같은 $P,\,V,\,T$)로 돌아오므로, 내부에너지도 정확히 처음 값으로 돌아옵니다. 따라서

$$\Delta U_{\text{cycle}} = 0 \quad (\text{한 순환에 대해 반드시 성립})$$

한편 의문 속의 직관도 옳습니다. 순환 도중(예: 가열 구간)에는 흡수한 열의 일부가 실제로 $U$ 를 끌어올립니다. 그러나 그렇게 늘어난 내부에너지는 순환의 다른 구간(팽창·냉각)에서 고스란히 되돌려져, 한 바퀴를 마칠 때 알짜 변화가 정확히 $0$ 이 됩니다.

만약 열의 일부가 $U$ 로 영구히 쌓인다면, 작동 물질은 처음 상태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같은 순환을 다시 반복할 수 없게 됩니다. 즉 "순환"이라는 조건 자체가 $\Delta U_{\text{cycle}} = 0$ 을 강제합니다. 그래서 한 순환에서 흡수한 알짜 열은 빠짐없이 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⑤ 이제 한 순환 동안의 에너지 수지(energy balance)를 따져 봅시다. 열기관은 고온 열원($T_h$)에서 열 $|Q_h|$ 를 흡수하여 $W_{\text{eng}}$ 의 일을 외부에 하고, 나머지 열 $|Q_c|$ 를 저온 열원($T_c$)으로 방출합니다. 이 페이지의 부호 규약은 제1법칙을 $\Delta U = Q + W$ ($W$ = 계에 해진 일)로 쓰므로, 엔진이 외부에 일은 $W_{\text{eng}} = -W$ 입니다. 한 순환 동안 작동 물질에 가해진 알짜 열은 $Q_{\text{net}} = |Q_h| - |Q_c|$ 이고, $\Delta U_{\text{cycle}} = 0$ 이므로

$$0 \;=\; \Delta U \;=\; Q_{\text{net}} + W \;=\; \bigl(|Q_h| - |Q_c|\bigr) - W_{\text{eng}}$$ $$\Rightarrow\quad \boxed{\,W_{\text{eng}} = |Q_h| - |Q_c|\,}$$

엔진이 한 알짜일은 작동 물질에 전달된 알짜 에너지 $Q_{\text{net}}$ 과 정확히 같습니다. 흡수한 열 $|Q_h|$ 가 전부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저온 쪽으로 버려지는 $|Q_c|$ 를 뺀 만큼만 일이 됩니다.

[그림 C] 열기관의 에너지 흐름 고온 열원 Th |Qh| 기관 engine W eng |Qc| 저온 열원 Tc Weng = |Qh| − |Qc|

※ [그림 C]에서 위쪽 흡수열 화살표(|Qh|)가 아래쪽 방출열 화살표(|Qc|)보다 굵은 것은, 흡수한 열의 일부($W_{\text{eng}} = |Q_h| - |Q_c|$)가 옆으로 빠져나가 일이 되었음을 폭의 차이로 나타낸 것입니다.

⑥ ⑤의 결과를 바탕으로 열기관의 성능을 나타내는 열효율(thermal efficiency) $e$ 를 정의합니다. 열효율은 흡수한 열 가운데 얼마만큼이 일로 바뀌었는가의 비율입니다.

$$e \;\equiv\; \frac{W_{\text{eng}}}{|Q_h|} \;=\; \frac{|Q_h| - |Q_c|}{|Q_h|} \;=\; 1 - \frac{|Q_c|}{|Q_h|}$$

효율이 $e = 1$(즉 $100\%$)이 되려면 저온 쪽으로 버려지는 열이 $|Q_c| = 0$ 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를 단언하는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의 한 표현인 켈빈–플랑크(Kelvin–Planck) 표현입니다.

열역학 제2법칙 — 켈빈–플랑크(Kelvin–Planck) 표현

어떤 열원에서 열을 받아 그것을 전부 일로 바꾸고 다른 변화를 전혀 남기지 않는 순환 열기관은 만들 수 없다.

즉 $|Q_c| = 0$ 이고 $e = 100\%$ 인 순환 열기관은 존재할 수 없으며, 저온 열원으로의 열 방출 $|Q_c| > 0$ 은 불가피합니다.

이를 일의 관점에서 다시 말하면, 엔진이 한 일이 흡수한 열과 같아지는 것 — $W_{\text{eng}} = |Q_h|$ — 은 결코 성립할 수 없습니다. 항상 $|Q_c| > 0$ 이므로, 어떤 순환 열기관이든 $W_{\text{eng}} = |Q_h| - |Q_c| < |Q_h|$, 즉 $W_{\text{eng}} \neq |Q_h|$ 입니다.

이로써 22장 서두에서 예고한 "열기관의 효율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비대칭이 $e = 1 - |Q_c|/|Q_h| < 1$ 의 형태로 정량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효율의 구체적인 상한값은 얼마일까요? 이는 이상적 가역 기관인 카르노(Carnot) 기관을 다루는 22.4절에서 밝혀집니다.

22.2 열펌프와 냉장고

① 22.1의 열기관에서 에너지 전달은 고온 열원 → 저온 열원이라는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일어났습니다. 고온에서 받은 열 $|Q_h|$ 의 일부를 유용한 일 $W_{\text{eng}}$ 로 바꾸고, 나머지 $|Q_c|$ 를 저온으로 흘려보냈지요. 열은 본래 가만히 두면 더운 쪽에서 찬 쪽으로 흐르므로, 이 과정은 자연이 알아서 진행해 주는 방향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 방향 — 저온 열원에서 열을 퍼내 고온 열원으로 옮기는 것은 어떨까요? 이것은 자연스러운 방향이 아니므로 저절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강제로 일어나게 하려면 외부에서 계에 일 $W$ 를 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외부 일을 받아 열을 저온 → 고온으로 퍼 올리는 장치가 열펌프(heat pump) 또는 냉장고(refrigerator)입니다.

② 가장 친숙한 예가 에어컨입니다. 여름철 에어컨은 집 안의 시원한 방에서 열을 빼내 집 밖의 더운 곳으로 내버립니다. 즉 찬 곳 → 더운 곳으로, 열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정반대 방향으로 에너지를 옮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어컨은 반드시 전기로 압축기를 돌려 일 $W$ 를 공급해야 작동합니다 — 전원을 끊으면 방은 도로 더워집니다.

③ 이 장치의 에너지 흐름은 22.1 [그림 C]를 위아래로 뒤집은 모습입니다. 아래쪽 저온 열원에서 열 $|Q_c|$ 가 위로 올라와 펌프로 들어오고, 옆에서 외부 일 $W$ 가 펌프로 들어오며, 펌프에서 열 $|Q_h|$ 가 위로 올라가 고온 열원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림 A] 열펌프·냉장고의 에너지 흐름 고온 열원 Th |Qh| 펌프 pump W |Qc| 저온 열원 Tc |Qh| = |Qc| + W

저온에서 퍼 올린 열 $|Q_c|$ 와 외부에서 공급한 일 $W$ 가 합쳐져 고온으로 방출되므로, 에너지 보존(제1법칙)에 의해 고온으로 나가는 열은 다음과 같습니다.

$$\boxed{\,|Q_h| \;=\; |Q_c| + W\,}$$

※ [그림 A]에서 위쪽 방출열 화살표(|Qh|)가 아래쪽 흡수열 화살표(|Qc|)보다 굵은 것은, 외부 일 $W$ 가 더해진 만큼($|Q_h| = |Q_c| + W$) 고온으로 나가는 열이 더 크다는 것을 폭의 차이로 나타낸 것입니다. (열기관 [그림 C]와는 정반대로, 여기서는 화살표가 모두 위로 향하고 일 $W$ 도 안으로 들어옵니다.)

열역학 제2법칙 — 클라우지우스(Clausius) 표현

외부에서 일을 공급하지 않고 작동하면서, 단지 저온 물체에서 고온 물체로 열을 옮기기만 하고 다른 변화를 전혀 남기지 않는 순환 장치는 만들 수 없다.

쉽게 말해 열은 차가운 물체에서 더운 물체로 저절로(자발적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향의 열 이동을 일으키려면 반드시 외부 일 $W > 0$ 이 필요하며, 그 일을 해 주는 것이 바로 열펌프·냉장고입니다.

이 클라우지우스 표현은 22.1의 켈빈–플랑크 표현과 논리적으로 완전히 동등(equivalent)합니다. 하나가 깨지면 다른 하나도 반드시 깨지므로, 두 표현은 같은 열역학 제2법칙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인 셈입니다.

⑤ 실제 에어컨·열펌프는 두 개의 금속 코일(실내 코일·실외 코일) 사이로 작동 물질(냉매)을 순환시키며 열을 나릅니다. 한쪽 코일은 주변에서 열을 흡수(absorb)하고, 다른 쪽 코일은 주변으로 열을 방출(release)합니다. 같은 장치라도 어느 코일이 흡수·방출을 맡느냐에 따라 냉방이 되기도, 난방이 되기도 합니다.

[그림 B] 냉방(cooling) 모드 — 시원하게 만들 방이 차가운 곳(냉방 대상)이고 바깥은 더운 곳입니다. 실내 코일이 차가운 방에서 열 $|Q_c|$ 를 흡수하고, 외부 일 $W$ 를 받아, 실외 코일이 더운 바깥으로 열 $|Q_h|$ 를 방출합니다. 그 결과 방의 열이 바깥으로 퍼내어져 방이 시원해집니다.

[그림 B] 냉방 모드 — 방을 시원하게 방 (실내) — 차가움 실내 코일 열 흡수 (absorb) |Qc| 바깥 (실외) — 더움 실외 코일 열 방출 (release) |Qh| 압축기 ↻ 냉매 순환 (시계 방향) 압축기 일 W 차가운 방의 열을 빼내 더운 바깥으로 버린다 → 방이 시원해진다.

[그림 C] 난방(heating) 모드 — 따뜻하게 만들 방이 더운 곳(난방 대상)이고 바깥은 차가운 곳입니다. 이번에는 실외 코일이 차가운 바깥에서 열 $|Q_c|$ 를 흡수하고, 외부 일 $W$ 를 받아, 실내 코일이 더운 방으로 열 $|Q_h|$ 를 방출합니다. 그 결과 바깥의 열이 방 안으로 끌어들여져 방이 따뜻해집니다.

[그림 C] 난방 모드 — 방을 따뜻하게 방 (실내) — 더움 실내 코일 열 방출 (release) |Qh| 바깥 (실외) — 차가움 실외 코일 열 흡수 (absorb) |Qc| 압축기 ↺ 냉매 순환 (반시계 방향) 압축기 일 W 차가운 바깥의 열을 끌어와 더운 방으로 들인다 → 방이 따뜻해진다.
🔧 "냉매 순환"과 "압축기 일 W"가 각각 무엇인가
  • 냉매(refrigerant) · 냉매 순환 — 냉매는 두 코일 사이의 닫힌 관을 따라 도는 작동 물질(쉽게 끓고 응축하는 특수한 유체)입니다. 한 코일에서 열을 흡수(증발)하고 다른 코일에서 열을 방출(응축)하며 열을 실어 나릅니다. 그림의 갈색 화살표(↻)가 바로 냉매가 도는 길 — 22.1 보일러 예에서 "물 ↔ 증기"가 순환하던 역할을, 여기서는 냉매가 합니다.
  • 압축기(compressor) · 일 W — 압축기는 전기 모터로 돌아가는 펌프입니다(그림 가운데의 작은 원). 냉매에 일 W를 가해(압축해) 순환을 일으키고, 그 덕분에 열이 자연 반대 방향(저온 → 고온)으로 옮겨집니다. $W$냉매를 강제로 돌리는 데 쓰는 전기 에너지입니다.

한마디로 — 냉매 순환은 "열을 실어 나르는 흐름", 일 $W$는 "그 흐름을 강제로 돌리는 전기"입니다. $W$ 가 없으면 이 방향(저온 → 고온)의 순환은 일어나지 않습니다(클라우지우스 표현). 앞 [그림 A]의 펌프로 들어오던 $W$ 가, 실제 장치에서는 바로 이 압축기가 하는 일입니다.

📍 방향이 핵심 — 냉방과 난방은 무엇이 다른가
  • 일 $W$ 의 방향은 두 모드에서 똑같다 — 항상 압축기 안으로(↑ 초록 화살표) 들어온다. 압축기는 늘 전기를 소모해 냉매를 압축할 뿐이다.
  • 다른 것은 냉매가 도는 방향이다 — 냉방은 시계 방향(↻), 난방은 반시계 방향(↺). 사방향 밸브(four-way valve)가 이 흐름을 뒤집어, 어느 코일이 흡수(증발)하고 어느 코일이 방출(응축)할지를 바꾼다.
  • 그래서 같은 일 $W$ 로, 순환 방향만 뒤집어 여름엔 방의 열을 밖으로(냉방), 겨울엔 밖의 열을 방으로(난방) 옮길 수 있다.
같은 장치, 방향만 바꾼 것

[그림 B]와 [그림 C]는 흡수·방출을 맡는 코일이 서로 뒤바뀐 것일 뿐 본질적으로 같은 장치입니다. 실제 가정용 에어컨/열펌프는 사방향 밸브(four-way valve)로 냉매의 흐름 방향을 전환해, 여름에는 냉방으로(실내에서 흡수·실외로 방출), 겨울에는 난방으로(실외에서 흡수·실내로 방출) 한 기계가 양쪽을 모두 해냅니다.

⑥ 열펌프·냉장고의 성능은 성능계수 COP(coefficient of performance)로 나타냅니다. COP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그 대가로 투입한 일 $W$"로 나눈 값입니다. 다만 무엇을 원하느냐 — 차게 만들기냐, 따뜻하게 만들기냐 — 에 따라 정의가 둘로 갈립니다. (효율 기호는 22.1에서 열효율을 $e$ 로 썼으므로, 혼동을 막기 위해 여기서는 그대로 'COP'로 적습니다.)

냉방(냉장고) 모드 — 원하는 것은 저온에서 빼낸 열 $|Q_c|$:

$$\text{COP}_{\text{냉방}} \;=\; \frac{|Q_c|}{W}$$

난방(열펌프) 모드 — 원하는 것은 고온으로 보낸 열 $|Q_h|$:

$$\text{COP}_{\text{난방}} \;=\; \frac{|Q_h|}{W}$$

③에서 얻은 에너지 보존 $|Q_h| = |Q_c| + W$ 를 난방 COP에 넣으면, 두 성능계수 사이의 간단한 관계가 나옵니다.

$$\text{COP}_{\text{난방}} \;=\; \frac{|Q_h|}{W} \;=\; \frac{|Q_c| + W}{W} \;=\; \frac{|Q_c|}{W} + 1 \;=\; \boxed{\,\text{COP}_{\text{냉방}} + 1\,}$$
COP는 보통 1보다 크다 — 그래서 열펌프가 전열기보다 효율적

COP는 열효율 $e$ 와 달리 1보다 큰 값을 갖는 것이 보통입니다(좋은 열펌프는 3~4에 이릅니다). $\text{COP}_{\text{난방}} = |Q_h|/W > 1$ 이라는 말은, 투입한 일 $W$ 보다 더 많은 열 $|Q_h|$ 가 방으로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그 차이만큼은 바깥의 공짜 열 $|Q_c|$ 를 퍼 온 것이지요.

