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리 (Modern Physics)
41장 양자 역학 (Quantum Mechanics) — 파동함수의 해석 · 상자 속의 입자 · 슈뢰딩거 방정식 · 유한 우물 · 터널링 · 주사 터널링 현미경 · 단조화 진동자
41장 양자 역학 (Quantum Mechanics)
들어가며 — 양자역학이란
40장에서 우리는 빛이 상황에 따라 파동으로도, 입자(광자)로도 행동하며, 반대로 전자 같은 물질 입자도 파동성을 갖는다는 파동–입자 이중성을 보았습니다. 이 이중성은 하나의 통일된 이론을 요구했고, 그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입니다. 양자역학은 파동성과 입자성을 하나의 일관된 틀 안에 담아, 원자 정도로 작은 미시 입자의 세계를 성공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 Heisenberg — 1925년 행렬역학(matrix mechanics)을 제시했습니다.
- Schrödinger — 1926년 파동역학(wave mechanics)을 제시했습니다.
- Born — 1926년 파동함수에 대한 확률해석을 도입했습니다. 앞서 행렬역학의 정식화에도 Born · Jordan이 함께 참여했고, 그밖에 Dirac · Pauli 등 여러 물리학자가 이론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 서로 다른 언어처럼 보이던 행렬역학과 파동역학은 1926년경 본질적으로 동등함이 제시되었고(Schrödinger, Eckart, Pauli 등), 이후 1932년 von Neumann에 의해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확립되었습니다.
이 이론 덕분에 우리는 원자 · 분자 · 원자핵, 그리고 고체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현상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원자 스펙트럼, 화학결합,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 물질의 자성, 초전도 현상 등은 모두 양자역학을 통해서만 제대로 설명됩니다. 오늘날 물리학·화학·재료과학·전자공학의 바탕을 이루는 이론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양자역학은 본질적으로 파동을 다루는 이론입니다. 미시 입자의 상태는 파동함수(wave function) $\Psi$로 기술되며, 입자의 행동을 알아내는 일은 결국 이 파동을 다루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파동의 경계 조건이 핵심 역할을 합니다. 좁은 영역에 갇힌 파동은 양 끝의 경계 조건 때문에 정상파(standing wave)만 허용되고, 그 결과 입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불연속적인 값(양자화)으로 제한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상자 속의 입자와 단조화 진동자(simple harmonic oscillator) 모형이 이 장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 논의는 40장에서 다룬 Planck의 흑체복사(40.1절)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역사적으로는 순서가 반대인데, Planck가 1900년에 진동자의 에너지를 $\varepsilon = h\nu$로 양자화해 흑체복사식을 먼저 유도했고(이는 양자역학 이전의 구양자론에 해당합니다), 완성된 양자역학은 그 뒤에 나왔습니다. 양자역학의 양자조화진동자 에너지 준위 $E_n = \left(n + \tfrac{1}{2}\right)\hbar\omega$는 Planck가 흑체복사 유도에 도입한 에너지 양자화를 뒷받침하며($\tfrac{1}{2}\hbar\omega$의 영점에너지가 추가됩니다), 전자기장을 조화진동자 모드로 양자화하면 Planck의 복사법칙이 재현됩니다. 이 연결 고리도 이 장에서 함께 살펴봅니다.
먼저 41.1절에서 파동함수 $\Psi$의 의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Psi$는 확률진폭(probability amplitude)이며, 그 절댓값의 제곱 $|\Psi|^2$이 입자를 발견할 확률밀도를 준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41.1 양자 역학의 해석
40장에서 보았듯 물질과 전자기 복사는 현상에 따라 입자로도 파동으로도 나타납니다. 광전효과·콤프턴 효과는 광자(입자)를, 간섭·회절은 파동을 요구합니다. 양자역학은 두 얼굴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며, 이를 잇는 연결 고리가 확률(probability)입니다.
이 절은 익숙한 전자기 복사를 광자 관점에서 출발시켜, 파동을 규정하는 양에서 확률이 어떻게 등장하는지 따라갑니다.
전자기 복사에서 확률이 등장하는 방식
진동수 $\nu$의 빛을 광자들의 흐름으로 보고, 작은 부피 요소 안에서 광자 하나를 발견할 확률을 다음 세 비례 관계로 잇습니다.
- 단위 부피당 광자를 발견할 확률밀도 $\propto$ 단위 부피당 광자 수 $N/V$ — 광자가 촘촘한 곳일수록 만날 가능성이 크다.
- $N/V \propto$ 복사 세기 $I$ [W/m²] — 광자 하나의 에너지 $E_\gamma = h\nu$가 일정하므로 세기가 클수록 광자가 빽빽하다.
- $I \propto$ 전기장 진폭의 제곱 $E^2$ — 고전 전자기학의 사실. (여기 $E$는 전기장 진폭[V/m]으로, 광자 에너지 $E_\gamma = h\nu$와 문자만 같고 다른 양이다.)
파동을 규정하는 양(전기장 진폭 $E$)의 제곱이 곧 광자를 발견할 확률밀도를 준다.
이 관계가 물질 입자 이야기의 원형입니다. 전기장 $E \leftrightarrow$ 파동함수 $\Psi$, 세기 $E^2 \leftrightarrow$ 확률밀도 $|\Psi|^2$로 대응됩니다. ($E$는 실수라 $E^2$을, $\Psi$는 복소수라 $|\Psi|^2$을 쓴다.)
전자기파에서 물질 입자로 — 파동함수의 등장
빛만 이중성을 갖는 게 아닙니다. 전자 같은 물질 입자도 드브로이 파장 $\lambda = h/p$의 물질파를 가지며, 전자 회절에서 파동의 얼굴을 드러냅니다 — 빛과 완전히 대칭입니다.
그래서 “파동을 규정하는 양의 제곱 $\propto$ 입자를 발견할 확률밀도”가 물질 입자에도 성립하리라 추정합니다. 단, 전자기파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 — 무엇이 측정 가능한 양인가 — 이 있습니다.
- 전기장 $E$ [V/m]는 그 자체로 측정 가능한 물리량이다.
- 물질파(드브로이 파)의 진폭은 직접 측정되지 않는다. 측정되는 것은 그 제곱이 주는 “입자를 어디서 발견하는가”라는 확률(확률밀도)뿐이다.
이 차이의 정확한 의미는 아래 접힌 상자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왜 드브로이 파의 진폭은 ‘측정량’이 아니고, 전기장은 ‘측정량’인가? Q1. 파동함수 진폭이 ‘측정하는 물리량이 아니다’의 의미 · Q2. 전기장은 정말 측정 가능한가, 무슨 계측기로? · Q3. 전기장도 ‘직접’ 재는 게 아니라 효과를 재서 역산하는 것 아닌가?
Q1. “드브로이 파의 진폭이 측정하는 물리량이 아니다”는 무슨 뜻인가?
계측기 바늘로 직접 읽어낼 수 있는 값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입자를 기술하는 파동함수 $\Psi$는 일반적으로 복소수이고 임의의 위상을 가지며, 어떤 실험도 $\Psi$라는 값 자체를 출력하지 않습니다. 실험이 언제나 내놓는 것은 확률밀도 $|\Psi|^2$(그 자리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 또는 그로부터 계산되는 기댓값 같은 실수 관측량뿐입니다. 그래서 $\Psi$는 ‘측정량’이 아니라, 확률을 계산하기 위한 보조적·수학적 장(場)이라고 이해합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실이 전역 위상(global phase)의 임의성입니다. $\Psi$에 크기 1인 위상 인자 $e^{i\varphi}$를 곱해 $\Psi \to e^{i\varphi}\Psi$로 바꾸어도 $|\Psi|^2 = |e^{i\varphi}\Psi|^2$이 그대로여서 모든 관측 결과가 완전히 같습니다. 즉 $\Psi$의 전역 위상은 물리를 바꾸지 않으므로, $\Psi$ 자체는 측정으로 결정되는 실재량이 아닙니다. (다만 두 파동의 상대 위상은 다릅니다 — 그것은 간섭·회절, 즉 이 절의 출발점인 전자 회절을 만드는 물리적으로 관측 가능한 양입니다.)
Q2. 전기장이 측정 가능하다는 게 정말인가? 무슨 계측기로?
그렇습니다. 전기장 $E$ [V/m]은 공간 각 점에 실재하는 국소 물리량으로, 그 자리에 놓인 시험 전하가 받는 힘 $\mathbf{F} = q\mathbf{E}$로 정의되고 검출됩니다. 실제 계측 방법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안테나·다이폴/필드 프로브 — 전파(RF) 대역에서는 진동하는 전기장 $E(t)$ 자체가 도체에 유도하는 전압·전류를 측정해 장을 직접 읽습니다.
- 전기광학(포켈스) 센서 — 광학 대역에서는 전기장에 비례해 결정의 굴절률이 바뀌는 효과를 이용해 장을 측정합니다.
- 정적·저주파 장 — 이 경우엔 전위차를 재는 전압계로도 알 수 있습니다(전기장은 전위의 공간 변화율 $\mathbf{E} = -\nabla V$). 단, 이 절의 $E$는 진동수 $\nu$로 진동하는 전자기파의 전기장 진폭이라, 이런 파동은 위의 안테나·포켈스 방식으로 잽니다.
즉 전기장은 원리적으로도 실험적으로도 그 값을 읽어낼 수 있는 양입니다. 바로 이 측정 가능성(관측 가능량이라는 점)이 드브로이 파의 진폭과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다만 ‘직접’이라는 말의 뉘앙스는 아래 Q3에서 더 정확히 다듬습니다.)
Q3. 그런데 전기장도 ‘직접’ 재는 게 아니라, 관련된 효과를 재서 역산하는 것 아닌가?