전기난로처럼 전기 $W$ 를 곧장 열로 바꾸면 방에 들어오는 열은 정확히 $W$ 뿐($\text{COP}=1$)입니다. 반면 열펌프는 같은 전기로 그 몇 배의 열을 들이므로, 전열기로 직접 데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 실제 COP는 바깥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Q_h| > W$ 이므로 COP는 대개 1보다 크고, 값이 클수록 효율이 좋습니다. 그런데 난방용 열펌프의 COP는 바깥(저온 열원)의 온도에 민감합니다.

  • 바깥 온도가 약 −4 °C 이상이면 전형적인 COP는 4 정도입니다. 즉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열 에너지가 열펌프 모터가 소모한 전기 에너지의 4배 이상이 됩니다.
  • 그러나 바깥 온도가 −9 °C 이하로 내려가면 COP가 1보다 작아지기도 하여,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바깥이 차가워질수록 퍼 올려야 할 온도 차(따뜻한 실내 − 차가운 바깥)가 커져 같은 열을 옮기는 데 더 많은 일 $W$ 가 들기 때문입니다. 이 온도 차가 COP의 상한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카르노 기관(22.4)에서 정량적으로 밝혀집니다.

22.3 가역 및 비가역 과정

① 22장 첫머리에서 보았듯이, 자연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과정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만 진행됩니다 — 열은 더운 쪽에서 찬 쪽으로 흐르고, 튀던 공은 점점 낮게 튀다 멈추며, 흔들리던 진자는 차차 잦아듭니다. 그 역방향(찬 쪽이 더 차가워지며 더운 쪽을 데우거나, 멈춘 공이 저절로 다시 튀어 오르는 일)은 결코 저절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방향성을 정확히 다루기 위해, 먼저 과정을 가역(reversible)비가역(irreversible)으로 나눕니다.

가역 과정 (reversible process)

과정을 거꾸로 되돌렸을 때 계(system)와 주위(surroundings)가 모두 정확히 처음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

그러려면 계가 진행 내내 평형에 무한히 가깝게(준정적, quasi-static) — 즉 무한히 느리게 — 변해야 하고, 마찰·난류·유한한 온도 차에 의한 열전달처럼 에너지를 흩어버리는(dissipation) 요인이 전혀 없어야 합니다.

실제 과정은 늘 어느 정도의 마찰과 유한한 온도 차를 동반하므로, 엄밀한 의미의 가역 과정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극한(idealization)입니다. 다만 과정을 충분히 느리고 매끄럽게 진행하면 가역에 가깝게 다가갈 수는 있습니다. 예컨대 마찰 없는 피스톤을 모래알을 한 알씩 올리듯 한없이 천천히 압축하면, 매 순간 기체가 거의 평형 상태를 유지하므로 준정적·가역에 근접합니다.

🚫 흔한 오해 —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가역"이 아니다

"상태가 변했다가 다시 처음 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면 가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되돌아올 수 있느냐(복귀)는 끝점(처음·나중) 이야기이고, 가역이냐는 그 사이 경로(중간 과정)가 어떻게 진행됐느냐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처음·나중이 완전히 똑같은데도 한쪽은 가역, 다른 쪽은 비가역일 수 있습니다 — 기체를 $(V,\,T) \to (2V,\,T)$ 로 보내는 두 길: 자유 팽창(막 터뜨림 → 비가역)과 준정적 등온 팽창(피스톤을 한없이 천천히 → 가역). 끝점이 같아도 경로가 다르면 가역성이 갈립니다.

그렇다면 가역의 핵심 조건인 "준정적 = 경로가 전부 평형 상태" 란 무슨 뜻일까요? 기체가 평형 상태라는 건, 어느 위치에서나 압력·온도·밀도가 똑같고(고르게 안정)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 기체 전체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P$, $T$ 를 말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과정이 "변하는데도 매 순간 평형"일 수 있는 비결은 무한히 느리게 진행하는 것입니다 — 살짝 바꾸고 기체가 다시 고르게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를 무한히 잘게 반복하면, 변하는 내내 기체가 늘 (거의) 평형에 머뭅니다.

느리게 vs 빠르게 압축 — 기체가 '고르게 안정'돼 있는가? ⚡ 빠르게(확) 압축 → 비평형 확! 압력 불균일 · 소용돌이 → 단일 P 가 없음 🐌 느리게(한 알씩) 압축 → 평형 한 순간 = 위치마다 같은 P·T (공간 균일) → 매 순간 평형 (준정적)
❗ "어디나 같다"의 뜻 — 공간 vs 시간 (헷갈리기 쉬움)
"어디나 같은 $P$·$T$"는 순간에 기체 속 모든 위치의 압력·온도가 같다(공간적으로 균일)는 뜻이지, 시간이 지나도 안 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압축이 진행되면(시간이 흐르면) 부피 $V$ 가 줄고 그 균일한 압력 $P$ 는 점점 커집니다. 바로 이 시간에 따른 변화를 그린 것이 아래 PV 도표예요 — 그래서 $P$ 가 변하는 게 맞습니다. (매 순간의 '하나로 정해진 $P$'를 $V$ 에 대해 점으로 찍어 이은 선.) 참고로 아래 곡선은 $PV=$일정인 등온 예라 $T$ 는 일정·$P$ 만 상승하며, 단열 압축이면 $T$ 도 함께 오릅니다.

이 차이는 PV 다이어그램에서 결정적으로 드러납니다. 평형 상태라야 $P$·$V$ 가 하나로 정해져 그래프에 으로 찍힙니다. 준정적 과정은 매 순간이 평형이라 그 점들이 이어져 매끄러운 선(=그릴 수 있는 경로)이 되고, 거꾸로도 그 선을 그대로 되밟을 수 있어 가역입니다. 반면 빠른 압축·자유 팽창은 도중에 $P$ 가 하나로 정의되지 않아 점도 선도 그릴 수 없습니다.

그 과정을 PV 다이어그램에 그릴 수 있는가? ⚡ 비준정적 — 경로를 못 그림 V P A (처음) B (나중) ? 도중엔 (P,V)가 안 정해져 잇는 선이 없다 🐌 준정적 — 평형점들이 이어진 선 V P B A 매 순간 평형 → 그릴 수 있고, 거꾸로 되밟기 ✓
📌 한 줄 정리
가역 = 처음·나중뿐 아니라 그 사이 경로가 전부 평형 상태(준정적)여서, 외부 조건을 살짝 바꾸면 같은 경로를 거꾸로 되밟아 계도 주위도 처음으로 돌아가는 과정. — "단지 처음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복귀)"와는 다른 말입니다.
비가역 과정 (irreversible process)

주위에 어떤 알짜 변화(net change)도 남기지 않고는 되돌릴 수 없는 과정. 자연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은 비가역적이며, 한 방향으로만 진행됩니다.

앞서 든 세 예 — 더운→찬 열 흐름, 멈추는 공, 잦아드는 진자 — 가 모두 비가역 과정입니다. 이들은 역학적·열적 에너지를 마찰열이나 온도 차를 통해 흩어버리며, 흩어진 에너지를 한데 모아 처음 상태를 완벽히 복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핵심 — 무엇이 되돌아와야 하는가

가역의 판정 기준은 “계가 되돌아오느냐”가 아니라 “계 + 주위가 모두 되돌아오느냐”입니다.

계만 원래 상태로 복구되더라도, 그 복구를 위해 주위에 흔적(소비된 일·버려진 열)이 남았다면 그 전체 과정은 비가역입니다. 계 하나만 보아서는 가역/비가역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대표 예 — 단열 자유 팽창(adiabatic free expansion)

④ 비가역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예가 단열 자유 팽창입니다 (20장 줄(Joule)의 자유 팽창과 같은 과정). 단열된(열 출입이 없는, $Q=0$) 용기가 칸막이로 둘로 나뉘어, 한쪽에는 기체가 들어 있고 다른 쪽은 진공입니다. 칸막이를 갑자기 터뜨리면 기체는 진공 쪽으로 저절로(자발적으로) 팽창해 용기 전체를 채웁니다.

[그림 D] 단열 자유 팽창 — 자발적이며 비가역 처음 — 기체 | 진공 기체 진공 (vacuum) (a) 자발 ✓ 칸막이 터짐 나중 — 기체가 가득 칸막이 터짐 (b) 역방향 — 저절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음 ✗ 퍼진 기체가 저절로 한쪽으로 다시 모이는 일은 없다 (자발적 압축 불가)

단열 자유 팽창: Q = 0,  W = 0,  ΔU = 0,  온도 T 일정 (이상기체). 정방향(a)은 자발적이지만, 역방향(b)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 비가역.

팽창하는 기체는 막아 주는 벽(피스톤)이 없는 진공을 향해 퍼지므로 일을 하지 않습니다 ($W=0$). 용기가 단열되어 있으니 열도 드나들지 않습니다 ($Q=0$). 따라서 제1법칙에 의해

$$\Delta U \;=\; Q + W \;=\; 0 + 0 \;=\; 0.$$

이상기체에서는 내부에너지 $U$ 가 온도만의 함수이므로, $\Delta U = 0$ 은 곧 온도가 변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T_i = T_f$). 즉 자유 팽창은 부피만 늘 뿐, $Q$·$W$·$\Delta U$ 가 모두 0이고 온도도 그대로인 독특한 과정입니다.

🌡️ 왜 냉각되지 않는가 — 보통의 단열 팽창과의 결정적 차이

단열 팽창이라고 하면 흔히 온도가 내려간다(냉각된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 단, 그것은 기체가 피스톤 같은 무언가를 밀어내며 일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경우 기체가 외부에 일을 하므로 ($W_{\text{기체}}>0$) 내부에너지가 줄고($\Delta U<0$) 온도가 내려갑니다.

그러나 단열 자유 팽창은 막이 터지며 기체가 진공을 향해 퍼지는 것이라, 앞에 밀어낼 외부 압력(저항)이 아예 없습니다. 밀어낼 대상이 없으니 기체는 일을 하지 않고($W=0$), 단열이라 열도 드나들지 않으므로($Q=0$) 내부에너지가 그대로($\Delta U=0$)입니다. 따라서 이상기체라면 온도가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 즉 냉각되지 않습니다.

핵심: 막이 터지며 팽창은 하지만, 맞설 외부 압력이 없어 일을 하지 않기에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기체 자신의 압력은 부피가 늘며 낮아지지만 $P=nRT/V$, 일은 "외부 압력에 맞서 밀어낸 양"이라 외부 압력이 0이면 일도 0이다.) 보통의 단열 팽창은 냉각, 자유 팽창은 냉각 없음 — 이 차이를 가르는 것이 바로 일을 하느냐입니다.

⑤ 그런데 이 팽창은 오직 한 방향으로만 일어납니다. 용기 전체로 흩어진 기체가 저절로 다시 한쪽 칸으로 모여 반대편을 진공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막이 터진 뒤, 이 과정을 억지로라도 되돌릴(복구할) 수 있을까요? 단계별로 따져 봅시다.

되돌리기를 시도하면 — 막이 터진 뒤의 복구 과정
  1. 압축 — 피스톤이 일 $W$ 투입: 막을 벗어나 퍼진 기체 분자들을 원래 칸으로 밀어 넣으려면, 저절로는 안 모이므로 외부에서 피스톤이 기체에 일을 해 주어야 합니다.
  2. 단열 압축 → 온도 상승: 용기가 단열되어 있으니 이 압축은 단열 압축입니다. 투입한 일이 전부 내부에너지로 들어가 ($\Delta U = W > 0$) 기체의 온도가 처음보다 올라갑니다 ($T' > T$). 부피는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온도가 높아 아직 처음 상태가 아닙니다.
  3. 열 방출 → 비로소 기체 복구: 이 초과한 열 $|Q|$ 를 주위로 빼내 온도를 $T$ 로 낮추면, 기체(계)는 마침내 처음의 부피·온도로 돌아옵니다.

여기까지면 복구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주위를 보세요 — 주위는 일 $W$ 를 소비했고 열 $|Q|$ 를 받았습니다. 기체는 한 바퀴 돌아 $\Delta U = 0$ 이므로 에너지 보존에 의해 $|Q| = W$, 곧 주위는 일 $W$ 를 고스란히 열 $W$ 로 바꾼 셈입니다.

왜 비가역인가 — 계는 복구되나 주위는 불가

기체(계)는 처음 상태로 정확히 돌아왔지만, 주위에는 "소비된 일 → 버려진 열"이라는 영구적 흔적이 남았습니다. 이 흔적까지 지우려면 그 열 $W$ 를 다시 100% 일로 되돌려야 하는데, 그것은 켈빈–플랑크 표현(§22.1)이 금지하는 일 — 즉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그 열을 외부로 뺀다 해도 그만큼 주위가 영향을 받으므로 가역이라 볼 수 없습니다.

결국 계와 주위를 동시에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단열 자유 팽창은 비가역 과정입니다. (이 "되돌릴 수 없음"의 정도를 정량화한 것이 §22.6의 엔트로피이며, 자유 팽창에서는 $\Delta S_{\text{우주}} > 0$ 입니다.)

🔎 또 다른 근거 — 자유 팽창은 '평형 상태'를 지나지 않는다

가역 과정은 정의상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된 평형 상태들을 밟고 지나가야 합니다(준정적). 그런데 막이 터지는 순간 기체는 진공으로 격렬하게 쏟아져, 압력이 균일하지 않고(기체 쪽은 높고 진공 쪽은 0) 밀도·온도가 자리마다 다르며 소용돌이가 입니다. 이때는 기체 전체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P$, $T$ 가 없어 $PV$ 다이어그램에 선으로 그릴 수조차 없습니다.

즉 자유 팽창의 처음(갇힌 기체)과 나중(가득 찬 기체)은 평형 상태이지만, 그 사이 경로는 비평형입니다. 가역이려면 그 사이를 모두 평형 상태로 지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므로 — "평형 상태를 참조하는 가역의 정의(준정적 요건)"에 비추어도 자유 팽창은 비가역입니다. (앞의 "계는 복구되나 주위는 불가" 논증과 다른 각도지만 같은 결론에 이릅니다.)

구분가역 과정 (이상적 극한)비가역 과정 (실제 자연)
진행 방식준정적 — 무한히 느림, 매 순간 평형유한한 속도 — 빠름, 평형에서 벗어남
흩어짐(dissipation)없음 (마찰·난류·유한 온도차 0)있음 (마찰·난류·유한 온도차 열전달)
되돌릴 때계+주위 모두 정확히 복원주위에 알짜 흔적을 남김 (완전 복원 불가)
방향성양방향 모두 가능한 방향으로만 자발적 진행
실현성현실에 없는 이상화 (근사만 가능)자연의 모든 실제 과정

⑥ 가역 과정은 흩어짐이 전혀 없는 이론적 최선(이상적 극한)이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절 카르노 기관(22.4)은 바로 이 가역 과정만으로 작동하는 가상의 기관으로, 주어진 두 온도 사이에서 가능한 최대 효율을 줍니다 — 어떤 실제(비가역) 기관도 이를 넘을 수 없습니다.

한편 과정이 얼마나 비가역적인지를 정량화하는 양이 엔트로피(22.6)입니다. 가역 과정에서는 우주의 엔트로피가 변하지 않지만, 모든 비가역 과정에서는 우주의 엔트로피가 증가합니다 ($\Delta S_{\text{우주}} > 0$). 이것이 자연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열역학 제2법칙의 엔트로피 표현이며, 22.6~22.7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22.4 카르노 기관

1824년 프랑스의 공학자 사디 카르노(Sadi Carnot)는, 두 열원 사이에서 카르노 순환(Carnot cycle)이라는 이상적·가역적(reversible) 순환으로 작동하는 열기관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대 효율을 가진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즉 카르노 기관은 고온 열원에서 받은 에너지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의 알짜일을 얻어냅니다. 22.1에서 던진 물음 — "열효율의 구체적인 상한값은 얼마인가?" — 에 대한 답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① 카르노 정리 (Carnot's theorem)

같은 두 열원 사이에서 작동하는 어떤 실제 열기관도 그 두 열원 사이의 카르노 기관보다 더 효율적일 수 없다. 또한 두 열원 사이에서 작동하는 모든 카르노(가역) 기관은 효율이 서로 같다.

기호로 쓰면, 고온 $T_h$ · 저온 $T_c$ 사이의 실제 기관 효율 $e$ 와 카르노 효율 $e_C$ 사이에는 항상 $$e \;\le\; e_C$$ 가 성립하며, 등호는 그 기관 자체가 가역일 때에만 성립합니다.

② 카르노 정리는 귀류법(reductio ad absurdum)으로 증명됩니다. "카르노 기관보다 더 효율적인 기관이 있다"고 가정한 뒤, 그 가정이 22.2의 클라우지우스 표현(열역학 제2법칙)과 정면으로 모순됨을 보이는 방식입니다.

두 장치를 준비합니다. 하나는 두 열원 사이의 카르노 기관(효율 $e_C$)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두 열원 사이에서 작동한다고 가정'더 효율적인' 기관(효율 $e$)입니다. 귀류법의 출발점으로 $e > e_C$ 라고 가정합니다.

이제 '더 효율적인' 기관을 정상 방향으로 돌려 일 $W$ 를 뽑고, 그 일 $W$ 를 전부 카르노 기관을 거꾸로 돌린 냉장고(카르노 냉장고)를 구동하는 데 씁니다(카르노 순환은 가역이므로 방향을 뒤집어 냉장고로 쓸 수 있습니다). 두 장치를 하나로 묶어 결합 기관(combined device)이라 부릅시다.

핵심 — 왜 '외부와의 알짜 일이 0'인가

'더 효율적인' 기관이 내놓는 일 $W$ 가 남김없이 냉장고를 구동하는 데만 쓰이므로, 결합 기관은 주변(외부)과 알짜 일을 주고받지 않습니다 — 즉 결합 기관 전체로 보면 $W_{\text{net}} = 0$ 입니다. 따라서 결합 기관이 외부와 하는 유일한 상호작용은 두 열원과의 열 교환뿐입니다. 이 점이 증명의 심장부입니다.

같은 일 $W$ 를 놓고 두 장치의 흡열량을 비교합니다. '더 효율적인' 기관은 $W = e\,|Q_h|$ 이므로 고온에서 $|Q_h| = W/e$ 만큼만 뽑습니다. 한편 카르노 기관이 정방향으로 같은 $W$ 를 내려면 $W = e_C\,|Q_h|^{C}$, 즉 $|Q_h|^{C} = W/e_C$ 만큼 흡수해야 하며, 이를 거꾸로 돌린 카르노 냉장고는 고온으로 정확히 $|Q_h|^{C}$ 를 퍼올립니다. 가정 $e > e_C$ 에 의해 $$|Q_h| \;=\; \frac{W}{e} \;<\; \frac{W}{e_C} \;=\; |Q_h|^{C}.$$

그러면 고온 열원의 순수지는, 냉장고가 퍼올려 준 $|Q_h|^{C}$ 에서 '더 효율적인' 기관이 뽑아 간 $|Q_h|$ 를 뺀 $$|Q_h|^{C} - |Q_h| \;=\; \frac{W}{e_C} - \frac{W}{e} \;>\; 0$$ 로 양(+)입니다. 즉 고온 열원은 열을 순수하게 얻습니다. 결합 기관 전체는 알짜 일도 하지 않고 내부에너지 변화도 없으므로($\Delta U_{\text{cycle}}=0$), 에너지 보존에 의해 저온 열원에서는 같은 양의 열이 빠져나갑니다.

결론 — 클라우지우스 표현 위반

결합 기관은 외부에서 아무런 일도 공급받지 않은 채, 오직 저온 열원 → 고온 열원으로 열을 옮기기만 하고 다른 변화는 전혀 남기지 않습니다. 이는 22.2의 클라우지우스 표현(열역학 제2법칙)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따라서 처음의 가정 $e > e_C$ 가 틀렸고, 결국 $$\boxed{\,e \;\le\; e_C\,}$$ 이어야 합니다. 어떤 실제 기관도 카르노 기관보다 더 효율적일 수 없습니다. $\blacksquare$

같은 논증을 두 개의 서로 다른 카르노(가역) 기관에 각각 적용하면 $e_1 \le e_2$ 와 $e_2 \le e_1$ 이 동시에 나오므로 $e_1 = e_2$, 즉 모든 카르노 기관의 효율은 같다는 정리의 둘째 부분도 따라 나옵니다.

[그림 D] 카르노 정리의 귀류법 — 결합 기관 고온 열원 Th 저온 열원 Tc 더 효율적인 기관 (e) 카르노 냉장고 |Qh| = W/e |Qc| |Qh|C = W/eC |Qh|C > |Qh| 카르노가 돌려주는 열이 더 큼 (∵ e > eC) |Qc|C W 일 전달 (외부 알짜일 0) 순 결과 — 왼쪽이 빼간 열보다 오른쪽이 돌려준 열이 크다. ⇔ 외부(주변)에서 보면 이것과 똑같다 — 알짜 효과(등가) 고온 열원 Th 저온 열원 Tc 알짜 열 |Qh|C|Qh| > 0 외부 일 = 0 ⇒ 일 없이 스스로 저온 → 고온으로 열을 옮기는 '완벽한 냉장고' = 불가능 (클라우지우스 위반).
🔑 짚고 가기 — 이 증명은 카르노 정리를 '전제'가 아니라 '증명'한다

많은 교재는 "카르노보다 효율 높은 기관은 없다"(카르노 정리)를 이미 성립하는 사실로 전제합니다. 그 틀에서는 $e > e_C$ 가 곧바로 그 전제와 충돌하므로, 별다른 장치 없이 그 자체로 모순입니다 — '가역' 같은 말은 나올 필요도 없습니다.

이 절의 증명은 한 단계 더 내려가, 카르노 정리를 given으로 두지 않고 제2법칙(클라우지우스 표현)에서 직접 이끌어냅니다. 그래서 앞의 [그림 D]처럼 결합 기관을 실제로 조립해 — $e > e_C$ 가정에서 출발해 — "외부 일 없이 저온→고온 열 이동"이라는 진짜 모순을 만들어 보인 것입니다.

그 조립의 핵심 단계가 "카르노 기관을 거꾸로 돌려 냉장고로 쓴다"인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카르노 순환이 가역이기 때문입니다. 카르노 순환이 가역인지는 바로 다음 ③(카르노 순환 4단계)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즉 '가역'은 처음부터 깔아 둔 전제가 아니라, 정리를 증명하려다 보니 필요해지는 카르노의 성질이에요.

(같은 논법을 서로 다른 두 카르노 기관에 각각 적용하면 $e_1 \le e_2$ 와 $e_2 \le e_1$ 이 동시에 나오므로, 정리의 둘째 부분인 "모든 카르노 기관의 효율은 서로 같다"도 따라 나옵니다.)

③ 이제 카르노 기관이 실제로 밟는 순환 — 카르노 순환을 봅시다. 작동 물질을 이상기체로 놓으면, 순환은 두 개의 등온 과정과 두 개의 단열 과정이 번갈아 이어진 네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과정은 준정적·가역으로 진행됩니다.

카르노 순환의 네 단계 (이상기체 기준)
  1. A → B 등온 팽창($T_h$) — 기체가 고온 열원과 접촉한 채 천천히 팽창합니다. 고온 열원에서 열 $|Q_h|$ 를 흡수하고, 그만큼 기체가 외부에 일을 합니다(온도 일정 → $\Delta U = 0$).
  2. B → C 단열 팽창 — 열원에서 분리한 뒤 계속 팽창시킵니다. 열 출입이 없으므로($Q=0$) 기체는 자기 내부에너지를 소모해 일을 하고, 온도가 $T_h \to T_c$ 로 내려갑니다.
  3. C → D 등온 압축($T_c$) — 기체를 저온 열원과 접촉시킨 채 천천히 압축합니다. 외부가 기체에 일을 해 주고, 그만큼의 열 $|Q_c|$ 를 저온 열원으로 방출합니다.
  4. D → A 단열 압축 — 다시 열원에서 분리한 뒤 압축을 마무리합니다. 열 출입이 없고, 외부가 한 일이 내부에너지로 쌓여 온도가 $T_c \to T_h$ 로 올라가 처음 상태 A로 되돌아옵니다.

한 바퀴를 돌면 기체는 처음 상태로 복귀하므로 $\Delta U_{\text{cycle}} = 0$ 이고, 알짜일은 $W_{\text{eng}} = |Q_h| - |Q_c|$ — 아래 $PV$ 다이어그램에서 닫힌 고리가 둘러싼 넓이가 곧 이 알짜일입니다.

각 단계에서 실린더 바닥이 무엇에 닿아 있는지(고온 열원 · 단열벽 · 저온 열원)를 보면 순환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닥이 열원이면 등온(열을 주고받음), 단열벽이면 단열(열 출입 0)입니다.

[그림 E] 카르노 순환의 4단계 — 실린더 바닥면(열원·단열벽) 조건 ① 등온팽창 (A→B) 팽창 고온 Th 열 |Qh| 흡수 T = Th 유지 ② 단열팽창 (B→C) 팽창 단열벽 열 출입 없음 (열원에서 분리) T: ThTc ③ 등온압축 (C→D) 압축 저온 Tc 열 |Qc| 방출 T = Tc 유지 ④ 단열압축 (D→A) 압축 단열벽 열 출입 없음 (열원에서 분리) T: TcTh ①→②→③→④ 를 한 바퀴 — ②·④는 열원에서 분리(단열), ①은 흡열·③은 방열. ④가 끝나면 다시 ①로.
[그림 F] 카르노 순환의 PV 다이어그램 P V A B C D Th Tc Qh 유입 Qc 방출 A→B 등온팽창 B→C 단열팽창 C→D 등온압축 D→A 단열압축 넓이 = 알짜일 Weng = |Qh||Qc|

④ 이제 카르노 기관의 효율을 구합니다. 22.1에서 열효율은 흡수한 열 $|Q_h|$ 중 알짜일 $W_{\text{eng}}$ 로 바뀐 비율로 정의했고, 위 [그림 F]에서 보았듯 알짜일은 $W_{\text{eng}} = |Q_h| - |Q_c|$ 이므로

$$e \;=\; \frac{W_{\text{eng}}}{|Q_h|} \;=\; \frac{|Q_h| - |Q_c|}{|Q_h|} \;=\; 1 - \frac{|Q_c|}{|Q_h|}.$$

이 식은 모든 열기관에 공통입니다. 그런데 카르노 순환에는 놀라운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 저온·고온으로 주고받은 열의 비 $|Q_c|/|Q_h|$ 가 오직 두 열원의 절대온도 비로만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등온 과정의 열은 부피비의 로그에 비례하는데, 두 단열 과정이 그 부피비를 서로 상쇄시켜 온도비만 남기기 때문입니다(아래 유도 참조).

$$\frac{|Q_c|}{|Q_h|} \;=\; \frac{T_c}{T_h}\qquad(T\text{는 절대온도, 켈빈})$$
유도 — 왜 부피비가 상쇄되어 온도비만 남는가 (펼쳐 보기)

이상기체의 두 등온 과정에서 주고받은 열(=그 구간의 일)은

$$|Q_h| = nRT_h \ln\!\frac{V_B}{V_A},\qquad |Q_c| = nRT_c \ln\!\frac{V_C}{V_D}.$$

두 단열 과정에는 $TV^{\gamma-1}=\text{일정}$ 이 성립하므로

$$T_h V_B^{\gamma-1} = T_c V_C^{\gamma-1},\qquad T_h V_A^{\gamma-1} = T_c V_D^{\gamma-1}.$$

두 식을 나누면 $\dfrac{V_B}{V_A} = \dfrac{V_C}{V_D}$ 이므로 두 로그가 같아지고, 결국

$$\frac{|Q_c|}{|Q_h|} = \frac{T_c \ln(V_C/V_D)}{T_h \ln(V_B/V_A)} = \frac{T_c}{T_h}.$$
왜 카르노가 아니면 이 등호가 깨지나 (펼쳐 보기)

위 두 등온 열의 비를 그대로 쓰면, 온도비 $T_c/T_h$ 옆에 부피비 로그의 비가 남습니다.

$$\frac{|Q_c|}{|Q_h|} = \frac{T_c}{T_h}\cdot\underbrace{\frac{\ln(V_C/V_D)}{\ln(V_B/V_A)}}_{\text{이 괄호}=1\text{ 이어야 등호}}$$

등호 $\dfrac{|Q_c|}{|Q_h|} = \dfrac{T_c}{T_h}$ 는 두 조건(기둥)이 동시에 갖춰질 때만 성립합니다.

  • 기둥 A — 등온 흡·방열: $|Q_h| = nRT_h\ln(V_B/V_A)$ 처럼 단일 온도 $T$ 가 밖으로 빠져나오는 형태가 되려면, 열을 등온으로(딱 $T_h$·$T_c$ 에서만) 주고받아야 합니다.
  • 기둥 B — 가역 단열 연결: 괄호 $=1$, 곧 $\dfrac{V_B}{V_A} = \dfrac{V_C}{V_D}$ 는 두 연결 과정이 가역 단열이라 $TV^{\gamma-1}=$일정이 성립할 때만 나옵니다.

① 기둥 B가 깨지면(연결이 비단열·비가역이면) $\dfrac{V_B}{V_A} \neq \dfrac{V_C}{V_D}$ 라 괄호 $\neq 1$:

$$\frac{|Q_c|}{|Q_h|} = \frac{T_c}{T_h}\cdot\frac{\ln(V_C/V_D)}{\ln(V_B/V_A)} \;\neq\; \frac{T_c}{T_h}.$$

② 기둥 A가 깨지면(등온이 아니게 흡·방열하면) 아예 단일 $T$ 자체가 없습니다. 예로 오토 순환(가솔린, 22.5)부피 일정인 채 온도가 오르며 열을 받으므로

$$|Q_h| = nC_v(T_3 - T_2),\qquad |Q_c| = nC_v(T_4 - T_1)\;\;\Rightarrow\;\;\frac{|Q_c|}{|Q_h|} = \frac{T_4 - T_1}{T_3 - T_2}.$$

이것은 온도 의 비라서 $nRT_h\ln(\cdots)$ 형태가 나오질 않고, $T_c/T_h$ 로 정리될 길이 없습니다.