맞는 지적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어떤 측정도 값을 곧바로 읽어내지 않습니다. 자로 길이를 잴 때도 빛·접촉을 매개로 하듯, 전기장 $E$ [V/m]도 언제나 그 효과를 재서 역산합니다 — 시험 전하가 받는 힘($E = F/q$), 안테나·프로브에 유도된 전압·전류, 포켈스 센서에서 결정의 굴절률(위상) 변화 등 (Q2에서 든 계측 예들이 바로 이 ‘효과를 통한 역산’의 사례입니다). 그러니 “$E$는 직접 재고 $\Psi$는 못 잰다”는 이분법은 부정확합니다 — 둘 다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차이는 ‘직접이냐’가 아니라 “관측 가능량(observable)인가”, 즉 하나의 확정된 실재값으로 존재하고 실험이 그 값을 되돌려 주느냐입니다. 여기서 전기장 $E$와 파동함수 $\Psi$는 셋으로 갈립니다.
- 단일 시스템에서 확정값이 나오는가 — $E$는 한 번의 측정이 한 점에서 부호까지 포함한 확정된 실수값을 재현성 있게 줍니다. 반면 $\Psi$는 입자 하나를 한 번 재면 검출 ‘딸깍’ 하나만 나올 뿐, 그건 $\Psi$도 $|\Psi|^2$도 아닙니다. 똑같이 준비한 입자 여럿(앙상블)을 모아야 비로소 $|\Psi|^2$ 분포가 드러납니다.
- 법칙에 직접 들어가는가 — $E$는 로런츠 힘·맥스웰 방정식에 그 자체가 등장하는 물리량입니다. $\Psi$는 어떤 힘 법칙에도 측정량으로 등장하지 않는 계산용 보조장이며, 실험과 이어지는 건 $|\Psi|^2$·기댓값 같은 실수뿐입니다.
- 결정되지 않는 자유도가 있는가 — $E$는 값(크기·부호)이 실험으로 완전히 고정됩니다. $\Psi$는 전역 위상이 원리적으로 절대 결정되지 않습니다($\Psi$와 $e^{i\varphi}\Psi$를 구별하는 실험은 없습니다).
매듭짓자면, 더 정확한 서술은 “$E$는 직접 측정된다”가 아니라 “$E$는 관측 가능량(observable)이고, $\Psi$는 관측 가능량이 아니다 — 관측 가능한 것은 $|\Psi|^2$·기댓값 같은 실수뿐”입니다.
| 구분 | 전기장 $E$ (전자기파) | 파동함수 $\Psi$ (물질파) |
|---|---|---|
| 관측 가능량(observable)인가 | 예 — 효과를 통해 값이 완전히 고정됨 | 아니오 — 관측 가능한 것은 $|\Psi|^2$뿐 |
| 수의 종류 | 실수 | 일반적으로 복소수 · 임의 위상 |
| 실험이 출력하는 것 | $E$(원리적으로 측정 가능) — RF에서는 직접, 빛에서는 세기 $E^2$(광자 계수)로 | $|\Psi|^2$ (확률밀도)뿐 |
| 계측 예 | 필드 프로브 · 포켈스 센서 (저주파는 전압계) | 없음 ($\Psi$를 직접 재는 장치는 없음) |
이 차이를 받아들이면 물질 입자의 비례식이 나옵니다. $I \propto E^2$의 자리에, 물질에서는 $|\Psi|^2$($\Psi$가 복소수이므로 절댓값의 제곱)이 곧 단위 부피당 입자를 발견할 확률입니다.
입자를 나타내는 이 파동의 진폭(장)을 확률진폭(probability amplitude) 또는 파동함수(wave function) $\Psi$라 한다. $\Psi$는 직접 측정되지 않고, $|\Psi|^2$만 확률밀도로서 실험과 이어진다.
이렇게 전자기파의 원형을 대칭성으로 옮겨 파동함수 $\Psi$에 도달했습니다. 남은 일은 $\Psi$의 정식 성질 — $|\Psi|^2$의 정의, 확률 총합이 1이 되는 규격화, 관측량의 기댓값, 그리고 코펜하겐 해석 — 입니다.
파동함수 Ψ — 공간 부분과 시간 부분
파동함수는 계 전체를 기술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계의 (복소) 파동함수 $\Psi$는 그 계에 속한 모든 입자의 위치와 시간의 함수로 씁니다.
여기서 $\vec r_j$는 계의 $j$번째 입자의 위치, $t$는 시간(파라미터)입니다. 입자가 하나뿐이고 1차원 문제라면 흔히 $\Psi(x,t)$로 단순화되며, 이 절에서도 대부분 한 입자 표기를 씁니다.
시간·공간의 분리 — 정상상태로 가는 길
물리적으로 중요한 많은 경우, 파동함수는 위치에만 의존하는 부분과 시간에만 의존하는 부분의 곱으로 깔끔하게 분리됩니다. 한 입자 표기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omega$는 각진동수(단위 rad/s), $E$는 계의 에너지입니다. (앞 절에서 나온 전기장 $E$나 광자 에너지 $E_\gamma$와는 다른 양 — 여기서 $E$는 이 파동함수로 기술되는 계 전체의 에너지를 뜻합니다.) 그래서 시간 부분은 단순히 $e^{-iEt/\hbar}$로 정해집니다.
위 식의 $\vec r$는 위치 변수 전체를 대표로 줄여 쓴 한 입자 표기입니다. 입자가 여러 개인 계에서는 앞의 다입자 표기 $\Psi(\vec r_1,\dots,\vec r_j;t)$처럼 공간 부분 $\psi$가 계의 모든 입자 위치 $\vec r_1,\vec r_2,\dots,\vec r_j$를 함께 담습니다. 일반형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입자가 몇 개든 시간 위상은 계 전체에 하나뿐인 $e^{-iEt/\hbar}$입니다. 계 전체를 하나의 파동함수 $\Psi$가 기술하고, 정상상태는 잘 정의된 하나의 총에너지 $E$를 가지므로 계 전체가 공유하는 하나의 위상으로 시간 발전합니다. (시간 발전이란 파동함수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해 가는 것을 뜻하며, 지배 방정식은 시간의존 슈뢰딩거 방정식 $i\hbar\,\partial\Psi/\partial t=\hat H\Psi$입니다. 여기서 $\hat H$는 계의 총에너지에 대응하는 연산자(해밀토니안)로, 자세한 형태와 풀이는 41.4절에서 다룹니다. 정상상태에서는 공간 모양은 그대로 둔 채 위상 $e^{-iEt/\hbar}$만 각진동수 $\omega=E/\hbar$로 복소평면에서 시계 방향($-\omega t$)으로 회전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E$는 개별 입자가 아니라 계 전체의 총에너지입니다.) 비상호작용 곱상태에서는 이 위상이 $\prod_j e^{-iE_j t/\hbar}$로 쪼개지기도 하지만, $E=\sum_j E_j$이라 결국 단일 위상 $e^{-iEt/\hbar}$와 똑같습니다. 다만 입자들이 상호작용하면 개별 $E_j$ 자체가 정의되지 않아 총에너지 $E$만 뜻을 가집니다.
입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 공간 부분 $\psi$는 $\vec r_1,\vec r_2,\dots$의 곱으로 더 이상 인수분해되지 않지만, 시간과 공간의 분리 자체는 여전히 성립합니다 — 그것이 바로 정상상태의 정의입니다.
계의 퍼텐셜 에너지(위치 에너지) $U$가 시간에 무관하고, 계 입자들의 위치에만 의존할 때 ($U=U(\vec r)$, $\partial U/\partial t=0$), 이런 분리형 해(정상상태)가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상태는 이런 정상상태들의 중첩 $\Psi=\sum_n c_n\,\psi_n(\vec r)\,e^{-iE_n t/\hbar}$으로 표현됩니다. (여기서 $n$은 입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상상태(에너지 준위)를 가리킵니다.) (흔히 ‘퍼텐셜’이라 줄여 부르지만, 정확히는 위치 에너지 $U$를 뜻합니다 — 전위 $V$ [V]와는 다른 양입니다.)
$\Psi(\vec r,t)$ (대문자 프사이) = 시간까지 포함한 전체 파동함수.
$\psi(\vec r)$ (소문자 프사이) = 시간을 뺀 공간 파동함수.
위 분리형에서는 이 둘이 $\Psi=\psi\,e^{-i\omega t}$로 이어집니다.
이때 중요한 정보는 모두 공간 부분 $\psi(\vec r)$에 담깁니다. 시간 부분은 그저 $e^{-i\omega t}$로 회전하는 위상일 뿐이므로, 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공간 파동함수 $\psi$를 구하고 해석하는 일이 됩니다. 뒤이어 다룰 상자 속 입자 문제도 결국 $\psi(\vec r)$를 찾는 문제입니다.
ψ의 성질과 확률밀도 |Ψ|²
공간 파동함수 $\psi$는 일반적으로 복소수 값을 가집니다. 그러나 그 켤레복소수와의 곱 $\psi^{*}\psi=|\psi|^2$은 언제나 실수이며 음이 될 수 없습니다($\ge 0$). 확률은 실수이고 음수일 수 없으므로, 확률과 이어지는 양은 $\Psi$ 자체가 아니라 바로 이 절댓값 제곱입니다.
즉 파동함수의 절댓값 제곱 $|\Psi|^2$은 주어진 위치와 시간에서 단위 부피당 입자를 발견할 확률(확률밀도)에 비례합니다. 이 하나의 함수가 입자 운동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앞의 분리형을 넣어 보면, 시간 부분의 크기가 항상 1이므로($|e^{-i\omega t}|=1$) 시간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따라서 이런 계에서는 확률밀도가 시간에 무관합니다. 위상 $e^{-i\omega t}$는 돌고 있어도 입자를 발견할 확률의 분포는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를 정상상태(stationary state)라고 부르는데, 규격화와 함께 다음 항목에서 이어 다룹니다.