정리: 이 등호는 "열을 두 온도에서 등온으로 주고받고 + 나머지를 가역 단열로 잇는" 카르노 설계의 산물입니다. 둘 중 하나만 어긋나도(비등온 흡·방열이거나 비가역이면) 괄호가 1이 아니거나 단일 $T$ 가 사라져 등호가 깨지고, 그 결과 $\dfrac{|Q_c|}{|Q_h|} > \dfrac{T_c}{T_h}$ 가 되어 효율이 $e_C$ 보다 낮아집니다.

이제 카르노만의 관계 $|Q_c|/|Q_h| = T_c/T_h$ 를 위 효율식 $e = 1 - |Q_c|/|Q_h|$ 에 대입하면, 카르노 기관의 효율 — 카르노 효율 $e_C$ — 를 얻습니다.

④ 카르노 효율 (Carnot efficiency)

두 열원(고온 $T_h$, 저온 $T_c$) 사이에서 가능한 최대 열효율

$$\boxed{\,e_C \;=\; 1 - \frac{T_c}{T_h}\,}\qquad(T\text{는 반드시 절대온도, 켈빈})$$

온도는 반드시 켈빈(K)이어야 합니다. 섭씨를 넣으면 값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효율이 $e_C = 1$(즉 $100\%$)이 되려면 $T_c \to 0\,\text{K}$ 이거나 $T_h \to \infty$ 여야 하는데, 둘 다 실현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효율 100%의 열기관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 이것이 카르노 효율의 형태로 다시 확인되는 열역학 제2법칙입니다.

간단한 수치 예

$T_h = 500\,\text{K}$, $T_c = 300\,\text{K}$ 사이에서 작동하는 카르노 기관의 효율은 $$e_C = 1 - \frac{300}{500} = 0.40 \;=\; 40\%.$$ 이 두 열원 사이의 어떤 실제 기관도 40%를 넘을 수 없으며, 마찰·유한 온도차 등 비가역 요인 때문에 실제 효율은 이보다 낮습니다.

카르노 열펌프·냉장고의 COP — 온도로 직접 표현

카르노 순환을 거꾸로 돌리면 이상적인 열펌프·냉장고가 됩니다. 22.2의 COP 정의에 방금 얻은 $|Q_c|/|Q_h| = T_c/T_h$ 를 넣으면, COP도 오직 두 열원의 절대온도만으로 정해집니다 — 이것이 22.2에서 예고한 "COP의 상한을 온도가 정한다"의 정체입니다.

$$\text{COP}_{\text{난방}}^{\text{카르노}} = \frac{|Q_h|}{W} = \frac{1}{1 - T_c/T_h} = \boxed{\;\frac{T_h}{T_h - T_c}\;}$$ $$\text{COP}_{\text{냉방}}^{\text{카르노}} = \frac{|Q_c|}{W} = \frac{T_c/T_h}{1 - T_c/T_h} = \boxed{\;\frac{T_c}{T_h - T_c}\;}$$

(열펌프에서 $W = |Q_h| - |Q_c|$ 이므로 위처럼 정리됩니다.) 두 식 모두 도달 가능한 최대(상한)이며, 실제 기기는 이보다 낮습니다. 분모가 온도 차 $T_h - T_c$ 이므로, 온도 차가 작을수록 COP가 크고, 벌어질수록 COP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22.2의 "바깥이 추울수록 열펌프 COP가 떨어진다"를 온도식으로

실내를 $T_h = 293\,\text{K}$(약 $20\,°\text{C}$)로 데운다고 하면, 난방 COP의 상한은 바깥이 $-4\,°\text{C}=269\,\text{K}$ 일 때 $\dfrac{293}{293-269} = \dfrac{293}{24} \approx 12$, 바깥이 $-9\,°\text{C}=264\,\text{K}$ 일 때 $\dfrac{293}{293-264} = \dfrac{293}{29} \approx 10$ 으로 온도 차가 커질수록 낮아집니다. 실제 열펌프의 COP(22.2에서 $-4\,°\text{C}$ 근처 $\sim\!4$, $-9\,°\text{C}$ 이하에서 $<1$)는 마찰·유한 온도차 등 비가역 손실 때문에 이 상한보다 훨씬 낮지만, "온도 차가 벌어질수록 COP가 떨어진다"는 경향 자체는 바로 이 카르노 상한이 정합니다.

⑤ 한 줄 정리 — 카르노 효율의 물리적 의미
  • 카르노 효율은 도달 불가능한 상한(이상적 극한)입니다. 가역이려면 무한히 느리게 작동해야 하므로, 정확한 카르노 기관의 출력(단위 시간당 일)은 0에 수렴합니다 — 효율은 최고지만 실용 동력은 얻지 못합니다.
  • 그럼에도 카르노 효율은 실제 기관 설계의 기준선(benchmark)입니다. "이 온도 조건에서 원리적으로 가능한 최선"이 얼마인지를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 두 열원의 온도 차가 클수록($T_c/T_h$ 가 작을수록) 효율 상한 $e_C$ 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실제 기관은 고온부를 되도록 뜨겁게, 저온부를 되도록 차갑게 만들려 합니다.
더 알아보기 — 카르노 순환(기관)은 왜 가역적인가 (펼쳐 보기)

카르노 기관은 카르노 순환으로 작동하는 열기관이고, 그 순환은 가역입니다. 왜 그런지 보기 전에, 가역·비가역이 뭔지부터 쉽게 짚고 갈게요.

가역 vs 비가역 — 판별법은 딱 하나

과정을 거꾸로 돌렸을 때 계도 주위도(세상 전체가) 아무 흔적 없이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가역, 그러지 못하면 비가역입니다.

  • 비가역 예: 컵이 깨짐, 잉크가 물에 퍼짐, 뜨거운 커피가 식음 — 저절로 거꾸로는 절대 안 일어남. 억지로 되돌려도 세상 어딘가에 흔적(써버린 에너지)이 남습니다.
  • 가역(이상적) 예: 마찰 없는 진자처럼, 한없이 천천히 진행돼 매 순간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 — 살짝만 건드리면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돌아갑니다.

현실 과정을 비가역으로 만드는 범인은 딱 둘입니다:

  • 온도차가 큰 채로 열이 흐름 — 뜨거운 것과 찬 것이 확 붙으면 열이 콸콸 흐릅니다. 되돌리려면 펌프로 일을 들여야 하죠.
  • 마찰, 또는 급격한(비평형) 변화 — 에너지가 흩어져 다시 못 주워담습니다.

카르노 순환의 비결은, 이 두 범인을 네 단계 내내 피하는 것입니다. 그 핵심 장치가 바로 등온단열이에요.

① 등온 단계 — 온도차를 '0에 가깝게' 만들어 ⓐ를 피한다

"열이 흐르려면 온도차가 있어야 하는데, 온도차가 0이면 어떻게 흘러?" — 아주 좋은 의문입니다. 답은, 온도차가 정확히 0이 아니라 머리카락 한 올만큼($dT$)이라는 거예요. 열원은 $T_h$, 기체는 $T_h - dT$. 이 아주 작은 차이로 열이 흐르지만, 차이가 거의 0이라 흐름이 아주 느리고, 기체를 살짝만 더 데우면 열이 곧바로 거꾸로 흐릅니다 — 그래서 가역입니다.

가역 — 높이차 ≈ 0 살짝 밀면 양쪽으로 — 되돌릴 수 있음 비가역 — 높이차 큼 콸콸 되돌리려면 펌프(일) 필요

물탱크로 비유하면 딱 이겁니다(온도 = 물 높이, 열 = 물). 두 탱크 높이가 거의 같으면 물이 찔끔찔끔 넘고, 한쪽을 한 방울만큼만 높여도 거꾸로 흐릅니다(가역). 반대로 높이차가 크면 물이 콸콸 쏟아지고, 되돌리려면 펌프(일)가 필요하죠(비가역). 등온 단계는 늘 '높이차 거의 0' 쪽에서 열을 주고받습니다.

🤔 짚고 가기 — 팽창이 밀어낸 '공기'는 돌아오나? (진공이 전제인가?)

기체가 팽창하면 피스톤은 추뿐 아니라 주변 공기(대기)도 밀어냅니다. 그럼 그 공기는 원래대로 돌아올까요? 전제는 진공이 아닙니다 — 공기도 밀리고, 그 공기도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는 게 맞습니다. 단, 조건이 있어요.

대기는 일정한 압력 $P_0$ 을 가진 거대한 '압력 저장고'입니다. 팽창 때 피스톤이 공기를 $\Delta V$ 밀어내며 일 $P_0\,\Delta V$ 를 하고, 압축 때 그 공기가 정확히 같은 $\Delta V$ 만큼 되밀어 일을 돌려줍니다. 대기는 너무 커서 $\Delta V$ 만큼 밀려도 압력이 그대로 $P_0$ 이라, 밀렸다가 제자리로 복귀해 순(net) 변화가 0이 됩니다.

이건 등온에서 본 열원과 완전히 같은 구조예요 — 공기는 '온도 저장고' 대신 '압력 저장고'일 뿐:

주고받는 것저장고가역이 되는 조건
등온 — 열 교환열원 ($T_h$)온도차 $\to 0$ + 천천히
팽창 — 공기 밀기대기 ($P_0$)압력차 $\to 0$(기체 압력 ≈ $P_0$) + 천천히

즉 기체 압력이 바깥 공기보다 머리카락 한 올만큼만 높은 채 한없이 천천히 밀면, 공기는 평형을 유지하며 밀렸다 돌아옵니다(가역). 반대로 피스톤을 급하게 밀면 공기가 압축파(소리)·바람·소용돌이로 변하고, 이 난류가 점성(공기의 마찰)으로 열이 되어 흩어져 못 돌아옵니다 — 이건 정확히 마찰(범인 ⓑ)과 같은 손실이에요.

참고로 진공(자유 팽창)은 반대 극단입니다. 밀 상대가 없어 기체가 일을 아예 안 하고($W=0$) 쏟아지는데, 아무것도 안 밀었는데도 오히려 되돌릴 수 없는(비가역) 대표 사례죠. 요약하면 — 진공: $W=0$·비가역 / 공기를 천천히: 일 저장·회수 가능·가역 / 공기를 급하게: 난류로 흩어짐·비가역.

② 단열 단계 — 열을 아예 안 주고받아 ⓐ를 피한다

단열은 열이 경계를 안 넘는($Q=0$) 과정입니다. 흐를 열이 없으니 ⓐ(온도차 열전도)가 처음부터 없죠. 그럼 온도는 어떻게 바꿀까요? 피스톤의 '일'로 바꿉니다 — 팽창하면 기체가 일을 하며 식고($T_h \to T_c$), 압축하면 일을 받아 더워집니다($T_c \to T_h$).

🔑 단열의 묘수 — 여기가 결정적

뜨거운 기체($T_h$)를 찬 열원($T_c$)에 그냥 갖다 대서 식히면, 큰 온도차로 열이 콸콸 → 비가역! 카르노는 그 대신 단열 팽창으로 슬며시 $T_h$에서 $T_c$까지 미끄러뜨려, 유한한 온도차 열접촉을 한 번도 안 겪게 합니다. 단열은 온도를 바꾸는 '변속기'인 셈이죠.

단, 단열이라고 다 가역은 아닙니다. 자유 팽창(막을 터뜨려 진공으로 쏟아짐)도 $Q=0$(단열)이지만, 급격·비평형이라 비가역(범인 ⓑ)이에요. 카르노의 단열은 마찰 없이 한없이 천천히 진행돼(준정적) 살짝만 건드리면 팽창 ↔ 압축이 뒤집히므로 가역입니다.

정리하면, 카르노 순환에는 "큰 온도차로 열이 콸콸 흐르는 곳"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계열 교환왜 가역인가
등온 흡열 · 방열 (2개)있음열원과 온도차 $\to 0$(무한소)로만 주고받음 → ⓐ 회피. 계와 열원이 사실상 같은 $T$
단열 팽창 · 압축 (2개)없음열 접촉을 끊고 온도는 로 바꿈 → ⓐ 회피
네 단계 공통마찰 없음 + 준정적(무한히 느림, 매 순간 평형) → ⓑ 회피

한 줄 요약: 등온은 온도차를 0에 가깝게 해서, 단열열을 아예 끊고 일로 온도를 바꿔서 — 둘 다 "큰 온도차로 열이 콸콸 흐르는" 비가역을 피합니다. 거기에 마찰 없이 한없이 느리게(준정적) 진행하니,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갈 수 있어 가역입니다. (반대로 오토·디젤은 부피 일정인 채 유한 온도차로 흡·방열해서 비가역이에요.)

이렇게 카르노 기관은 "가역 순환이 주는 이론적 최대 효율"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자동차 엔진은 어떤 순환으로 작동하며, 그 효율은 카르노 상한에 비해 어디쯤일까요? 다음 22.5절에서 가솔린 기관(오토 순환)과 디젤 기관(디젤 순환)의 $PV$ 다이어그램과 효율을 살펴봅니다.

22.5 가솔린 기관과 디젤 기관

22.4의 카르노 기관은 "가역 순환이 주는 이론적 최대 효율"을 보여 주었지만, 무한히 느리게 작동해야 하므로 실제 동력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가솔린 기관은 실제로 어떤 순환을 밟을까요? 가솔린 기관은 오토 순환(Otto cycle)으로 이상화(idealize)합니다. 실제 4행정(4-stroke) 엔진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일어나는 일을 열역학적으로 정리하면, 순환은 6개의 과정으로 나뉩니다 — 두 개의 등압 과정, 두 개의 단열 과정, 두 개의 정적 과정입니다. 작동 물질은 이상기체(연료·공기 혼합기)로 놓습니다.

① 오토 순환의 여섯 과정 (압축비 r = V1/V2)
  1. O → A 흡입(intake) — 흡기밸브가 열리고 피스톤이 하강하며 연료·공기 혼합기가 유입됩니다. 등압 과정(대기압 $P_0$ 유지)으로 부피가 $V_2 \to V_1$ 로 늘어납니다.
  2. A → B 압축(compression) — 두 밸브가 닫힌 채 피스톤이 상승해 혼합기를 $V_1 \to V_2$ 로 압축합니다. 빠르게 일어나 열 출입이 없으므로 단열 압축이며, 온도와 압력이 함께 올라갑니다.
  3. B → C 점화(ignition) — 점화플러그가 발화해 혼합기가 연소합니다. 연소는 피스톤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순간에 끝나므로 부피 $V_2$ 가 일정한 정적(등적) 가열로 근사합니다. 이때 열 $|Q_h|$ 를 흡수하여 압력·온도가 급상승합니다.
  4. C → D 팽창·동력(power) — 고온·고압 기체가 피스톤을 밀어 내리며 $V_2 \to V_1$ 로 단열 팽창합니다. 이 동력 행정(power stroke)에서 기체가 외부에 일을 합니다.
  5. D → A 배기밸브 개방 = 정적 방열 — 팽창이 끝나는 순간 배기밸브가 열리면서, 피스톤이 아직 아래에 있어 부피 $V_1$ 이 일정한 채 압력이 급강하합니다. 이때 열 $|Q_c|$ 를 방출합니다.
  6. A → O 배기(exhaust) — 배기밸브가 열린 채 피스톤이 상승해 남은 연소가스를 $V_1 \to V_2$ 로 밀어냅니다. 등압 과정(대기압 $P_0$)으로 진행됩니다.
흔히 빠뜨리는 과정 — ④ 팽창 직후의 정적 방열

흔히 4행정을 흡입·압축·점화·팽창·배기의 다섯으로만 외우는데, 여기서 자주 빠지는 것이 팽창 직후의 정적 방열(D→A, 배기밸브 개방)입니다. 이는 피스톤이 아직 아래(부피 $V_1$)에 있는 채 배기밸브가 열려 압력만 대기압으로 떨어지는 열역학적 과정으로, 그 뒤 피스톤이 실제로 가스를 밀어내는 배기 행정(A→O)과는 별개입니다. 오토 순환에서 저온으로 열을 버리는($|Q_c|$) 단계가 바로 이 정적 방열이므로, 효율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여섯 과정으로 세어야 합니다.

여섯 과정에서 밸브의 개폐 · 피스톤의 이동 방향 · 점화 여부를 실린더 그림으로 따라가 봅시다. 위에 흡기밸브(왼쪽) · 배기밸브(오른쪽) · 점화플러그(가운데)가 있고, 밸브가 열리면 빨간색, 닫히면 회색으로 표시됩니다.

[그림 G] 가솔린 기관(오토 순환)의 여섯 과정 — 밸브·피스톤·점화 ① 흡입 O→A 혼합기 흡입 등압 P0 ② 압축 A→B 압축 단열 ③ 점화 B→C 폭발 |Qh| 흡수 점화·가열 정적 (V2 일정) ④ 팽창 C→D 동력 팽창·동력 단열 ⑤ 방열 D→A |Qc| 방출 방열 정적 (V1 일정) ⑥ 배기 A→O 배기 등압 P0 ①흡입 → ②압축 → ③점화 → ④팽창 → ⑤방열 → ⑥배기 → 다시 ①. ③은 흡열, ⑤는 방열이며 두 밸브가 모두 닫힌 ②·④는 단열.

② 이 여섯 과정을 $PV$ 다이어그램에 그리면 오토 순환의 특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세로축은 압력 $P$, 가로축은 부피 $V$ 이고, 작은 부피 $V_2$ 와 큰 부피 $V_1$ 을 수직 안내선으로, 대기압 $P_0$ 을 수평 기준선으로 표시했습니다.

[그림 H] 오토 순환의 PV 다이어그램 TC TA P V V2 V1 P0 O→A 흡입 A→O 배기 O A B C D Qh Qc 압축 (단열) 점화·가열 (정적) 팽창·동력 (단열) 방열 (정적) 흡입·배기 (등압, P0 왕복 → 넓이 0) 넓이 = 알짜일 Wnet

B→C(정적 가열)에서 열 $|Q_h|$ 를 흡수하며 압력이 수직으로 치솟고, D→A(정적 방열)에서 열 $|Q_c|$ 를 방출하며 압력이 수직으로 떨어집니다. 가운데 초록으로 음영 처리한 A-B-C-D 닫힌 고리의 넓이가 곧 알짜일 $W_{\text{net}} = |Q_h| - |Q_c|$ 입니다. 아래쪽 흡입(O→A)과 배기(A→O)는 같은 대기압 $P_0$ 위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왕복하므로 둘러싸는 넓이가 0 이어서 알짜일에 기여하지 않습니다.

③ 오토 순환의 효율 (압축비 r = V1/V2)

두 정적 과정에서 주고받은 열은 $|Q_h| = nC_V(T_C - T_B)$, $|Q_c| = nC_V(T_D - T_A)$ 이고, 두 단열 과정에 $TV^{\gamma-1}=\text{일정}$ 을 적용해 정리하면 효율은 오직 압축비 $r$ 과 비열비 $\gamma$ 로만 정해집니다.

$$\boxed{\,e \;=\; 1 - \frac{1}{r^{\,\gamma-1}}\,}\qquad\left(r = \frac{V_1}{V_2}\right)$$

압축비 $r$ 이 클수록 효율이 높아집니다. 다만 $r$ 을 너무 키우면 압축만으로 혼합기가 저절로 점화되는 노킹(knocking)이 생기므로, 가솔린 기관의 압축비는 대략 $r \approx 8\text{–}11$ 로 제한됩니다. 또한 오토 효율은 같은 최고·최저 온도 사이의 카르노 효율 $e_C$ 보다 항상 낮습니다 — 열을 등온이 아니라 정적으로 주고받는 데서 오는 근본적 손실입니다.

간단한 수치 예

압축비 $r = 8$, 공기의 비열비 $\gamma = 1.4$ 인 오토 순환의 이상 효율은 $$e = 1 - \frac{1}{8^{\,0.4}} = 1 - \frac{1}{2.30} \approx 0.565 \;\approx\; 56\%.$$ 실제 가솔린 엔진은 마찰·불완전 연소·유한 시간 등 비가역 손실 때문에 이보다 훨씬 낮은 $25\text{–}35\%$ 수준입니다.

오토 순환은 정적 가열(점화)로 열을 받는 가솔린 기관의 이상 모형이었습니다. 압축한 뒤 연료를 분사해 압축열로 스스로 발화시키는 디젤 기관은 가열 방식이 달라, 순환의 모양과 효율식도 달라집니다.

디젤 기관에는 점화플러그가 아예 없습니다. 불꽃을 튀기는 대신, 공기를 세게 압축해 만든 고온의 압축열로 연료를 스스로 태우는 압축 착화(compression ignition)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디젤 기관의 작동 — 압축 착화
  1. 공기만 압축 — 가솔린처럼 혼합기를 넣지 않고, 공기만 흡입해 압축합니다(연료는 아직 없음).
  2. 매우 큰 압축비 — 공기를 아주 작은 부피까지 압축합니다(디젤 $r \approx 15\text{–}22$, 가솔린 $r \approx 8\text{–}11$).
  3. 압축 끝, 매우 높은 온도 — 단열 압축이 클수록 온도가 크게 오르므로, 압축 행정 끝에서 공기 온도가 연료의 자연발화점을 넘을 만큼(수백 °C) 뜨거워집니다.
  4. 연료 분사 → 자연 점화 — 이 뜨거운 공기에 연료를 분사하면 불꽃 없이도 즉시 스스로 발화·연소합니다.

가솔린 기관이 압축비를 $r \approx 8\text{–}11$ 로 제한받았던 이유는, 혼합기(연료+공기)를 함께 압축하다 보니 너무 세게 누르면 스스로 조기 점화(노킹)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디젤은 공기만 압축하므로 노킹 걱정이 없어, 압축비를 훨씬 크게 키울 수 있습니다. 또 연료가 분사되며 서서히 타므로, 가열이 오토의 정적(부피 일정)과 달리 대략 등압(압력 일정)으로 일어납니다.

바로 이 높은 압축비와 그에 따른 높은 연소 온도 덕분에 디젤 기관은 가솔린 기관보다 효율이 높습니다. 이는 카르노 정리의 정신 — 최고 온도가 높을수록 효율 상한이 커진다 — 과도 통합니다.

구분가솔린 기관 (오토)디젤 기관
점화 방식점화플러그 불꽃압축 착화 (불꽃 없음)
압축하는 것연료+공기 혼합기공기만 (연료는 나중에 분사)
압축비 r약 8–11 (노킹 한계)약 15–22 (노킹 없음)
연소(가열)정적 (부피 일정)등압 (압력 일정)에 가까움
효율상대적으로 낮음높음 (압축비가 커서)

22.6 엔트로피

22.5까지 우리는 열기관을 통해 열역학 제2법칙의 핵심인 '방향성'을 보았습니다. 열은 저절로 고온에서 저온으로 흐르고, 열을 100% 일로 바꾸는 순환 기관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연은 왜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가?"라는 물음에 정량적인 답을 주는 물리량이 있습니다. 바로 엔트로피(entropy)입니다. 엔트로피로 들어가기 전에, 지금까지 쌓아 온 열역학 법칙들을 한자리에 세워 각 법칙이 무엇을 말하는지 자리매김해 봅시다.

① 열역학 세 법칙 — 온도 · 에너지 · 방향

제0법칙 — 열평형과 온도

두 계 A, B가 각각 제3의 계 C와 열평형에 있으면, A와 B도 서로 열평형에 있습니다(이행성). 당연해 보이지만, 이 성질이 성립하기 때문에 우리는 "열평형에 있는 계들이 공유하는 상태량"으로서 온도를 일관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제0법칙은 온도라는 개념 자체를 떠받치는 토대입니다.

제1법칙 — 에너지 보존

$\Delta U = Q + W$ (여기서 $W$는 계에 해준 일).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고 형태만 바뀝니다. 열 $Q$로 들어온 에너지와 일 $W$로 들어온 에너지의 합이 내부에너지 $U$의 변화로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제1법칙은 어떤 과정이 에너지를 '얼마나' 주고받는지를 말해 줍니다.

제2법칙 — 방향성

자연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저절로는 한 방향으로만 진행합니다. 이 법칙은 여러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 클라우지우스 표현: 열은 저절로 저온에서 고온으로 흐르지 않는다.
  • 켈빈–플랑크 표현: 단일 열원에서 받은 열을 전부 일로 바꾸는 순환 기관은 없다.
  • 엔트로피 표현: 고립계의 엔트로피는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엔트로피 증가의 원리).

제2법칙은 어떤 과정이 '어느 방향으로' 실제로 일어나는지를 말해 줍니다.

한 줄 대비

제1법칙 = 에너지의 '양'(무엇이 가능한가)  vs  제2법칙 = 과정의 '방향'(무엇이 실제로 일어나는가). 제1법칙만으로는 뜨거운 커피가 저절로 더 뜨거워지는 일도 금지되지 않습니다 — 에너지는 보존되니까요. 그것을 금지하는 것이 바로 제2법칙이고, 그 방향을 재는 척도가 엔트로피입니다.

② 통계역학의 관점 — 엄청나게 많은 입자의 평균

물질의 거시적 성질(압력 · 온도 · 부피 등)은 사실 그 물질을 이루는 엄청나게 많은 원자 · 분자($\sim 10^{23}$개)의 통계적(평균적) 행동이 겉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예컨대 압력은 무수한 분자가 벽에 부딪히는 충돌의 평균 효과이고, 온도는 분자들의 평균 운동에너지에 대응합니다(21장). 이렇게 미시 세계의 통계로 거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통계역학(statistical mechanics)입니다.

통계역학이 말하는 제2법칙의 본질

고립된 계는 저절로 더 무질서한 쪽으로 간다. 그리고 엔트로피는 바로 이 '무질서의 정도'를 재는 척도입니다. 방향성이 있는 이유는 어떤 힘이 계를 무질서로 떠미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질서한 상태가 압도적으로 더 많기 때문입니다. 정량적으로는 볼츠만이 이를 $S = k_B \ln W$ 로 적었습니다($k_B$는 볼츠만 상수, $W$는 미시상태의 수). ※ 주의: 여기서 $W$는 제1법칙의 일(work)이 아니라 미시상태 수(다중도)입니다 — 볼츠만의 오랜 관례라 같은 글자를 씁니다(다중도를 $\Omega$로 쓰기도 함). 이 식의 유도와 엔트로피의 정량적 정의는 다음 절로 미루고, 여기서는 개념부터 잡아 둡니다.

③ 미시상태 vs 거시상태 — 하나의 겉모습, 수많은 속사정

엔트로피와 '무질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거시상태미시상태를 구분해야 합니다.

거시상태(macrostate)

몇 개의 거시 변수($P, V, T, U$ 등)만으로 기술하는 상태. 우리가 실제로 측정하고 구분하는 계의 '겉모습'입니다.

미시상태(microstate)

계를 이루는 모든 개별 입자의 구체적 배열— 각 입자가 어디에 있고 어떤 속도를 가지는지까지 — 을 전부 지정한 상태입니다. 같은 거시상태라도 입자를 낱낱이 들여다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속사정(미시상태)이 있습니다.

핵심 — 다중도(multiplicity) W

하나의 거시상태에 엄청나게 많은 미시상태가 대응됩니다. 어떤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미시상태의 수를 다중도(multiplicity) $W$ 라고 합니다. 미시상태 수가 많은 거시상태일수록 더 무질서하고, 실현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계는 저절로 $W$가 큰 거시상태로 흘러갑니다 — 이것이 곧 엔트로피 증가입니다.

추상적으로 들리니, 입자 4개좌 · 우로 나뉜 상자에 넣는 아주 작은 예로 직접 세어 봅시다. 거시상태를 "왼쪽 칸에 든 입자의 수"(0, 1, 2, 3, 4 — 다섯 가지)로 정하고, 각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미시상태(어느 입자가 왼쪽/오른쪽인지)를 모두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J]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 입자 4개를 좌·우 두 칸에 나누기 각 상자는 [왼칸 | 오른칸], 숫자는 구별된 입자 1~4 거시상태 ↓ 왼쪽 0개 왼쪽 1개 왼쪽 2개 왼쪽 3개 왼쪽 4개 1 2 3 4 1 2 3 4 2 1 3 4 3 1 2 4 4 1 2 3 1 2 3 4 1 3 2 4 1 4 2 3 2 3 1 4 2 4 1 3 3 4 1 2 1 2 3 4 1 2 4 3 1 3 4 2 2 3 4 1 1 2 3 4 W = 1 W = 4 W = 6 W = 4 W = 1 미시상태 최다 → 가장 무질서 → 확률 최대 = 엔트로피 최대

한 거시상태(왼쪽 입자 수)에 여러 미시상태가 대응 — 미시상태가 가장 많은 균등 분포(2:2)로 계가 저절로 간다. 다중도 W = 1·4·6·4·1 (합 16 = 24).

입자가 겨우 4개인데도 가운데 거시상태(2:2)의 미시상태가 6개로 가장 많습니다. 만약 입자를 무작위로 좌우에 흩뿌린다면, 모든 미시상태가 똑같이 나올 확률을 가지므로 미시상태가 가장 많은 균등 분포(2:2)가 가장 자주 실현됩니다. 입자 수가 $10^{23}$개로 늘어나면 이 편중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극단적이 되어, "거의 균등하게 퍼진 상태"를 벗어나는 일은 사실상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체가 저절로 한쪽 구석에 몰리지 않는 이유, 즉 자연 과정의 방향성이 여기서 나옵니다.

④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어야 합니다. 계를 무질서로 미는 힘 같은 건 없습니다. 방금 본 대로 모든 미시상태는 똑같이 나오는데(등확률), 무질서한 거시상태가 그 미시상태를 압도적으로 많이 품고 있어서 — 무작위로 헤매면 그쪽에 떨어질 뿐입니다. 능동적 힘이 아니라 통계적 필연이에요.

동전 100개 — 왜 '반반'만 보이나

동전 100개를 계속 흔들면 '전부 앞면'은 단 1가지지만 '앞뒤 반반'은 약 $10^{29}$가지라, 반반 근처만 나옵니다 — 앞면을 밀어내는 힘이 있어서가 아니라 경우의 수가 압도적이라서죠. 기체는 입자가 $\sim 10^{23}$개라 "한쪽 몰림" 대 "골고루"의 미시상태 수 비가 대략 $1 : 2^{(10^{23})}$ — 그래서 방 공기가 저절로 구석에 모이는 일은 금지된 게 아니라 확률이 0에 무한히 가까워 결코 안 일어납니다. (되돌아감도 원리상 가능하나 확률이 사실상 0.)