양자와 고전이 만나는 곳 — 대응 원리
지금까지의 확률적 해석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닙니다. 파동함수를 확률과 잇는 확률해석은 1926년 Max Born이 처음 제시했고(이 페이지 ‘들어가며’에서 밝힌 그 1926년입니다), 같은 1926년 Schrödinger는 파동함수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기술하는 파동방정식(슈뢰딩거 방정식)을 내놓았습니다.
양자역학의 개념들은 낯설고 이상해 보이지만, 실은 고전물리의 착상에서 자라난 것입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을 거시세계에 적용하면 그 결과는 본질적으로 고전역학과 같아집니다. 이것이 대응 원리(correspondence principle)의 취지입니다 — 새 이론은 옛 이론이 잘 통하던 영역에서 옛 이론을 재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양자와 고전이 만나는 경계는 드브로이 파장 $\lambda=h/p$가 계의 크기에 비해 충분히 작을 때 나타납니다. 파장이 물체보다 터무니없이 작으면 파동성이 드러날 여지가 없어, 입자는 그저 “고전적인 알갱이”처럼 행동합니다.
질량 $m\approx0.145\ \text{kg}$, 속력 $v\approx40\ \text{m/s}$인 야구공의 드브로이 파장은
$$\lambda=\frac{h}{mv}=\frac{6.63\times10^{-34}\ \text{J·s}}{(0.145\ \text{kg})(40\ \text{m/s})}\approx1.1\times10^{-34}\ \text{m}$$이 값은 원자핵($\sim10^{-15}\ \text{m}$)보다도 압도적으로 작습니다. 어떤 실험 장치로도 이렇게 짧은 파장의 파동성을 드러낼 수 없으므로, 야구공의 운동은 고전역학으로 충분히 기술됩니다. 반면 원자 속 전자는 드브로이 파장이 $\sim10^{-10}\ \text{m}$로 원자 크기와 비슷하여, 파동성을 무시할 수 없고 양자역학이 필수가 됩니다.
| 거시세계 (야구공) | 미시세계 (원자 속 전자) | |
|---|---|---|
| 드브로이 파장 $\lambda$ | $\sim10^{-34}\ \text{m}$ | $\sim10^{-10}\ \text{m}$ |
| 계의 크기와 비교 | $\lambda\ll$ 크기 | $\lambda\approx$ 크기 |
| 파동성 관측 | 불가능 | 뚜렷함 |
| 적절한 기술 | 고전역학 | 양자역학 |
자유 입자의 파동함수 — $\psi(x)=Ae^{ikx}$
드브로이 관계 $p=h/\lambda$는 입자의 운동량과 파장을 잇습니다. 이 관계를 이용해 가장 단순한 계 — 자유 입자(free particle) — 의 파동함수를 적어 봅시다.
어떤 힘도 받지 않는 이상적인 자유 입자가 정확한 운동량 $p_x$를 가진다면, 그 파동함수는 찌그러지거나 변조되지 않은 고른 사인파로 $x$축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 있습니다. 이 상태의 공간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k$는 파수(wave number)로, 단위 길이당 위상이 얼마나 도는지를 나타내며 $k=2\pi/\lambda$ [rad/m]로 정의됩니다(40.6절 양자입자에서 다룬 것과 같은 양입니다). 드브로이 관계와 결합하면
가 되어, 파수 $k$가 곧 운동량 $p_x$를 담습니다. 이 파동함수의 확률밀도를 계산해 보면 $|\psi|^2=\psi^{*}\psi=|A|^2$로 위치에 전혀 무관한 상수입니다. 즉 입자를 $x$축 어디서나 똑같은 확률로 발견하게 됩니다 — 운동량이 완전히 확정되면 위치는 완전히 퍼진다는 40.8절 불확정성 원리의 극단적 사례입니다.
확률 해석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파동함수 $\psi$ 자체는 측정되지 않지만, 그 절댓값 제곱 $|\psi|^2$은 측정으로 이어집니다. $\psi$가 한 입자를 나타낸다면 $|\psi|^2$은 주어진 점에서 단위 부피당 그 입자를 발견할 확률(확률밀도)이고, 그 점을 둘러싼 작은 부피요소 $dV$에 대해
가 됩니다(1차원이라면 $|\psi|^2\,dx$). 즉 확률밀도에 부피를 곱해야 비로소 실제 확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온 공간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을 모두 더하면 반드시 1이어야 할 텐데($\int|\psi|^2\,dV=1$), 이 요구가 바로 다음 항목의 규격화(normalization)입니다.
1차원 파동함수와 기댓값
앞의 부피요소 논의를 1차원 계로 좁혀 봅시다. 입자가 $x$축에서만 움직이면 부피요소가 $dV\to dx$가 되어, 확률은 다음처럼 주어집니다.
여기서 $P(x)=|\psi(x)|^2$는 확률밀도(probability density) — 단위 길이당 확률 — 이고, $P(x)\,dx$는 위치 $x$와 $x+dx$ 사이의 좁은 구간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입니다.
입자의 위치를 완전히 정할 수는 없지만, 확률밀도 $|\psi|^2$로 확률적으로 기술할 수 있습니다. 입자가 유한 구간 $a\le x\le b$ 안에 있을 확률은 그 구간에서 확률밀도를 적분한 값입니다.
이 적분값은 곧 그 구간에서 곡선 $|\psi|^2$ 아래의 넓이입니다. 예컨대 그 값이 0.3이면, 해당 구간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이 30%라는 뜻입니다.
입자는 $x$축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하므로, 온 구간에 걸친 확률을 모두 더하면 1이 되어야 합니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파동함수를 규격화되었다(normalized)고 합니다. 규격화란 결국 “그 입자가 공간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률의 언어로 못박은 것입니다 (3차원 일반형은 $\int|\psi|^2\,dV=1$).
전자기장·전자기파의 장(場)이 맥스웰 방정식을 만족하듯, 물질의 확률진폭인 파동함수 $\psi$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족합니다(그 형태와 풀이는 41.4절에서 다룹니다). $\psi$ 자체는 직접 측정하는 물리량이 아니지만, 입자의 중요한 역학적 정보(에너지·운동량 등)는 모두 $\psi$를 통해 얻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댓값(expectation value)입니다. 같은 상태의 입자를 여러 번 측정할 때 입자가 발견되는 평균 위치 $\langle x\rangle$는, 규격화된 $\psi$에 대해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위치 $x$를 확률밀도 $|\psi|^2$로 가중평균한 것($\int x\,P(x)\,dx$)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 일반적으로 위치의 임의 함수 $f(x)$의 기댓값도 같은 방식으로 구합니다.
파동함수 ψ가 갖춰야 할 수학적 성질
확률 해석($P=|\psi|^2$·규격화·기댓값)이 앞뒤가 맞으려면, 파동함수 $\psi$가 아무 함수나 될 수는 없고 몇 가지 수학적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 조건들은 뒤 41.4절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의 여러 수학적 해 가운데 물리적으로 의미 있는 해만 골라내는 경계조건으로 쓰입니다.
- 복소수/실수. $\psi$는 일반적으로 복소수 값을 갖습니다. 다만 계에 따라 실수로 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실수 퍼텐셜 속의 속박된 비축퇴 정상상태(예: 무한 우물·조화진동자의 정지파형)에 한합니다. 반면 앞서 본 자유 입자 $\psi=Ae^{ikx}$처럼 진행파형 상태는 복소수로 남습니다(같은 에너지의 $e^{\pm ikx}$가 겹치는 축퇴 상태). 어느 쪽이든 관측과 이어지는 것은 파동함수 자체가 아니라 확률밀도 $|\psi|^2$입니다.
- 단일값(single-valued). 공간의 각 점에서 $\psi$는 오직 하나의 값만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그 점의 확률밀도 $|\psi|^2$이 유일하게 정해집니다.
- 유한(finite). $\psi$는 어디서도 무한대로 발산하지 않아야(유계) 합니다. 그래야 확률밀도 $|\psi|^2$이 물리적으로 의미를 가집니다.
- 연속(continuous). $\psi$는 연속함수여야 합니다. 나아가 퍼텐셜 에너지 $U$가 유한한 곳에서는 그 도함수 $d\psi/dx$도 연속(매끄러움)이어야 합니다. 단, $U$가 무한대인 벽 같은 특수한 경계에서는 도함수 $d\psi/dx$의 불연속이 허용됩니다(41.2·41.4절에서 봅니다).
- 규격화 가능(제곱적분 가능, square-integrable). 적분 $\int |\psi|^2\,dx$(3차원이면 $\int|\psi|^2\,dV$)가 유한해서 규격화($\int|\psi|^2\,dx=1$)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통 $x\to\pm\infty$에서 $\psi\to 0$이어야 합니다. 앞서 본 자유 입자 $\psi=Ae^{ikx}$가 규격화되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 조건을 어긴 이상화였기 때문입니다.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psi$를 물리적으로 허용되는(잘 정의된) 파동함수라 부릅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 중에서 이 조건들을 통과하는 것만이 실제 물리 상태를 기술합니다.
- 코펜하겐 해석
41.2 상자 속의 입자
41.1절에서 파동함수 $\psi$와 그 확률 해석, 그리고 $\psi$가 갖춰야 할 연속성·벽 밖에서 0이라는 조건을 세웠습니다. 이제 이 조건들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를 가장 단순한 갇힌 계 — 폭이 정해진 상자 안에 갇힌 입자 — 에서 확인합니다. 놀랍게도 이 단순한 계에서 에너지가 저절로 띄엄띄엄해지는 양자화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옵니다.
고전적인 상자 속 입자
먼저 고전역학의 그림부터 봅시다. 1차원 계에서 폭 $L$의 상자 속 입자를 생각합니다. 질량이 $m$인 입자가 $x$방향으로 속력 $v$로 오른쪽으로 가다가 벽에 부딪혀 되튕겨 왼쪽으로, 다시 반대쪽 벽에서 되튕겨 오른쪽으로 — 상자 안을 왕복합니다.