지금까지는 엔트로피를 '무질서·다중도'라는 개념적 언어로 다뤘습니다. 개념은 명쾌하지만 다중도 $W$ 는 입자가 $\sim 10^{23}$개쯤 되면 직접 셀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열역학은 엔트로피를 열의 출입과 온도로 정확히 재는 정의를 따로 마련해 둡니다 — 이 정의를 먼저 손에 쥐고, 그 다음에 세 표현이 하나임을 확인하겠습니다.

⑤ 열역학에서 엔트로피의 원래 정의는 가역 과정에서의 열 전달로 주어집니다. 어떤 계가 한 평형 상태에서 다른 평형 상태로 바뀌는 무한히 짧은(미소) 과정을 생각합시다. 두 상태를 잇는 가역 경로를 따라 계가 주고받는 열을 $dQ_r$ 이라 하면, 엔트로피 변화 $dS$ 는 그 열을 계의 절대온도 $T$ 로 나눈 값입니다.

엔트로피 변화의 정의 (가역 미소 과정)
$$\boxed{\;dS = \frac{dQ_r}{T}\;}$$

과정이 매우 짧아 그동안 온도 $T$ 는 일정하다고 본 것입니다. 큰 변화는 이 미소량을 경로를 따라 적분하여 $\displaystyle \Delta S = \int \frac{dQ_r}{T}$ 로 얻습니다(뒤에서 자세히).

  • 부호: 계가 열을 흡수하면 $dQ_r > 0$ → 엔트로피 증가, 방출하면 $dQ_r < 0$ → 엔트로피 감소.
  • 이 식은 엔트로피 자체가 아니라 '변화량' $dS$ 를 정의합니다. (절대값은 열역학 제3법칙의 몫입니다.)

⑥ 이제 이 정의를 손에 쥐고, 22.6 첫머리의 제2법칙 세 표현(클라우지우스·켈빈–플랑크·엔트로피)이 사실 모두 같은 말임을, 다중도 $W$ 로 다시 써서 확인합니다. 다리는 볼츠만 식 $S = k_B \ln W$ — "$W$ 큰 쪽으로 간다" = "$S$ 큰 쪽으로 간다" 이므로, 엔트로피 표현은 다중도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클라우지우스 = "열은 총 $W$ 를 키우는 방향으로 흐른다"

온도의 미시적 의미가 열쇠입니다: $\dfrac{1}{T} = k_B\dfrac{\partial(\ln W)}{\partial U}$. 즉 차가운 계일수록 에너지 한 조각에 $W$ 가 더 많이 늘어납니다(에너지에 굶주려 새 배열이 많이 열림). 열 $|Q|$ 가 고온→저온으로 흐르면

$$\Delta S_{\text{우주}} = -\frac{|Q|}{T_h} + \frac{|Q|}{T_c} = |Q|\!\left(\frac{1}{T_c}-\frac{1}{T_h}\right) > 0 \quad(T_c < T_h)$$

저온의 이득이 고온의 손실보다 커 총 $W$(총 $S$)가 증가합니다. 반대(저온→고온)면 감소라서 저절로 안 일어남 — 이것이 클라우지우스입니다.

[그림 L] 클라우지우스를 다중도로 — 열은 총 W 가 커지는 쪽으로 고온 열원 Th 저온 열원 Tc 열 |Q| 다중도 변화 Δ(ln W) — 막대 높이 ∝ 1/T (차가울수록 큼) 고온 W ↓ 조금 −|Q|/(kB Th) 저온 W ↑ 많이 +|Q|/(kB Tc) 저온이 얻는 W(큰 막대) > 고온이 잃는 W(작은 막대) → 총 Δ(ln W) = |Q|(1/Tc − 1/Th) > 0 → 총 다중도 증가
더 알아보기 — 온도의 진짜 정체: 왜 $\frac{1}{T} = k_B\frac{\partial(\ln W)}{\partial U}$ 인가 (펼쳐 보기)

① 어디서 왔나 — 두 정의를 이은 것. $dS = dQ_r/T$ 에서 부피를 고정하면(일 없음) 열이 곧 내부에너지 변화($dQ_r = dU$)라 $dS = dU/T$, 즉 $\left(\dfrac{\partial S}{\partial U}\right)_V = \dfrac{1}{T}$. 여기에 볼츠만 $S = k_B \ln W$ 를 넣으면

$$\frac{1}{T} = \frac{\partial S}{\partial U} = k_B\frac{\partial(\ln W)}{\partial U}$$

새 물리가 아니라 "온도 정의 $\partial S/\partial U$"에 "볼츠만 식"을 대입한 것뿐입니다.

② 무슨 뜻인가. 우변은 "에너지 한 조각당 미시상태(의 로그)가 늘어나는 속도" = 에너지당 엔트로피 증가율입니다. 그래서 온도는 '얼마나 뜨거운가'가 아니라 '에너지당 엔트로피 증가율의 역수'예요.

  • 뜨거움($T$ 큼): $\frac{1}{k_BT}$ 작음 → 에너지 넣어도 $W$ 거의 안 늚(무질서 포화 — 에너지가 엔트로피로 값이 쌈).
  • 차가움($T$ 작음): $\frac{1}{k_BT}$ 큼 → 에너지 넣으면 $W$ 왕창 늚(에너지에 굶주림 — 값이 비쌈).

[그림 L]에서 저온 막대가 더 큰 이유, 그리고 열이 고온→저온으로 흐르는 근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③ 열평형이 여기서 나온다. 두 계가 접촉해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총 $W$(총 $S$)를 최대로 만들려 합니다. 그런데 "최대"라는 말 자체에 이미 "미분값 = 0"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함수가 봉우리(극대)에 있으면 그 지점의 기울기(미분값)가 0이라는, 미적분의 기본이 그대로 적용될 뿐입니다.

변할 수 있는 변수는 하나뿐. 전체가 고립계라 총 에너지가 보존됩니다 — $U_1 + U_2 = U_{\text{tot}} = \text{일정}$. 계1이 에너지를 얻으면 계2가 딱 그만큼 잃으니, 자유롭게 정할 변수는 에너지 배분 $U_1$ 하나이고 $U_2 = U_{\text{tot}} - U_1$ 로 따라옵니다. 그래서 $\dfrac{dU_2}{dU_1} = -1$.

총 엔트로피 $S_{\text{tot}}(U_1) = S_1(U_1) + S_2(U_{\text{tot}}-U_1)$ 를 $U_1$ 로 미분해 0(=최대)으로 놓으면:

$$\frac{dS_{\text{tot}}}{dU_1} = \frac{\partial S_1}{\partial U_1} + \frac{\partial S_2}{\partial U_2}\underbrace{\frac{dU_2}{dU_1}}_{=\,-1} = \frac{\partial S_1}{\partial U_1} - \frac{\partial S_2}{\partial U_2} = 0$$

여기서 “미분값 0”은 $\partial S_1/\partial U_1$ 자체가 0이라는 뜻이 아니라, 총 $S_{\text{tot}}$을 $U_1$로 미분한 것이 0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에너지 보존($dU_2 = -dU_1$) 때문에 이 조건이 곧 두 계의 기울기가 서로 같다로 바뀝니다:

$$\frac{\partial S_1}{\partial U_1} = \frac{\partial S_2}{\partial U_2}\;\;\Longrightarrow\;\; \frac{1}{T_1} = \frac{1}{T_2}\;\;\Longrightarrow\;\; T_1 = T_2$$

직관적으로: 에너지를 조금 옮겼을 때 한쪽이 얻는 엔트로피가 다른 쪽이 잃는 엔트로피보다 크면, 아직 봉우리가 아니라 그 방향으로 더 옮기는 게 이득입니다. 더 옮겨도 총 이득이 0이 되는 지점 (두 기울기가 같아지는 곳)에서 멈추고 — 그게 봉우리 꼭대기입니다. 즉 "온도가 같아질 때까지 열이 흐른다(열평형·제0법칙)""총 다중도를 최대로" 에서 자동으로 나옵니다.

켈빈–플랑크 = "열(큰 $W$)을 질서있는 일($W\approx1$)로 전부 바꿀 수 없다"

(추 들어올리기 등)은 질서 있는 거시 운동이라 미시상태가 사실상 1개($W\approx1$), 은 수많은 분자에 흩어진 에너지라 $W$ 가 큽니다. 이제 귀류법으로 따져 봅시다 — 만약 단일 열원($T$)에서 $|Q|$ 를 뽑아 전부 일로 바꾸는 기관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우주의 엔트로피 변화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Delta S_{\text{우주}} = -\frac{|Q|}{T} < 0$$
✗ 우주의 엔트로피가 저절로 감소 — 자연에서 일어날 수 없는(금지된) 결과

바로 이 부등호($<0$)가 모순입니다. 열원은 열 $|Q|$ 를 내놓아 $W$(엔트로피)를 잃는데, 일은 새 미시상태를 만들지 않아($W\approx1$) 그 손실을 아무도 메꾸지 못합니다 → 우주의 총 $W$(총 $S$)가 감소. 이는 제2법칙 위반이라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위 식은 성립하는 결과가 아니라, "그런 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반례입니다.

그래서 실제 열기관은 뽑은 열 중 일부를 저온으로 버려야($|Q_c|$) 저온의 $W$ 가 $+|Q_c|/T_c$ 만큼 늘어 손실을 메꾸고, 그제서야 $\Delta S_{\text{우주}} \ge 0$ 이 됩니다 — 이것이 열기관에 저온 열원이 꼭 필요한 이유이자 켈빈–플랑크입니다. (두 표현이 서로를 함의함은 22.4의 결합 기관 논증에서 이미 보았습니다.)

더 알아보기 — 왜 $\Delta S_{\text{우주}} = -\dfrac{|Q|}{T}$ 인가: 일의 항은 $k_B\ln1=0$ 이라 사라진다 (펼쳐 보기)

$\Delta S_{\text{우주}}$ 는 원래 관련된 모든 것의 엔트로피 변화의 합입니다. 단일 열원($T$)에서 $|Q|$ 를 뽑아 전부 일로 바꾸는 과정에는 열원 · 일 · 기관 셋이 관여합니다:

$$\Delta S_{\text{우주}} = \Delta S_{\text{열원}} + \Delta S_{\text{일}} + \Delta S_{\text{기관}}$$

① 열원 — 온도 $T$ 에서 열 $|Q|$ 를 내놓음. 열원 입장에선 열이 빠져나가니 $dQ=-|Q|$, 정의 $dS=dQ_r/T$ 에서:

$$\Delta S_{\text{열원}} = \frac{-|Q|}{T} < 0 \quad(\text{음수})$$

② 일 — 추 들어올리기 같은 질서 있는 거시 운동. 미시상태가 사실상 하나($W\approx1$)라 $\ln W = \ln 1 = 0$:

$$\Delta S_{\text{일}} = k_B \ln W \approx k_B \ln 1 = 0$$

바로 이 항이 0이라서 수식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일은 아무리 커도 엔트로피를 만들지 않습니다.

③ 기관 — 열기관은 순환해서 매 주기 처음 상태로 돌아옵니다. $S$ 는 상태함수라 한 바퀴 돌면 $\oint dS = 0$, 따라서 $\Delta S_{\text{기관}}=0$.

합치면 살아남는 항은 열원의 것 하나뿐:

$$\Delta S_{\text{우주}} = \underbrace{\frac{-|Q|}{T}}_{\text{열원}} + \underbrace{0}_{\text{일}} + \underbrace{0}_{\text{기관}} = -\frac{|Q|}{T} < 0$$

열원은 다중도를 잃었는데(열을 내놔 $S$ 감소) 그 몫을 어디서도 되받지 못합니다 — 일은 엔트로피가 0, 기관은 순환이라 0이니까요. 그래서 우주의 총 $S$ 가 저절로 줄어드는 금지된 과정이 됩니다.

해결책 — 뽑은 열 중 일부 $|Q_c|$ 를 저온($T_c$) 열원에 버리면 거기서 $+|Q_c|/T_c$ 만큼 엔트로피가 생겨 손실을 메꿉니다: $\;\Delta S_{\text{우주}} = -\frac{|Q_h|}{T_h} + \frac{|Q_c|}{T_c} \ge 0$. 그래서 열기관엔 저온 열원(버릴 곳)이 반드시 필요하고, 카르노일 때 딱 $0$(등호)이 됩니다.

제2법칙 표현금지하는 것다중도·엔트로피로 보면
클라우지우스저온 → 고온 열 이동총 $W$ (총 $S$) 감소
켈빈–플랑크단일 열원 열을 전부 일로총 $W$ (총 $S$) 감소
엔트로피$\Delta S_{\text{우주}} < 0$총 $W$ (총 $S$) 감소
한 줄 정리 — 세 표현은 결국 하나

셋은 모두 "우주의 총 다중도 $W$(= 엔트로피 $S$)를 저절로 줄이는 과정은 없다"는 같은 말입니다. 자연이 허용하는 방향(열 고온→저온, 엔진이 저온에 열 버림, 무질서 증가)은 모두 $W$ 를 키우는 방향이에요.

세 표현이 결국 하나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앞의 ⑤에서 정의한 $dS = dQ_r/T$ 를 가지고 엔트로피 변화를 실제로 계산하는 법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⑤의 정의는 미소 과정 기준이었고, 유한한(길이가 있는) 과정에서는 진행 도중 온도 $T$ 가 일정하지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미소량 $dS$ 를 처음(i)에서 나중(f)까지 경로를 따라 적분해야 합니다. 비가역 과정이라면, 그 처음·나중과 같은 두 상태를 잇는 임의의 가역 과정을 따라 계가 전달하는 열을 $dQ_r$ 로 삼아

$$\Delta S = \int dS = \int_{i}^{f} \frac{dQ_r}{T}$$

로 구합니다. 적분 속의 $T$ 는 상태에 따라 변하므로 밖으로 빼낼 수 없습니다(등온 과정처럼 $T$ 가 상수일 때만 $\Delta S = Q_r/T$ 로 간단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유한한 엔트로피 변화 $\Delta S$ 는 오직 처음·나중 평형 상태의 속성에만 의존합니다 — 왜 그런지를 바로 아래에서 봅니다.

⑦ 여기에 결정적인 성질이 있습니다 — 엔트로피 변화는 처음·나중의 두 끝점(상태)에만 의존하고, 실제로 밟은 경로에는 무관합니다. 엔트로피가 압력·부피·온도처럼 상태 함수(state function)이기 때문입니다.

비가역 과정의 엔트로피는 어떻게 구하나

그래서 비가역 과정의 엔트로피 변화도, 같은 처음·나중 상태를 잇는 임의의 가역 경로를 하나 잡아 $\int dQ_r/T$ 를 계산하면 됩니다. 여기서 $Q_r$ 은 실제 비가역 경로를 따라 흐른 열이 아니라, 같은 끝점을 잇는 가역 경로를 따랐다면 전달됐을 열을 뜻합니다.