벽과의 충돌이 완전 탄성이라면 충돌 전후로 운동에너지와 운동량의 크기가 보존됩니다(방향만 뒤집힐 뿐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고전역학에서는 이 입자의 운동량이나 에너지 값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상자가 아무리 좁아도 입자는 연속적으로 아무 값의 속력·에너지나 가질 수 있습니다. 다음에 볼 양자역학의 결론과 정면으로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양자역학: 무한 퍼텐셜 우물
양자역학에서는 입자를 파동함수로 다루므로, 이 상황에서는 주어진 조건에 맞는 적당한 파동함수를 찾는 일이 문제 풀이의 전부가 됩니다. 그러려면 상자를 어떻게 모형화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입자가 벽을 결코 투과할 수 없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벽 바깥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진폭, 즉 파동함수 $\psi(x)$는 0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psi(x)$는 $0 < x < L$ 인 상자 안에서만 0이 아니고, 그 밖에서는 모두 0입니다.
입자를 상자 안에 완전히 가두는 이 상황은, 벽을 위치 에너지 $U=\infty$로 두는 것과 같습니다. 입자가 무한대의 에너지를 가질 수는 없으므로, 입자는 반드시 상자 안($0 < x < L$)에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벽이 무한히 높은 퍼텐셜로 둘러싼 모형을 무한 퍼텐셜 우물(infinite potential well)이라 부릅니다.
경계조건과 파장의 양자화
상자 안($0 < x < L$)에서는 입자에 아무 힘도 작용하지 않으므로, 파동함수는 자유 입자처럼 사인·코사인의 조합 $A\sin kx + B\cos kx$로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 벽에서 $\psi(0)=0$이어야 하는데 코사인 항은 $\psi(0)=B\neq0$이라 경계조건을 어기므로 $B=0$ — 즉 사인 항만 살아남습니다. 따라서
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lambda$는 입자의 드브로이 파장입니다. 이 형태는 $x=0$을 넣으면 $\sin 0=0$이 되어 $\psi(0)=0$을 자동으로 만족합니다.
이제 41.1절에서 세운 조건 — 파동함수는 연속이고 벽 밖에서는 0 — 을 벽에 적용합니다. 벽 바깥에서 $\psi(x)=0$인데 $\psi(x)$가 연속이려면, 두 벽에서 파동함수 $\psi(x)$가 0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이 계의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입니다.
$\psi(0)=0$은 위에서 사인 꼴을 택한 것으로 이미 충족됐습니다. 남은 조건 $\psi(L)=0$을 대입하면 파장이 아무 값이나 될 수 없게 됩니다.
사인이 0이 되는 곳은 각이 $\pi$의 정수배($0,\pi,2\pi,\dots$)일 때뿐이므로 $2\pi L/\lambda=n\pi$가 나옵니다. 여기서 $n=0$이면 $\psi(x)\equiv0$이 되어 입자가 아무 데도 없는 셈이라 물리적 상태가 될 수 없으므로 제외하고, $n=1,2,3,\dots$ 만 허용됩니다. 이렇게 상자에 들어맞는 파장이 띄엄띄엄한 값 $\lambda=2L/n$ 으로만 허용되는 것 — 이것이 파장의 양자화입니다.
여기서 등장한 정수 $n$을 양자수(quantum number)라고 부릅니다. 허용된 파장 $\lambda=2L/n$을 다시 파동함수에 넣어 정리해 봅시다. $\dfrac{2\pi}{\lambda}=2\pi\cdot\dfrac{n}{2L}=\dfrac{n\pi}{L}$ 이므로,
가 됩니다. 정수 $n$마다 서로 다른 정상파 꼴의 파동함수가 상자 안에 허용되는 셈입니다 ($n=1$은 반파장 하나, $n=2$는 반파장 둘, ...). 이것이 양자화의 출발점입니다. 각 $n$에 대응하는 에너지 $E_n$과 그로부터 나오는 영점 에너지는 바로 이 파장 양자화의 결과이며, 이어서 다룹니다.
운동량과 에너지의 양자화
경계조건이 파장을 $\lambda=2L/n$으로 양자화했다는 사실은, 곧바로 입자의 운동량 $p_n$과 에너지 $E_n$이 함께 양자화됨을 뜻합니다. 먼저 드브로이 관계 $p=h/\lambda$에 양자화된 파장을 넣어 봅시다. 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 $L$은 상자의 폭, $n$은 양자수입니다.
이렇게 운동량이 $n$에 비례하는 불연속 값으로만 허용됩니다. 다음으로 에너지를 구합니다. 무한 퍼텐셜 우물 안에서는 퍼텐셜 에너지가 $U=0$이므로, 입자의 전체 에너지는 운동에너지뿐입니다. 비상대론적으로 $E_n=\tfrac12 m v_n^2=\dfrac{p_n^{\,2}}{2m}$이고($m$은 입자의 질량), 위의 $p_n$을 대입하면
중간 단계로 $\left(\dfrac{nh}{2L}\right)^{\!2}=\dfrac{n^2h^2}{4L^2}$를 $2m$으로 나누어 $\dfrac{n^2h^2}{8mL^2}$가 됩니다. 정리하면
이로써 갇힌 입자의 운동량과 에너지가 모두 불연속적인 값으로 양자화됩니다. 특히 $E_n\propto n^2$이므로 위로 갈수록 준위 간격이 급격히 벌어지는데($E_2=4E_1$, $E_3=9E_1$), 바로 앞의 에너지 준위 도표가 이 $n^2$ 규칙을 그림으로 보여 준 것입니다. 에너지 단위로는 원자·전자 규모에서 $\mathrm{eV}$가, 핵 규모에서 $\mathrm{MeV}$가 자연스럽습니다.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인 $n=1$을 바닥상태(ground state), 그보다 높은 $n>1$인 상태들을 들뜬상태(excited state)라 부릅니다. 예를 들어 $n=2$인 $E_2=4E_1$이 첫 번째 들뜬상태입니다.
왜 $n=0$은 안 되는가 — 영점 에너지
식만 보면 $n=0$을 넣어 $E_0=0$인 상태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겹칩니다. 첫째, $n=0$이면 $\psi(x)=A\sin(0)\equiv0$이 되어 파동함수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는 입자가 상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둘째, $E_0=0$은 운동에너지가 0, 곧 운동량이 정확히 $p=0$이라는 뜻이어서 입자가 완전히 정지해 있음을 의미합니다.
양자역학에서 갇힌 입자는 결코 정지해 있을 수 없습니다. 허용되는 가장 낮은 상태는 $n=1$이며, 그 에너지 $$E_1=\frac{h^2}{8mL^2}>0$$ 는 결코 0이 되지 않는 유한한 값입니다. 이 최소 에너지를 영점 에너지라 하며, 위치가 폭 $L$의 상자 안으로 제한되면 운동량이 정확히 0일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40.8절)와도 정확히 맞물립니다.
41.3 경계 조건에서의 입자
41.2절에서 상자 속 입자의 에너지가 저절로 띄엄띄엄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절에서는 그 배경에 있는 공통 원리를 한 발 물러서서 정리합니다. 요점은 하나입니다 — 파동이 실린 계에서 어떤 파장이 허용되는지를 알려면, 우리는 항상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을 써야 합니다. 이는 줄에 실린 고전적인 파동이든, 양자 입자의 물질파이든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입니다.
같은 규칙, 두 사례
① 양 끝이 고정된 줄. 기타 줄처럼 양 끝이 단단히 묶인 줄을 튕기면 정상파(standing wave)가 섭니다. 이때 가장 기본적인 경계조건은 양 끝에서 줄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 즉 그 지점의 변위가 0이라는 것입니다. 줄은 오직 이 조건을 만족하는 모양으로만 진동할 수 있습니다.
② 상자 속 입자. 41.2절의 무한 퍼텐셜 우물에서는 입자가 벽을 투과할 수 없으므로, 벽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이 0이어야 합니다. 확률밀도가 $|\psi|^2$이므로, 이는 양 끝(벽)에서 $|\psi|^2=0$, 곧 파동함수 $\psi=0$이라는 경계조건이 됩니다. 줄의 “변위가 0”에 정확히 대응하는 조건입니다.
양 끝 고정된 줄 → 끝에서 변위 = 0. 상자 속 입자 → 벽에서 $\psi=0$(따라서 $|\psi|^2=0$). 서로 다른 계이지만 “경계에서 어떤 양이 0”이라는 형식이 똑같아서, 뒤따르는 결과도 똑같아집니다.
공통 결과: 양자화된 정상파
경계조건은 아무 파장이나 허용하지 않습니다. 끝에서 0이 되는 모양은 딱 맞아떨어지는 파장들뿐이라, 두 경우 모두 허용 파형이 $\lambda=2L/n$인 정상파들의 열($n=1,2,3,\dots$)로 나옵니다. 마디 수가 하나씩 늘어나는 공간 파형(모양)은 줄의 하모닉스와 똑같습니다 — 줄에서는 기음·배음, 상자 속 입자에서는 41.2절의 $\psi_n$.
공간 파형은 같아도 진동수·에너지의 간격은 다릅니다. 줄은 파속이 일정해 $f_n = \dfrac{v}{\lambda_n} = n\,f_1$ — 기본진동의 정수배(등간격)입니다. 반면 상자 속 입자는 $\lambda\to p\to E$를 거치며 $E_n\propto n^2$이 되어(41.2절: $E_2=4E_1,\ E_3=9E_1$), $f_n=E_n/h\propto n^2$ — 정수배도 등간격도 아니고 위로 갈수록 벌어집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진동수가 무엇과 연결되는가에 있습니다. 양자계에서는 진동수가 에너지와 직접 이어집니다($E=hf$). 따라서 진동수의 양자화는 곧바로 에너지의 양자화를 뜻합니다. 반면 줄은 고전계여서 진동수는 양자화되지만, 그 자체를 “에너지 양자화”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 줄의 진동 에너지는 진폭을 조절해 연속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구분 | 양 끝 고정된 줄 | 상자 속 입자 |
|---|---|---|
| 진동·파동하는 것 | 줄의 변위 $y(x)$ | 파동함수 $\psi(x)$ |
| 경계에서 0이 되는 양 | 변위 (끝에서 움직이지 않음) | $\psi$ (따라서 확률밀도 $|\psi|^2$) |
| 양자화되는 양 | 파장 $\lambda$ · 진동수 $f$ | 파장 $\lambda$ · 운동량 $p$ · 에너지 $E$ |
| 진동수와 에너지 | 직접 연결 아님(진폭으로 에너지 조절) | $E=hf$ — 진동수 양자화 = 에너지 양자화 |
| $n$에 따른 간격 | $f_n=n\,f_1$ (등간격) | $E_n\propto n^2$ (위로 갈수록 벌어짐) |
| 계의 성격 | 고전계 | 양자계 |
일반 원리 — “구속되면 양자화된다”
이제 이 모두를 한 문장의 일반 원리로 묶을 수 있습니다.
입자와 그 주변의 상호작용은 하나 이상의 경계조건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상호작용이 입자를 유한한 공간에 제한(구속)하면, 그 계의 에너지는 양자화된다.
말이 추상적이니 풀어서 읽어 봅시다. “무언가에 붙잡혀 좁은 영역에 갇힌(구속된) 입자는 에너지가 띄엄띄엄한 값(이산적)만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 갇히면 정상파만 허용된다. 입자가 좁은 영역에 구속되면, 그 파동함수는 영역에 딱 맞는 정상파만 될 수 있습니다(경계조건). 그래서 허용되는 파장이 몇 개로 제한됩니다.
- 파장이 제한되면 에너지도 이산적. 드브로이 관계 $\lambda = h/p$로 파장이 운동량을 정하고, 운동량이 에너지를 정하므로 — 파장이 몇 개뿐이면 운동량과 에너지도 이산적인 값들만 남습니다.
- 구속이 없으면 연속. 아무것에도 붙잡히지 않은 자유 입자는 경계조건이 없어 어떤 파장이든 허용되고, 그래서 에너지가 연속입니다. 결국 이산성(양자화)을 만드는 것은 “구속”입니다.
그렇다면 “주변과의 상호작용”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입자를 붙잡아 두는 힘(퍼텐셜)입니다. 상자 속 입자에서는 무한히 높은 벽($\psi=0$)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원자 속 전자에게는 원자핵의 전기적(쿨롱) 인력이 그 “붙잡아 두는 상호작용”입니다 — 이 인력이 만드는 퍼텐셜이 전자를 핵 주위에 구속하고, 그 결과 “멀리서 $\psi\to0$”이라는 경계조건이 생겨(딱딱한 벽 대신 부드러운 퍼텐셜이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에너지 준위가 이산적이 됩니다. 따라서 원자의 에너지 준위가 띄엄띄엄한 것도 같은 원리의 결과입니다 — 이 이야기는 42장 원자물리에서 이어집니다.
심화 — 공간 구속은 에너지를 양자화한다. 시간에 대해서도 대응될까? 푸리에 짝(공액쌍): 공간↔운동량, 시간↔에너지 · 시간에 ‘주기성’을 걸면 에너지 이산, ‘유한 수명’이면 에너지 퍼짐
핵심은 ‘푸리에 짝(공액쌍)’입니다. 공간과 운동량이 짝이고($x\leftrightarrow p$, $p=\hbar k$), 마찬가지로 시간과 에너지가 짝입니다($t\leftrightarrow E$, $E=\hbar\omega$). 이 절에서 공간에 경계조건을 걸었더니 그 짝인 운동량(따라서 에너지)이 양자화됐습니다. 같은 논리로, 시간에 어떤 조건을 걸면 그 짝인 에너지(진동수 $\omega$)가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대응 자체는 성립합니다. 다만 “시간에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결과가 세 갈래로 갈립니다.
-
(a) 시간에 대해 주기적일 때 — 에너지 이산. 계가 주기 $T$로 똑같이 되풀이되면, 그 시간 함수는 푸리에 급수로 펼쳐져 $\omega_n = \dfrac{2\pi n}{T}$ 라는 이산 진동수들만 가질 수 있습니다. $E=\hbar\omega$이므로 에너지도 이산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공간 구속에 대응되는 ‘시간판’입니다 — 공간을 유한 구간에 가두면 파수 $k$가 이산이 됐듯, 시간을 주기 $T$로 ‘되돌리면’ 진동수 $\omega$가 이산이 됩니다. (주기적으로 구동되는 계의 준에너지를 다루는 플로케(Floquet) 이론이 그 예입니다. 유한 온도 양자장론의 마츠바라(Matsubara) 진동수도 같은 수학이지만, 이쪽은 실시간이 아니라 허수시간의 주기성($\beta=\hbar/k_BT$)에서 나오는 계산 도구라는 점만 짚어 둡니다 — 이름만 소개하고 넘어갑니다.)
-
(b) 유한한 시간 동안만 존재할 때 — 에너지 퍼짐. 수명 $\tau$ 동안만 존재하는 상태라면, 에너지가 이산이 되는 게 아니라 $\Delta E \gtrsim \dfrac{\hbar}{\tau}$ 만큼 퍼집니다(불확정)(여기 $\gtrsim$는 자릿수 어림 — 40.8절의 엄밀한 하한 $\hbar/2$와 모순되지 않습니다). 이는 공간에 국한된 파동다발(wave packet)이 운동량이 퍼지는 것과 정확히 짝을 이루는 현상이고, 다름 아닌 에너지–시간 불확정성(40.8절)입니다. (불안정한 상태의 붕괴, 스펙트럼선의 자연 선폭이 그 예입니다.)
-
(c) 주의 — 보통의 속박 정상상태는 ‘시간으로는’ 갇혀 있지 않습니다. 상자 속 입자의 정상상태 $\Psi = \psi(\vec r)\,e^{-iEt/\hbar}$는 한 진동수로 영원히 지속됩니다 — 시간축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므로 ‘유한 영역에 갇힌’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단일한(뾰족한) 에너지를 갖습니다. 즉 이 절에서 이산 에너지를 만든 것은 공간 구속이며, 시간 쪽의 이산은 (c)가 아니라 (a) 시간이 주기적일 때 나타납니다.
정리: 대응은 성립합니다($t\leftrightarrow E$ 짝). 단, “유한 영역에 가둠(구속)”의 시간판은 주기성이면 에너지 이산, 유한 수명이면 에너지 퍼짐 — 이렇게 갈린다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41.4 슈뢰딩거 방정식
전자기파(광자)가 맥스웰 방정식에서 나오는 파동방정식을 만족하듯, 입자의 물질파에도 그것이 만족하는 파동방정식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그 방정식의 형태는 광자의 것과 같을 수 없습니다. 광자는 질량이 0이라 에너지–운동량 관계가 $E=pc$이지만, 입자는 질량이 있어 정지에너지 $mc^2\neq0$이고, 비상대론적 입자의 에너지는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에너지가 운동량에 어떻게 의존하느냐(분산관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광자는 에너지가 운동량에 선형($E=pc$)이지만, 입자는 제곱($E\propto p^2$)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물질파가 만족하는 파동방정식은 광자의 것과 형태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뒤에서 보듯 시간에 대해 1계인 방정식이 됩니다). 1926년 슈뢰딩거(E. Schrödinger)는 이 물질파에 맞는 적절한 파동방정식을 제안했습니다.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
앞 절에서 본 것처럼 위치 에너지 $U$가 시간에 무관할 때, 전체 파동함수는 공간 부분과 시간 부분으로 분리되고 핵심은 공간 파동함수 $\psi(\vec r)$에 담깁니다. 이 $\psi$가 만족하는 방정식이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입니다. 3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습니다($\hbar=h/2\pi$).
운동이 한 방향(예: $x$축)뿐인 1차원에서는 $\nabla^2$이 $d^2/dx^2$로 바뀝니다.
여기서 $\psi$는 공간 파동함수(41.1절의 소문자 $\psi$), $U$는 위치 에너지, $E$는 계의 전체 에너지, $m$은 입자의 질량입니다.
각 항의 의미
- 첫째 항 $-\dfrac{\hbar^2}{2m}\nabla^2\psi$ (1D: $-\dfrac{\hbar^2}{2m}\dfrac{d^2\psi}{dx^2}$) — 입자의 운동에너지에 해당합니다. (운동량 연산자 $\hat p=-i\hbar\nabla$를 넣으면 $\hat p^{\,2}/2m$이 바로 이 형태가 됩니다.)
- 둘째 항 $U\psi$ — 위치(퍼텐셜) 에너지. $U=U(\vec r)$는 위치의 함수입니다(41.1절에서 본 시간 무관 조건).
- 우변 $E\psi$ — 계의 전체 에너지 $E$.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운동에너지 $+$ 위치에너지)$\,\psi=$ (전체 에너지)$\,\psi$, 즉 에너지 보존을 연산자 형태로 쓴 것이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입니다. 더 엄밀히는 좌변 전체가 총에너지 연산자(해밀토니안 $\hat H$)를 $\psi$에 작용시킨 것이라, 이 식은 $\hat H\psi=E\psi$ 꼴의 고유값 방정식입니다(41.1에서 예고한 $\hat H$).