[그림 K] 엔트로피는 상태 함수 — 경로 무관, 끝점만 좌우한다 P V 실제(비가역) 경로 가역 경로 (ΔS 계산용) i (처음) f (나중) 끝점 i·f만 같으면 ΔS 동일 → 계산은 매끈한 가역 경로로 ∫dQr/T.

⑧ 이 '경로 무관'을 카르노 순환으로 직접 확인해 봅시다. 카르노 순환은 등온 2 + 단열 2로 이루어지는데, 열은 등온 과정에서만 오갑니다(단열 과정은 $Q = 0$). 그러니 한 바퀴 도는 동안의 엔트로피 변화는 등온 두 구간만 더하면 됩니다.

카르노 순환의 엔트로피 — 한 바퀴 돌면 0

A→B 등온팽창($T_h$)에서 $|Q_h|$ 흡수(+), C→D 등온압축($T_c$)에서 $|Q_c|$ 방출(−), 두 단열 구간은 열이 없어 0이므로

$$\Delta S_{\text{순환}} = \underbrace{+\frac{|Q_h|}{T_h}}_{A\to B} + \underbrace{0}_{B\to C} \underbrace{-\frac{|Q_c|}{T_c}}_{C\to D} + \underbrace{0}_{D\to A} = \frac{|Q_h|}{T_h} - \frac{|Q_c|}{T_c}$$

그런데 카르노의 열·온도 비 $\dfrac{|Q_c|}{|Q_h|} = \dfrac{T_c}{T_h}$ (22.4)를 다시 쓰면 $\dfrac{|Q_c|}{T_c} = \dfrac{|Q_h|}{T_h}$ 이므로, 두 항이 정확히 상쇄되어

$$\boxed{\;\Delta S_{\text{순환}} = \frac{|Q_h|}{T_h} - \frac{|Q_c|}{T_c} = 0\;}$$

한 바퀴 돌아 처음 상태로 돌아오면 엔트로피도 그대로(변화 0)라는 뜻이며, 엔트로피가 상태 함수임을 다시 확인해 줍니다. 이것은 카르노뿐 아니라 모든 가역 순환에서 성립하고, 닫힌 경로(폐경로)에 대한 적분으로 이렇게 씁니다.

$$\oint \frac{dQ_r}{T} = 0 \qquad(\text{임의의 가역 순환})$$

여기서 $\oint$ 는 닫힌 경로를 한 바퀴 도는 적분입니다. 어떤 양이 한 바퀴 돌아 $0$ 이 된다는 것은 곧 그것이 경로에 무관한 상태 함수라는 결정적 증거예요 — 위 [그림 K]가 말한 '끝점만 좌우한다'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⑨ 이상기체의 준정적 가역과정에서의 엔트로피 변화

어떤 이상기체가 처음 상태 $(T_i, V_i)$ 에서 나중 상태 $(T_f, V_f)$ 로 준정적·가역으로 바뀔 때, 그 엔트로피 변화 $\Delta S$ 를 실제로 계산해 봅시다. 도구는 딱 셋 — 제1법칙, 정의 $dS = dQ_r/T$(⑤), 그리고 $PV = nRT$.

1단계 — 제1법칙을 미분형으로

제1법칙 $dE_{\text{int}} = dQ_r + dW$ ($dW$ = 계에 해준 일 $= -P\,dV$)에서 $dQ_r$ 을 풉니다. 이상기체는 내부에너지가 온도만의 함수라 $dE_{\text{int}} = nC_V\,dT$ 이고, $P = nRT/V$ 이므로:

$$dQ_r = dE_{\text{int}} - dW = nC_V\,dT - (-P\,dV) = nC_V\,dT + \frac{nRT}{V}\,dV$$
2단계 — 왜 양변을 $T$ 로 나누나

위 식의 마지막 항 $\dfrac{nRT}{V}dV$ 는 변수 $T$ 와 $V$ 를 둘 다 품고 있어 그대로는 적분이 곤란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건 $dQ_r$ 이 아니라 $dS = dQ_r/T$ — 양변을 $T$ 로 나누면 신기하게도 변수가 말끔히 분리됩니다:

$$dS = \frac{dQ_r}{T} = nC_V\,\frac{dT}{T} + nR\,\frac{dV}{V}$$

첫 항은 $T$ 만, 둘째 항은 $V$ 만의 함수 — 각각 따로 적분하면 됩니다. ($1/T$ 가 적분인자 역할을 한 셈이죠.)

3단계 — 적분 (전 과정에서 $C_V$ 가 상수라고 가정)
$$\boxed{\;\Delta S = \int_i^f \frac{dQ_r}{T} = nC_V \ln\frac{T_f}{T_i} + nR \ln\frac{V_f}{V_i}\;}$$
이 결과가 말하는 것 — 엔트로피는 상태함수
  • $\Delta S$ 가 처음 $(T_i,V_i)$ 과 나중 $(T_f,V_f)$ 에만 의존하고, 두 상태를 잇는 경로와는 무관합니다 — 엔트로피가 상태함수임을 다시 보여 줍니다(⑦).
  • “처음·나중 사이 경로가 안 주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이 경로가 가역적이라는 점입니다. 즉 $Q_r$ 은 가역 경로를 따라 전달됐을 열을 뜻합니다(비가역 과정이라도 같은 끝점의 가역 경로로 계산 — 22.7).

이 일반식에서 특수한 경우들이 곧바로 따라나옵니다:

과정조건$\Delta S$
등온 (isothermal)$T_f = T_i$$\Delta S = nR \ln\dfrac{V_f}{V_i}$  (부피가 늘면 $+$)
등적 (isovolumetric)$V_f = V_i$$\Delta S = nC_V \ln\dfrac{T_f}{T_i}$  (온도가 오르면 $+$)
가역 단열 (adiabatic)$dQ_r = 0$$\Delta S = 0$  (등엔트로피)
🔎 가역 단열이 $\Delta S = 0$ 인지 일반식으로 확인

가역 단열은 열을 안 주고받으니($dQ_r=0$) 당연히 $\Delta S=0$ 이어야 합니다. 위 일반식도 정말 0을 줄까요? 가역 단열에서는 $TV^{\gamma-1} = $ 일정 (21장), 즉 $\dfrac{T_f}{T_i} = \left(\dfrac{V_i}{V_f}\right)^{\gamma-1}$ 이고 $\gamma - 1 = R/C_V$ 이므로:

여기서 $\gamma - 1 = R/C_V$ 는 갑자기 나온 게 아닙니다. 비열비 정의 $\gamma \equiv C_P/C_V$ 와 이상기체의 마이어 관계 $C_P - C_V = R$(21장)를 쓰면 $\;\gamma - 1 = \dfrac{C_P}{C_V} - 1 = \dfrac{C_P - C_V}{C_V} = \dfrac{R}{C_V}$. 이렇게 지수를 $R/C_V$ 로 바꿔 두면, 아래에서 $C_V$ 가 약분되며 상쇄가 드러납니다.

$$nC_V \ln\frac{T_f}{T_i} + nR\ln\frac{V_f}{V_i} = nC_V\cdot\frac{R}{C_V}\ln\frac{V_i}{V_f} + nR\ln\frac{V_f}{V_i} = -nR\ln\frac{V_f}{V_i} + nR\ln\frac{V_f}{V_i} = 0$$

두 항이 정확히 상쇄됩니다. 일반식과 “단열이면 $\Delta S=0$”이 완벽히 맞아떨어져요.

끝으로 순환 과정이라면 처음과 나중이 같은 상태($T_f=T_i,\;V_f=V_i$)이므로 두 로그가 모두 $\ln 1 = 0$, 따라서 $\Delta S = 0$ 입니다 — 상태함수이니 한 바퀴 돌면 제자리(카르노에서 본 $\oint dQ_r/T = 0$ 과 같은 이야기).

가역 과정의 $\Delta S$ 계산법을 손에 쥐면, 이제 실제(비가역) 과정의 엔트로피 변화도 — 같은 끝점을 잇는 가역 경로를 잡아 — 따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립계·우주 전체에서 언제나 $\Delta S_{\text{우주}} \ge 0$ 임을, 다음 절(22.7)에서 대표적인 비가역 과정들로 확인합니다.

22.7 비가역 과정에서의 엔트로피 변화

정의에 의하면, 계의 엔트로피 변화는 처음과 나중의 평형 상태를 연결하는 가역 경로를 알 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엔트로피는 상태 변수이지요. 이 두 사실을 합치면, 비가역 과정의 엔트로피 변화를 구하는 길이 열립니다.

비가역 과정의 $\Delta S$ 를 구하는 법

두 평형 상태 사이의 비가역 과정에 대한 엔트로피 변화는, 같은 두 상태를 잇는 하나의 가역 과정을 만들어 그 가역 과정에 대해 $\int dQ_r/T$ 를 계산하면 됩니다(엔트로피가 상태 변수라 경로가 달라도 끝점이 같으면 $\Delta S$ 가 같으니까).

이때 비가역 경로를 따라 실제 전달된 열 $Q$ 가 있더라도, 엔트로피 계산에 쓰는 것은 가역 경로를 따라 전달됐을 열 $Q_r$ 뿐입니다.

어떤 계와 그 주변을 함께 본 엔트로피 변화는 비가역 과정에 대해 항상 양(+)입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열역학 제2법칙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열역학 제2법칙 — 엔트로피 표현

“변화하고 있는 고립계의 전체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 없다.”

  • 과정이 비가역이면 — 고립계의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 과정이 가역이면 — 고립계의 전체 엔트로피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 짚고 가기 — 왜 가역 과정은 전체 엔트로피가 일정한가?

여기서 ‘일정’한 것은 계 하나가 아니라 계+주변(우주 전체)의 합입니다. 가역이라도 계 자신의 엔트로피는 변할 수 있어요 (예: 가역 등온 팽창에서 기체는 $+Q_r/T$ 로 증가). 그런데 주변이 딱 그만큼 줄어 합이 0이 됩니다. 왜 ‘딱 그만큼’일까요?

열 $dQ$ 가 온도 $T$ 인 경계를 건널 때 엔트로피 $dQ/T$ 를 함께 실어 나릅니다. 가역 과정에서는 열을 주고받는 양쪽이 사실상 같은 온도 $T$(온도차 $\to 0$)라, 계가 얻는 $+dQ_r/T$ 와 주변이 잃는 $-dQ_r/T$ 가 정확히 상쇄됩니다:

$$\Delta S_{\text{우주}} = \underbrace{+\frac{dQ_r}{T}}_{\text{계}} \;\underbrace{-\;\frac{dQ_r}{T}}_{\text{주변, 같은 }T} = 0$$

같은 $T$ 에서 오가니 새로 생기는 엔트로피가 0 — 그래서 총합이 그대로예요. 반대로 비가역은 온도차가 있는 경계로 열이 건너 (뜨거운 쪽 $-|Q|/T_h$, 찬 쪽 $+|Q|/T_c$, $T_c < T_h$ 라 들어오는 쪽이 더 큼) 없던 엔트로피가 새로 창조되어 총합이 늘어납니다.

과정엔트로피에 무슨 일이우주 총 $S$
가역같은 $T$ 에서 이동만 (창조 0)그대로 ($\Delta S = 0$)
비가역이동 + 창조 (온도차·마찰·자유팽창)증가 ($\Delta S > 0$)

즉 엔트로피는 절대 파괴되지 않고, 가역이면 옮겨지기만, 비가역이면 옮겨지며 새로 창조됩니다. 그래서 가역은 총합이 일정하게 유지돼요.

🔎 짚고 가기 — “고립되지 않은 계”에서는 어디에 $\Delta S \ge 0$ 을 거나?

주변과 고립되지 않은 계(주변과 열·물질을 주고받는 계)를 다룰 때는, 제2법칙의 엔트로피 조건이 그 계 하나가 아니라 ‘계 + 주변’ 모두에 적용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왜냐면 계 하나만 보면 엔트로피가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질서↑) 그 물의 엔트로피는 감소합니다. 이게 제2법칙 위반이 아닌 이유는, 열을 받은 주변(냉동실)의 엔트로피가 더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계와 주변이 비가역으로 상호작용하면, 한 곳의 엔트로피 증가가 다른 곳의 엔트로피 감소보다 큽니다 (예: 열전도에서 찬 쪽의 증가 $|Q|/T_c$ 가 뜨거운 쪽의 감소 $|Q|/T_h$ 보다 큼 — $T_c < T_h$ 이니까). 따라서 그 합인 우주의 엔트로피 변화는:

$$\Delta S_{\text{우주}} = \Delta S_{\text{계}} + \Delta S_{\text{주변}} \;\begin{cases} > 0 & (\text{비가역 과정}) \\[2pt] = 0 & (\text{가역 과정}) \end{cases}$$
극단으로 밀고 가면 — 우주의 열죽음(heat death)

모든 실제 과정이 $\Delta S_{\text{우주}}$ 를 계속 키우므로,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주의 엔트로피는 언젠가 어떤 최대값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 값에서 우주는 온도와 밀도가 어디나 균일한 완전 평형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온도차가 없어 어떤 기관도 돌릴 수 없고(카르노 효율 $e = 1 - T_c/T_h \to 0$), 따라서 모든 물리·화학·생물학적 과정이 멈춥니다. 이것을 우주의 열죽음이라 부릅니다.

⚠️ 주의: “일하기 위한 에너지가 없다”는 말은 에너지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닙니다(제1법칙 — 에너지는 보존). 에너지는 그대로 있지만, 온도차가 없어 ‘쓸 수 있는(일로 뽑아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는 뜻이에요. 완전히 무질서해지면 남은 에너지가 아무 데도 ‘흐를’ 곳이 없어 일이 안 됩니다.

이제 이 원리를 세 가지 대표적인 비가역 과정에 적용해, 각각 $\Delta S_{\text{우주}} > 0$ 임을 직접 확인해 봅시다.

① 열전도에서의 엔트로피 변화

고온 열원과 저온 열원이 열접촉되어 있고, 이 둘을 묶은 것이 외부와는 고립된 계인 경우를 봅시다. 온도가 높은 쪽($T_h$)에서 낮은 쪽($T_c$)으로 열에너지 $Q$ 가 전달됩니다.

🔎 “우주 내의 (외부와) 고립된 계”란?

{고온 열원 + 저온 열원 + 잇는 도체}를 하나로 묶어, 그 바깥과는 열을 주고받지 않는다고 봅니다. 열 $Q$ 는 이 묶음 안에서 고온→저온으로 옮겨갈 뿐, 밖으로는 아무것도 안 나가죠. 그래서 이 고립된 묶음의 엔트로피 변화 = 우주의 엔트로피 변화가 됩니다(밖이 관여 안 하니 이 묶음이 곧 ‘우주’). 또 열원은 매우 커서 $Q$ 를 주고받아도 온도가 $T_h,\,T_c$ 로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봅니다.

이 과정은 비가역(유한한 온도차로 열이 흐름)이므로, 엔트로피를 구하려면 같은 처음·나중 상태를 잇는 등가 가역 과정을 찾아야 합니다. 그 방법 — 두 열원을 열전도도가 아주 나쁜(느린) 도체로 잇는다고 상상합니다. 양 끝은 각각 $T_h,\,T_c$ 로 유지되고, 도체가 에너지를 매우 느리게 전달하므로 각 열원은 자기 온도에서 열을 준정적(가역)으로 주고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Q = Q_r$ 로 두어도 됩니다.