이 방정식의 해 $\psi$에 41.2·41.3절의 경계조건을 걸면 허용된 파동함수 $\psi_n$과 양자화된 에너지 $E_n$이 나옵니다. 실제로 무한 우물(우물 안 $U=0$)에 이 방정식을 적용하면 앞서 본 사인 해 $\psi_n=A\sin\!\left(\dfrac{n\pi x}{L}\right)$가 그대로 얻어집니다(자세한 적용은 다음 항목).
방정식을 푼다는 것 — 해가 만족해야 할 조건
계의 위치 에너지 $U$가 주어지면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 수 있고, 그 결과로 그 계의 허용된 상태의 파동함수 $\psi$와 에너지 $E$를 얻습니다. $U$는 위치에 따라 다르므로, 방정식을 공간(위치)에 대해 풀어 $\psi(\vec r)$를 구합니다. 만약 $U$가 영역마다 다르면(예: 벽 안쪽 $U=0$, 바깥 $U=\infty$), 영역별로 따로 풀어 이어 붙입니다.
실제로 $\psi$를 푸는 일은 $U$의 형태에 따라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정확히 손으로 풀리는 경우(무한 우물 · 단조화 진동자 · 수소 원자)는 오히려 소수이고, 대부분의 퍼텐셜에서는 근사법이나 수치해석에 의존합니다.
거시계에서는 고전역학으로 — 대응 원리 예시
이 파동함수를 거시계에 적용하면, 그 결과가 고전역학과 잘 일치합니다 (41.1절에서 언급한 대응 원리). 무한 우물의 결과를 거대한 구슬에 적용해 확인해 봅시다.
질량 $m=1\ \text{g}=10^{-3}\ \text{kg}$인 구슬이 폭 $L=10\ \text{cm}=0.1\ \text{m}$인 상자 속에서 $v=1\ \text{cm/s}=10^{-2}\ \text{m/s}$로 움직인다고 합시다. 드브로이 파장은 $\lambda=h/mv$이고, 무한 우물의 양자화 조건 $L=n\lambda/2$에서 양자수 $n$은
$$n=\frac{2L}{\lambda}=\frac{2mvL}{h}=\frac{2(10^{-3})(10^{-2})(0.1)}{6.63\times10^{-34}}\approx 3\times10^{27}$$(1) 에너지가 사실상 연속으로 보인다. $E_n\propto n^2$이므로 이웃 준위의 상대 간격은
$$\frac{\Delta E}{E_n}=\frac{E_{n+1}-E_n}{E_n}=\frac{2n+1}{n^2}\approx\frac{2}{n}\approx 7\times10^{-28}$$너무 촘촘해서 어떤 계측기도 준위 사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에너지는 연속으로 보입니다(양자화가 드러나지 않음).
(2) 확률이 상자 안에서 균일해진다. $|\psi_n|^2=A^2\sin^2(n\pi x/L)$은 상자 안에서 약 $3\times10^{27}$번 진동합니다(봉우리 수 $=n$). 어떤 실제 측정도 유한한 분해능 안에서 이 진동을 평균내므로, 결국 상자 안 어디서나 같은 확률 (고전적 균일 분포 $1/L$)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거시 구슬은 고전역학대로 행동합니다 — 양자역학이 거시 극한에서 고전역학을 재현합니다.
심화 — 시간에 의존하는(시간 유관) 슈뢰딩거 방정식 지금까지는 $U$가 시간에 무관한 경우의 ‘공간부’만 풀었다 · 시간까지 포함한 완전한 방정식은 $\hat H\Psi$
지금까지 다룬 것은 위치 에너지 $U$가 시간에 무관한 경우의 공간부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입니다. 시간까지 포함한 완전한 방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Psi(\vec r,t)$는 시간까지 포함한 전체 파동함수(대문자 $\Psi$)입니다. $U(\vec r)$가 시간에 무관하면 $\Psi(\vec r,t)=\psi(\vec r)\,e^{-iEt/\hbar}$로 변수분리되어, 앞의 시간 무관 방정식 $\hat H\,\psi(\vec r)=E\,\psi(\vec r)$가 그대로 나옵니다(41.1절의 정상상태). 반대로 $U$가 시간에 의존하거나 정상상태가 아니라면, 이 시간 의존식을 직접 풀어야 합니다 (41.1 key-point의 $i\hbar\,\partial_t\Psi=\hat H\Psi$ 예고와 연결).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상자 속 입자 풀기
41.2절에서는 드브로이 물질파의 정상파 조건만으로 무한 우물(상자 속 입자)의 파동함수 $\psi_n$과 에너지 $E_n$을 얻었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문제를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직접 풀어 완전히 같은 결과를 얻고, 나아가 41.2에서 미정으로 남겨 두었던 규격화 상수 $A$까지 확정해 봅니다. 상자는 폭이 $L$이고, 벽 바깥은 $U=\infty$(입자가 절대 못 나감), 우물 안($0<x<L$)은 $U=0$입니다.
1단계 — 우물 안의 방정식. 우물 안에서는 $U=0$이므로, 1차원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 $-\dfrac{\hbar^2}{2m}\dfrac{d^2\psi}{dx^2}+U\psi=E\psi$의 둘째 항이 사라집니다.
양변을 정리하면 (파수 $k$를 도입해) 다음의 표준적인 진동형 미분방정식이 됩니다.
2단계 — 일반해. $\dfrac{d^2\psi}{dx^2}=-k^2\psi$의 일반해는 사인·코사인의 선형결합입니다($A$, $B$는 상수).
3단계 — 경계조건. 벽 바깥은 $U=\infty$라 $\psi=0$이고, $\psi$는 연속이어야 하므로 벽에서 $\psi$가 0이어야 합니다($\psi(0)=\psi(L)=0$).
$\psi(0)=0$ → $A\sin 0 + B\cos 0 = B = 0$ (코사인 항 탈락). 그래서 $\psi(x)=A\sin kx$.
$\psi(L)=0$ → $A\sin kL=0$ → $kL=n\pi\ (n=1,2,3,\dots)$ → $k=\dfrac{n\pi}{L}$.
($n=0$은 $\psi\equiv0$ — 입자가 아무 데도 없다는 뜻이라 제외하고, 음수 $n$은 부호만 다른 같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허용된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41.2절에서 드브로이 정상파로 얻은 파동함수와 정확히 같은 꼴입니다. 두 접근(정상파 조건 ↔ 슈뢰딩거 방정식)이 같은 답에 도달합니다.
4단계 — 에너지. $k=\dfrac{n\pi}{L}$을 $k^2=\dfrac{2mE}{\hbar^2}$에 넣어 $E$에 대해 풀면 양자화된 에너지 $E_n$을 얻습니다.
마지막 등호는 $\hbar=h/2\pi$를 넣은 것입니다. 그러면 $\dfrac{\pi^2\hbar^2}{2}=\dfrac{\pi^2}{2}\cdot\dfrac{h^2}{4\pi^2}=\dfrac{h^2}{8}$이 되어, 41.2절의 $E_n=\dfrac{n^2h^2}{8mL^2}$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5단계 — 규격화($A$ 확정). 41.2에서 미정으로 남겼던 상수 $A$는 규격화 조건으로 정해집니다. 입자는 우물 안 어딘가에 반드시 있으므로, 전 구간에서 확률의 합이 1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sin^2$의 0–$L$ 적분이 $L/2$임을 썼습니다 ($\sin^2\theta=\tfrac12(1-\cos 2\theta)$이고, $\cos\!\left(\frac{2n\pi x}{L}\right)$가 $[0,L]$에서 정수($n$)개의 완전한 주기를 돌아 그 적분이 정확히 0이 되기 때문). 따라서 규격화된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완전히 확정됩니다.
드브로이 정상파 접근(41.2)과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은 완전히 같은 $\psi_n$과 $E_n$을 내놓습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여기에 더해, 41.2에서 미정이던 규격화 상수 $A=\sqrt{2/L}$까지 정해 파동함수를 완결짓습니다. 이렇게 정해진 $\psi_n=\sqrt{2/L}\,\sin(n\pi x/L)$의 모양과 확률밀도 $|\psi_n|^2$는 41.2절의 $n=1,2,3$ 파동함수·확률밀도 그림을 참조하세요.
41.5 유한한 깊이의 우물에 갇힌 입자
앞의 41.2·41.4절에서 다룬 무한 우물은 벽이 무한히 높아 입자가 절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이상화된 모형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원자·분자·반도체 속의 전자가 느끼는 퍼텐셜 우물은 벽의 높이가 유한합니다. 이 절에서는 벽이 유한한 유한 깊이 우물을 다루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고전적으로 금지된 영역으로의 스며듦을 살펴봅니다. 이는 곧이어 나올 41.6절 터널링의 바탕이 됩니다.
유한 우물이란 — 벽 높이가 유한하다
무한 우물과 달리, 유한 우물은 벽 바깥의 위치 에너지가 무한대가 아니라 유한한 값 $U_0$입니다. 폭이 $L$인 우물을 기준으로,
입니다. 여기서는 입자가 우물에 갇혀 있는(속박된) 상태, 즉 에너지가 벽보다 낮은 경우 $E<U_0$를 생각합니다(만약 $E>U_0$이면 입자는 우물에 갇히지 못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고전역학이라면 $E<U_0$인 입자는 벽 바깥($U=U_0>E$)에 결코 존재할 수 없습니다 — 그곳은 운동 에너지가 음수가 되는, 고전적으로 금지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고전적으로 금지된 영역으로 스며든다
우물 안($0<x<L$)에서는 $U=0$이라 슈뢰딩거 방정식이 무한 우물과 똑같아지고, 파동함수는 사인·코사인으로 진동합니다. 파수는 무한 우물과 같은 꼴입니다.
그런데 우물 밖($x\le 0$ 또는 $x\ge L$)에서는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곳은 $E<U_0$인 고전적으로 금지된 영역이지만, 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는 벽에서 딱 0이 되지 않습니다. 벽 안쪽 방정식이 진동형($\psi''=-k^2\psi$)이었던 것과 달리, 밖에서는 부호가 뒤집혀 $\psi''=+\kappa^2\psi$ 꼴이 되고, 그 해는 진동이 아니라 지수적으로 감쇠(evanescent)하며 밖으로 스며드는 형태입니다.
침투상수 $\kappa$가 클수록(즉 벽이 높거나 $U_0-E$가 클수록) 더 빨리 사그라들고, 침투 깊이는 대략 $1/\kappa$ 정도입니다. 핵심은 벽 밖에서도 입자를 발견할 확률이 0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한 우물(벽 밖에서 $\psi=0$)과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 입자가 고전적으로는 갈 수 없는 영역으로 파동함수의 꼬리가 새어 나갑니다.
$k$와 $\kappa$는 서로 다른 두 공식이 아닙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을 $\psi''$에 대해 정리해 보면 부호 하나가 진동과 감쇠를 갈라놓을 뿐입니다.
(마디에서는 $\psi=0$이라 나눗셈이 정의되지 않으니, 엄밀히는 $\psi''=\frac{2m}{\hbar^{2}}(U-E)\,\psi$를 ‘$\psi$에 대한 $\psi''$의 부호’로 읽는 것입니다.) 우변의 부호가 전부를 결정합니다. $\psi''/\psi$는 곡선이 어느 쪽으로 휘는가를 말해 주기 때문입니다.
| 조건 | 방정식이 말하는 것 | 해의 꼴 | 파장 |
|---|---|---|---|
| $E>U$ (고전적 허용) | $\psi''$와 $\psi$의 부호가 반대 → 늘 0 쪽으로 되돌아옴 | $\sin kx,\ \cos kx$ (진동) | $\lambda=2\pi/k$, 실수 |
| $E<U$ (고전적 금지) | $\psi''$와 $\psi$의 부호가 같음 → 0에서 멀어지려 함 | $e^{+\kappa x},\ e^{-\kappa x}$ → 유계(규격화) 조건으로 감쇠하는 쪽 $e^{-\kappa x}$ 채택 (유한 두께 장벽 안에서는 두 항이 모두 남습니다 — 41.6절) |
형식적으로만 $\lambda=2\pi/(i\kappa)$ — 허수, 측정 가능한 파장이 아님 |
- $k=\dfrac{\sqrt{2mE}}{\hbar}$에서 $E$ 자리에 운동에너지 $E-U$를 넣어 보면, $E<U$일 때 제곱근 안이 음수가 되어 $k$가 허수가 됩니다. 두 부호 $\pm i\kappa$ 중 멀어질수록 사그라드는 해($e^{-\kappa x}$)를 주는 쪽을 고른 것이 $k\to i\kappa$이고, $\kappa=\dfrac{\sqrt{2m(U-E)}}{\hbar}$입니다(유한 우물 밖·장벽 속에서는 $U=U_0$). 즉 $\kappa$는 허수가 된 파수입니다.
- 드브로이 $\lambda=h/p$로 읽으면 같은 말입니다. 고전적으로 계산한 운동에너지 $E-U$가 음수면 형식적으로 운동량이 허수, 따라서 파장이 허수입니다(물론 자로 잴 수 있는 실제 파장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lambda=2\pi/(i\kappa)$를 대입하면 $e^{ikx}$가 $e^{-\kappa x}$로 바뀐다는 뜻입니다). 허수 파장의 파동은 마루와 골을 만들지 못하고 그냥 사그라듭니다. 다만 실제로 측정하면 운동량은 언제나 실수이고 운동에너지 기댓값도 음수가 되지 않습니다 — 장벽 안에 입자가 있음을 확인하려면 위치를 $\Delta x\lesssim1/\kappa$로 좁혀야 하고, 그때 생기는 운동량 불확정성이 이미 $U_0-E$보다 큰 에너지를 실어 주기 때문입니다. ‘허수 운동량’은 파동함수의 꼴을 읽어 내는 형식적 장치일 뿐입니다.
- 그래서 벽이 내부에서 하는 일은 파동을 딱 끊어 내는(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진동을 감쇠로 바꾸는 것입니다(경계에서 대부분이 반사되는 것은 별개의 사실입니다 — $\kappa L\gg1$이면 $R\approx1$). 벽이 두꺼우면 다 사그라들어 없는 것과 다름없지만, 벽이 얇으면 다 사그라들기 전에 반대편에 도달합니다 — 이것이 41.6절 터널링입니다.
- 결정하는 것은 $U$의 절대적인 높이가 아니라 차이 $U-E$(그리고 벽의 두께)입니다. $U$가 아무리 높아도 $E$가 그만큼 높으면 파동은 그냥 진동하며 지나갑니다.
오해 바로잡기. 터널링은 입자가 ‘$\Delta E\,\Delta t\sim\hbar$로 에너지를 잠시 빌려’ 벽을 넘는 것이 아닙니다. 정상 상태로 풀면 빠져나온 파동의 에너지는 들어갈 때와 똑같은 $E$이고, 에너지는 어느 단계에서도 어겨지지 않습니다 — 애초에 슈뢰딩거 방정식을 하나의 $E$로 풀어 얻은 해입니다. 시간-에너지 불확정성으로 설명하는 이야기는 ‘벽이 두꺼울수록 어렵다’를 외우는 기억 장치일 뿐, 실제 계산에 등장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41.6절 그림에서 영역 III의 파장이 영역 I과 같고 진폭만 작아지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입자가 점이 아니라 퍼져 있는 파동이라, 그 꼬리가 이미 반대편까지 닿아 있었을 뿐입니다.
경계조건·에너지 준위 — 무한 우물과의 비교
무한 우물에서는 벽에서 $\psi=0$이라는 조건 하나만 부과했지만, 유한 우물에서는 $U_0$가 유한하므로 벽($x=0,\ x=L$)에서 파동함수 $\psi$뿐 아니라 그 도함수 $d\psi/dx$까지 연속이어야 합니다(41.1·41.4절의 “파동함수는 매끄럽게 이어져야 한다”와 연결). 안쪽의 진동 파동함수와 밖으로 스며드는 지수 꼬리를 이렇게 부드럽게 연결하는 조건이 에너지를 양자화하여, 무한 우물처럼 이산적인 준위 $E_n$만 허용됩니다.
다만 이 매끄러운 연결 조건은 사인·코사인과 지수함수가 섞인 초월방정식이 되어, 무한 우물의 $E_n=n^2h^2/8mL^2$처럼 손으로 딱 떨어지게 풀리지는 않습니다(수치 계산이나 그래프로 해를 찾습니다). 그럼에도 물리적 결론은 명확합니다.
파동함수가 벽 밖으로 새어 나가므로, 입자가 사실상 활동하는 유효 폭이 무한 우물보다 조금 더 넓어진 셈입니다. 폭이 넓으면 파장이 길어지고($\lambda$↑), 파장이 길면 운동량·에너지가 작아지므로, 같은 양자수 $n$에서 유한 우물의 에너지가 무한 우물보다 조금 낮습니다.
또한 무한 우물은 준위가 무한히 이어지지만, 유한 우물에서 속박 상태의 개수는 유한합니다. $E>U_0$가 되면 입자는 더 이상 갇히지 않고 자유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우물이 깊거나($U_0$↑) 넓을수록($L$↑) 담을 수 있는 속박 상태가 많아집니다. 무한 우물은 $U_0\to\infty$인 극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구분 | 무한 우물 ($U_0\to\infty$) | 유한 우물 ($E<U_0$) |
|---|---|---|
| 벽 밖 파동함수 $\psi$ | 정확히 $\psi=0$ (입자 없음) | 지수 꼬리 $e^{-\kappa x}$로 스며듦 (발견 확률 $\ne 0$) |
| 벽에서의 경계조건 | $\psi=0$ 하나만 | $\psi$와 $d\psi/dx$ 모두 연속 |
| 에너지 준위 $E_n$ | $E_n=\dfrac{n^2h^2}{8mL^2}$ (닫힌 식) | 초월방정식의 해 (수치·그래프) |
| 같은 $n$의 에너지 크기 | 기준 | 조금 더 낮음 ($E_n^{\text{유한}}<E_n^{\text{무한}}$) |
| 속박 상태의 개수 | 무한(모든 $n$) | 유한 ($U_0$·$L$ 클수록 많아짐) |
심화 — 유한 우물은 어떻게 푸는가 (초월방정식과 그래프 해법) 대칭 우물로 두면 짝/홀로 갈리고, 경계에서 $\psi$·$\psi'$를 맞추면 초월방정식 — 원과 tan/cot 곡선의 교점이 곧 허용 에너지
본문에서 ‘초월방정식’이라고만 말하고 넘어간 그 풀이를 학부 수준에서 따라가 봅니다. 우물을 원점 대칭인 $[-a,\ a]$(반너비 $a$, 전체 너비 $2a=L$)로 두면 대칭성 덕분에 계산이 한결 깔끔해집니다.
1) 세 영역으로 나눈다. 위치 에너지 $U(x)$가 구간마다 다르므로, 경계 $x=-a$와 $x=a$를 기준으로 축을 셋으로 잘라 각 영역에서 따로 풉니다.
- 영역 I — $x < -a$ (우물 왼쪽 밖, $U=U_0$)
- 영역 II — $-a < x < a$ (우물 안, $U=0$)
- 영역 III — $x > a$ (우물 오른쪽 밖, $U=U_0$)
파수 $k=\dfrac{\sqrt{2mE}}{\hbar}$, 침투상수 $\kappa=\dfrac{\sqrt{2m(U_0-E)}}{\hbar}$로 두겠습니다 ($E < U_0$이므로 둘 다 실수).
2) 영역별로 슈뢰딩거 방정식을 세우고 일반해를 쓴다.