외부와 고립된 계 = 이 문제의 ‘우주’ (밖으로 열이 새지 않음) 고온 열원 Th 저온 열원 Tc 느린 열도체 (가역 취급 → Q = Q_r) 열 Q ΔS = −Q/Th (감소) ΔS = +Q/Tc (증가·더 큼) 합  ΔS우주 = Q/Tc − Q/Th > 0

저온 열원은 $Q$ 를 흡수하므로 엔트로피 변화가 양(+), 고온 열원은 $Q$ 를 방출하므로 음(−)입니다. 그런데 $T_h > T_c$ 이므로 같은 $Q$ 라도 저온 열원의 증가량이 고온 열원의 감소량보다 큽니다($1/T_c > 1/T_h$). 따라서 이 고립계(= 우주)의 엔트로피 변화는:

$$\boxed{\;\Delta S_{\text{우주}} = \frac{Q}{T_c} + \left(-\frac{Q}{T_h}\right) = Q\!\left(\frac{1}{T_c} - \frac{1}{T_h}\right) > 0\;}$$

$\Delta S_{\text{우주}} > 0$ — 열전도는 비가역이며 우주의 엔트로피를 늘립니다. 이것이 “열은 저절로 고온→저온으로만 흐른다”는 클라우지우스 표현을 엔트로피로 정량화한 것입니다(반대로 $T_c → T_h$ 로 흐르면 $\Delta S_{\text{우주}} < 0$ 이라 금지). 두 온도가 같아지면($T_c = T_h$) $\Delta S = 0$ — 더는 흐를 이유가 없는 열평형입니다.

② 자유 팽창에서의 엔트로피 변화

처음 부피 $V_i$ 인 기체의 단열 자유 팽창을 봅시다. 기체가 있는 영역과 진공인 영역을 나누던 막이 사라지면, 기체는 나중 부피 $V_f$ 로 자유 팽창(비가역)합니다. 이때 기체의 엔트로피 변화우주의 엔트로피 변화가 각각 얼마인지 구해 봅시다. (20.4.5 ‘일도 열도 경로에 따라 다르다’의 케이스 B와 같은 상황입니다.)

단열 자유 팽창 — 막이 사라지면 기체가 진공으로 (비가역) 기체 (부피 Vi, Ti) 진공 (아무것도 없음) 막 (터짐) Q = 0 (단열) · W = 0 (밀 벽 없음) → ΔU = 0 → Tf = Ti
1단계 — 이 과정에서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 ($T_f = T_i$)

이 과정은 가역도 준정적도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나중 상태는 이렇게 정해집니다:

  • 기체가 진공에 한 일 $= 0$ (밀어낼 벽·외압이 없음) → $W = 0$
  • 벽이 단열되어 팽창 중 열 출입도 없음 → $Q = 0$

제1법칙 $\Delta U = Q + W = 0$. 이상기체는 내부에너지 $E_{\text{int}}$ 가 온도만의 함수라, $\Delta U = 0$ 이면 $T_f = T_i$ — 온도가 그대로입니다.

엔트로피 계산에는 실제 경로의 $Q = 0$ 을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그러면 $\Delta S = 0$ 인데, 상태가 분명히 바뀌었으니 틀림). 대신 같은 처음·나중 상태 $(V_i, T_i) \to (V_f, T_i)$ 를 잇는 등가 가역 과정의 $Q_r$ 을 써야 합니다. 가장 간단한 것은 — 온도를 $T$ 로 유지한 채 고온 열원에서 열을 받아 피스톤을 느리게 밀어내는 가역 등온 팽창입니다.

2단계 — $\Delta S = nR \ln\dfrac{V_f}{V_i}$ 유도

등온이라 $T$ 가 일정하므로 적분 밖으로 뺄 수 있습니다:

$$\Delta S = \int_i^f \frac{dQ_r}{T} = \frac{1}{T}\int_i^f dQ_r$$

등온 팽창은 $\Delta U = 0$ 이라 제1법칙에서 $Q_r = -W$. 이 문서 규약에서 계에 해준 일은 $W = -\int P\,dV$ 이므로, 음부호가 두 번 상쇄됩니다:

$$Q_r = -W = -\left(-\int_{V_i}^{V_f} P\,dV\right) = \int_{V_i}^{V_f} P\,dV$$

이상기체 $P = nRT/V$ 를 넣으면:

$$\int_i^f dQ_r = \int_{V_i}^{V_f} \frac{nRT}{V}\,dV = nRT\int_{V_i}^{V_f}\frac{dV}{V} = nRT\,\ln\frac{V_f}{V_i}$$

이것을 위 식에 넣으면 $T$ 가 약분됩니다:

$$\boxed{\;\Delta S_{\text{기체}} = \frac{1}{T}\cdot nRT\,\ln\frac{V_f}{V_i} = nR\,\ln\frac{V_f}{V_i}\;}$$

$V_f > V_i$ 이므로 $\Delta S_{\text{기체}} > 0$ — 비가역 자유 팽창으로 기체의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합니다. 좁은 공간에 있던 기체가 넓은 영역으로 퍼져 가능한 배열(경우의 수)이 늘었기 때문이죠. (예: $V_f = 2V_i$ 면 $\Delta S = nR\ln 2 \approx 0.69\,nR$.)

🔎 짚고 가기 — 여기서 왜 ‘우주’의 엔트로피가 나오나?

제2법칙 $\Delta S \ge 0$ 은 원래 ‘계 하나’가 아니라 ‘계 + 주변 = 우주 전체’에 대한 진술입니다(22.7 도입부). 부분계(기체)는 주변으로 열을 내주면 엔트로피가 줄 수도 있어, 그것만으로는 제2법칙을 판정할 수 없습니다 — 그래서 주변까지 더한 $\Delta S_{\text{우주}}$ 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자유 팽창은 단열·밀폐 용기 안에서만 일어나 용기 밖과 열·일을 주고받지 않습니다 → $\Delta S_{\text{주변}} = 0$. 따라서:

$$\Delta S_{\text{우주}} = \Delta S_{\text{기체}} + \Delta S_{\text{주변}} = nR\ln\frac{V_f}{V_i} + 0 > 0$$

즉 ‘우주 이야기’가 나오는 건 제2법칙을 검증하려면 반드시 우주(계+주변)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고, 자유 팽창은 주변 기여가 0이라 마침 기체의 $\Delta S$ 가 곧 우주의 $\Delta S$가 됩니다(① 열전도에서 주변 두 항이 모두 0이 아니었던 것과 대비). 이 $\Delta S_{\text{우주}} > 0$ 은 비가역 과정에 대한 제2법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 혼동 주의: 계산에 쓴 가역 등온 경로에서는 열원(주변)이 $Q_r$ 을 기체에 내주므로, 그 경로의 주변 엔트로피 변화는 $\Delta S_{\text{주변,가상}} = -Q_r/T = -nR\ln\frac{V_f}{V_i}$ 이고 합은 0(가역이니 당연)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체의 $\Delta S$ 를 구하려는 가상의 계산 경로일 뿐이에요. 기체 $\Delta S$ 는 상태함수라 경로 무관이라 그렇게 계산해도 되고, 실제 자유 팽창에선 주변과 아무것도 주고받지 않으므로 $\Delta S_{\text{주변,실제}} = 0$ — 그래서 $\Delta S_{\text{우주}} = nR\ln\frac{V_f}{V_i} > 0$ 이 됩니다.

③ 열량 측정 과정에서의 엔트로피 변화

질량 $m_1$, 비열 $c_1$, 처음온도 $T_c$ 인 찬 물체가, 질량 $m_2$, 비열 $c_2$, 처음온도 $T_h$ 인 뜨거운 물체와 열접촉하고 있습니다($T_h > T_c$). 두 물체는 열량계(calorimeter) 속에 있어 외부로 에너지 손실이 없습니다(고립). 열평형에 이를 때 이 계의 전체 엔트로피 변화를 구해 봅시다.

열량계 속 두 물체의 열평형 (외부와 고립) 뜨거운 물체 m2, c2 · Th 찬 물체 m1, c1 · Tc 열 Q 열평형 → 둘 다 Tf  (Tc < Tf < Th)
1단계 — 나중 평형온도 $T_f$ (에너지 보존)

외부 손실이 없으니 찬 물체가 얻은 열 = 뜨거운 물체가 잃은 열, 즉 $Q_{\text{cold}} = -Q_{\text{hot}}$. $Q = mc\,\Delta T$ 이므로:

$$m_1 c_1 (T_f - T_c) = -\,m_2 c_2 (T_f - T_h)$$

$T_f$ 에 대해 풀면($T_f$ 항을 모아서):

$$\boxed{\;T_f = \frac{m_1 c_1 T_c + m_2 c_2 T_h}{m_1 c_1 + m_2 c_2}\;}$$

열용량($mc$)으로 가중한 평균이라 항상 $T_c < T_f < T_h$ 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는 이상적 열량계 — 열량계 자체의 열용량은 무시 — 를 가정합니다. 실제로는 열량계 물당량도 계에 넣어야 합니다.)

이 과정은 계가 일련의 비평형 상태를 거치므로 비가역입니다. 변환 도중 임의의 순간에 계의 서로 다른 부분이 서로 다른 온도를 가져 계 전체의 온도가 하나로 정의되지 않죠(더 근본적으로는, 유한한 온도차를 가로지르는 열전달 자체가 비가역의 근원입니다). 그래서 엔트로피는 등가 가역 경로로 계산합니다 — 뜨거운 물체는 온도가 무한소씩 다른 여러 열원과 차례로 접촉해 $T_h \to T_f$ 로 아주 느리게(준정적) 식고, 찬 물체는 $T_c \to T_f$ 로 데워진다고 봅니다. 그러면 $dQ_r = mc\,dT$.

🔎 짚고 가기 — “계의 서로 다른 부분이 서로 다른 온도”란?

계를 작은 조각들로 나눠 보면 각 조각마다 그 자리의 온도(국소 온도)가 있습니다. 열이 흐르는 도중엔 위치마다 이 온도가 다릅니다:

열전도 중 어느 순간 — 위치마다 온도가 다르다 (비평형) 온도 위치 Th Tf Tc 접촉면 뜨거운 블록 찬 블록 붙인 직후(계단) 도중(현재 — 위치마다 다름)

붙인 직후엔 접촉면 근처만 중간 온도가 되고, 뜨거운 블록 은 아직 $T_h$, 찬 블록 은 아직 $T_c$ 입니다. 한쪽 끝은 불, 다른 끝은 얼음에 댄 쇠막대처럼 위치마다 온도가 연속으로 변하죠. 그래서 “이 계의 온도는 몇 도?”라는 질문에 답이 하나로 안 나옵니다(비평형).

온도는 원래 평형에서만 하나로 정해지는 양이라, $T$ 가 하나로 안 정해지면 $\int dQ/T$ 도 직접 쓸 수 없습니다 — 그래서 매 순간 균일한 $T$ 를 갖는 가역 경로(각 물체가 내부적으로 균일한 채 아주 느리게 변함)로 우회해 계산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프로파일이 평평해져 전체가 $T_f$ 로 균일해집니다.

2단계 — 전체 엔트로피 변화 (두 물체의 합)

각 물체에 등가 가역 경로로 $\int mc\,dT/T$ 를 적용합니다(비열 $c$ 는 해당 온도 범위에서 상수 가정). 찬 물체는 $T_c \to T_f$, 뜨거운 물체는 $T_h \to T_f$ 이므로 처음부터 두 항으로 씁니다:

$$\Delta S = \underbrace{m_1 c_1 \int_{T_c}^{T_f}\frac{dT}{T}}_{\text{찬 물체}} \;+\; \underbrace{m_2 c_2 \int_{T_h}^{T_f}\frac{dT}{T}}_{\text{뜨거운 물체}}$$

각 적분이 $\ln(T_f/T_{\text{처음}})$ 이므로:

$$\boxed{\;\Delta S = m_1 c_1 \ln\frac{T_f}{T_c} + m_2 c_2 \ln\frac{T_f}{T_h}\;}$$

찬 물체 항은 $T_f > T_c$ 라 양(+), 뜨거운 물체 항은 $T_f < T_h$ 라 음(−)입니다.

왜 $\Delta S$ 는 항상 양(+)인가

두 항의 부호가 반대인데, 양의 항이 항상 더 커서 합은 언제나 $\Delta S > 0$ 입니다($T_h \ne T_c$ 인 한). 왜 그런지:

  • 같은 열용량 예($m_1c_1 = m_2c_2 = C$): $T_f = \dfrac{T_c+T_h}{2}$ 이고 $\;\Delta S = C\ln\dfrac{\left(\frac{T_c+T_h}{2}\right)^2}{T_c T_h} \ge 0$ — 산술평균 $\ge$ 기하평균이라 로그 안이 $\ge 1$.
  • 일반적으로도($m_1c_1 \ne m_2c_2$): $T_f$ 는 가중산술평균인데, $\ln$ 이 오목함수가중 AM–GM(옌센 부등식)에 의해 $\ln T_f \ge$ (가중평균한 $\ln$) 이 성립 — 따라서 $\Delta S \ge 0$, 등호는 $T_c = T_h$ 일 때뿐입니다.

두 물체 전체가 열량계로 고립되어 있어 주변 기여가 0이므로 $\Delta S($두 물체$) = \Delta S_{\text{우주}} > 0$ — 이 비가역 열평형도 우주의 엔트로피를 늘린다는 제2법칙과 일치합니다.

⚠️ 주의 — 위 식은 두 물체가 ‘섞이지 않을’ 때만

위 $\Delta S$ 는 두 물체가 단지 열접촉(온도만 평형)할 때의 열적 엔트로피입니다. 만약 실제로 두 물질이 상호 확산해 섞이면, 혼합 엔트로피가 추가로 양(+)만큼 더해져 엔트로피가 더 증가합니다:

$$\Delta S_{\text{전체}} = \Delta S_{\text{열적}} + \Delta S_{\text{혼합}}, \qquad \Delta S_{\text{혼합}} = -nR\sum_i x_i \ln x_i > 0$$

단, 이 혼합 엔트로피는 두 물질이 서로 구별 가능한(다른 종)일 때만 생깁니다 — 같은 물질끼리 섞으면 0입니다(깁스 역설).

← 21장 기체의 운동론 (열역학 끝)

작성 출처: 일반물리학 (Halliday/Resnick/Walker), University Physics (Young/Freedman), Atkins' Physical Chemistry 등 표준 교재 정리

다루는 범위: 19장(온도 — 제0법칙·온도계·섭씨·절대온도·열팽창·이상기체 상태방정식) · 20장(열·내부에너지 · 비열·잠열 · 일과 열 · 열역학 제1법칙 · 에너지 전달) · 21장(기체의 운동론 — 분자 모형·몰비열·단열·등분배·볼츠만 분포·MB 속력 분포·평균자유거리) · 22장(열기관·열펌프/냉장고·가역/비가역·카르노·가솔린/디젤·엔트로피·열역학 제2법칙) — 19.1~19.4는 스켈레톤 단계, 22장 본문은 작성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