(가) 밖 — 영역 I·III ($U=U_0$). $-\dfrac{\hbar^2}{2m}\psi''+U_0\psi=E\psi$를 정리하면 $\psi''=\dfrac{2m(U_0-E)}{\hbar^2}\psi=\kappa^2\psi$가 되어, 일반해는 지수함수 $e^{+\kappa x}$와 $e^{-\kappa x}$의 조합입니다. 여기서 무한대에서 발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물리적 조건이 각 영역의 항 하나씩을 지웁니다.
- 영역 I ($x < -a$): $x\to-\infty$에서 $e^{-\kappa x}$는 폭발하므로 이 항을 버립니다.
$$\psi_{\mathrm{I}}(x)=C\,e^{+\kappa x}$$
- 영역 III ($x > a$): $x\to+\infty$에서 $e^{+\kappa x}$는 폭발하므로 이 항을 버립니다.
$$\psi_{\mathrm{III}}(x)=F\,e^{-\kappa x}$$
(나) 안 — 영역 II ($U=0$). $-\dfrac{\hbar^2}{2m}\psi''=E\psi$에서 $\psi''=-\dfrac{2mE}{\hbar^2}\psi=-k^2\psi$, 즉 진동하는(사인·코사인) 해가 나옵니다.
정리하면 세 영역의 파동함수는 상수 $A,B,C,F$ 네 개를 품고 있습니다.
3) 경계조건 — $\psi$와 $\psi'$의 연속(4개 식). $U_0$가 유한하므로 파동함수뿐 아니라 그 기울기 $\psi'$도 경계에서 꺾임 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x=-a$와 $x=a$ 각각에서 ‘$\psi$ 연속’·‘$\psi'$ 연속’, 모두 4개의 식이 나옵니다.
기호 리마인더 — 영역 I: $\psi_{\mathrm{I}}=C\,e^{+\kappa x}$ / 영역 II: $\psi_{\mathrm{II}}=A\sin kx+B\cos kx$ / 영역 III: $\psi_{\mathrm{III}}=F\,e^{-\kappa x}$
| 경계 | 조건 | 식 |
|---|---|---|
| $x=-a$ (왼쪽 벽) | $\psi$ 연속 | $\psi_{\mathrm{I}}(-a)=\psi_{\mathrm{II}}(-a)$ |
| $x=-a$ (왼쪽 벽) | $\psi'$ 연속 | $\psi_{\mathrm{I}}'(-a)=\psi_{\mathrm{II}}'(-a)$ |
| $x=+a$ (오른쪽 벽) | $\psi$ 연속 | $\psi_{\mathrm{II}}(a)=\psi_{\mathrm{III}}(a)$ |
| $x=+a$ (오른쪽 벽) | $\psi'$ 연속 | $\psi_{\mathrm{II}}'(a)=\psi_{\mathrm{III}}'(a)$ |
이 4개 식은 미지수 $A,B,C,F$에 대한 동차(우변이 0인) 연립방정식입니다. 그래서 아무 $E$에서나 0이 아닌 해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E$에서만 자명하지 않은 해가 생깁니다 — 이것이 곧 에너지 양자화입니다.
4) 대칭성으로 단순화 — 짝/홀로 분리. 왜 해가 짝과 홀 두 종류로만 갈릴까요? 우물의 위치 에너지가 원점에 대해 대칭 ($U(-x)=U(x)$)이면, $\psi(x)$가 에너지 $E$의 해일 때 좌우를 뒤집은 $\psi(-x)$도 같은 에너지 $E$의 해가 됩니다(방정식이 $x\to-x$에 대해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므로). 그런데 1차원 속박 상태는 비축퇴—같은 에너지에 서로 독립인 해가 둘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psi(-x)$는 $\psi(x)$의 상수배여야 하고, 그 관계를 한 번 더 뒤집으면 상수의 제곱이 1이 되므로 그 상수는 $+1$ 아니면 $-1$뿐입니다. 즉 해는 반드시 짝($\psi(-x)=+\psi(x)$) 아니면 홀($\psi(-x)=-\psi(x)$)입니다.
이 성질이 계산을 크게 줄여 줍니다. 안쪽 해 $A\sin kx+B\cos kx$에서 항이 하나만 살아남고 ($\cos$은 짝함수, $\sin$은 홀함수), 밖의 두 상수도 $C=\pm F$로 묶입니다. 그 결과 한쪽 벽($x=a$)의 연속 조건 2개만 따지면 되고, 반대쪽 벽($x=-a$)의 2개는 대칭성 때문에 자동으로 충족됩니다.
| 구분 | 짝(even) 상태 | 홀(odd) 상태 |
|---|---|---|
| 대칭성 $\psi(-x)$ | $+\psi(x)$ | $-\psi(x)$ |
| 우물 안 $\psi_{\mathrm{II}}$ | $B\cos kx$ ($A=0$) | $A\sin kx$ ($B=0$) |
| 밖의 상수 관계 | $C=F$ (좌우 대칭) | $C=-F$ (좌우 반대칭) |
| $x=a$ 연속식 ($\psi$, $\psi'$) | $B\cos ka=F\,e^{-\kappa a}$ $-\,kB\sin ka=-\,\kappa F\,e^{-\kappa a}$ |
$A\sin ka=F\,e^{-\kappa a}$ $kA\cos ka=-\,\kappa F\,e^{-\kappa a}$ |
| 두 식을 나눈 결과 (초월방정식) |
$k\tan(ka)=\kappa$ | $-\,k\cot(ka)=\kappa$ |
| 해당하는 상태 | $n=1,3,5,\dots$ (바닥상태 포함) | $n=2,4,\dots$ |
표의 마지막 두 줄에서 ‘두 식을 나눈다’는 것은 경계에서 로그미분 $\psi'/\psi$를 맞춘다는 뜻입니다. 나누는 순간 진폭 상수 $B,F$(홀은 $A,F$)와 지수 $e^{-\kappa a}$가 통째로 소거되어, 남는 것은 오직 에너지에 대한 조건식뿐입니다.
$\sin/\cos$과 $\kappa$가 뒤섞여 있어 $ka$에 대해 대수적으로 딱 떨어지게 풀 수 없습니다 — 이것이 바로 본문에서 말한 초월방정식입니다.
5) 제약 조건(원). 앞에서 정의한 두 상수를 다시 적으면 — 우물 안의 파수 $k=\dfrac{\sqrt{2mE}}{\hbar}$ (진동하는 정도), 우물 밖의 침투상수 $\kappa=\dfrac{\sqrt{2m(U_0-E)}}{\hbar}$ (지수 감쇠의 빠르기)입니다. 둘을 제곱해서 더하면 $E$가 상쇄되어
가 됩니다 — 에너지 $E$에 무관한 상수이지요. 양변에 $a^2$($a$는 우물의 반너비)을 곱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즉 $(ka,\ \kappa a)$ 평면에서 해는 반드시 반지름 $R$인 원(사분원) 위에 놓입니다.
6) 그래프 해법. $(ka,\ \kappa a)$ 평면에 세 곡선을 그리고 교점을 찾습니다.
| 곡선 | 식 | 정체 |
|---|---|---|
| 원 | $\kappa a=\sqrt{R^2-(ka)^2}$ | $k,\kappa$의 정의(제약) — 5)에서 유도 |
| 짝 곡선 | $\kappa a=(ka)\tan(ka)$ | 경계조건 (짝 상태) |
| 홀 곡선 | $\kappa a=-(ka)\cot(ka)$ | 경계조건 (홀 상태) |
읽는 법 — 교점 하나가 상태 하나입니다.
- 어느 곡선과 만났나 → 대칭성(파랑=짝, 빨강=홀)
- 가로 위치 $ka$ → 에너지 $E=U_0\left(\dfrac{ka}{R}\right)^2$
- 교점 개수 → 속박 상태 수 ($R$이 유한하므로 유한, $R$이 클수록 많아짐)
왜 짝 상태가 $n=1,3,5,\dots$이고 홀 상태가 $n=2,4,\dots$인가? 여기서 $n$(양자수)은 대칭성을 나타내는 번호가 아니라 에너지가 낮은 순서대로 매긴 번호입니다. 그런데도 대칭성이 짝→홀→짝→홀로 정확히 교대하는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마디(node) 개수 — 가장 근본적인 이유. 1차원 속박 상태에서 에너지가 낮은 쪽부터 센 $n$번째 상태는 마디(파동함수가 $0$이 되는 내부 지점 — 경계에서 0이 되는 점은 세지 않습니다)가 정확히 $n-1$개입니다(에너지가 높을수록 $k$가 커져 더 많이 진동). 좌우 대칭인 우물에서 중앙($x=0$)을 보면:
- 마디가 짝수 개면 좌우로 똑같이 나눠 가질 수 있어 중앙에는 마디가 없고, $\psi$는 중앙이 배(antinode) — 국소 최대 또는 최소 → 짝(even)
- 마디가 홀수 개면 좌우 대칭으로 나눌 수 없어 그중 하나가 반드시 중앙에 놓이므로 $\psi(0)=0$ → 홀(odd)
즉 대칭성(패리티)은 마디 수에 의해 $(-1)^{\,n-1}$로 결정됩니다 — 홀수 $n$은 짝 상태, 짝수 $n$은 홀 상태입니다.
| $n$ (에너지 순서) | 마디 수 $n-1$ | 중앙에 마디? | 대칭성 $(-1)^{\,n-1}$ |
|---|---|---|---|
| $n=1$ | $0$개 | 없음 | 짝(even) |
| $n=2$ | $1$개 | 있음 ($\psi(0)=0$) | 홀(odd) |
| $n=3$ | $2$개 | 없음 | 짝(even) |
| $n=4$ | $3$개 | 있음 ($\psi(0)=0$) | 홀(odd) |
② 그래프에서 보면. 짝 곡선 $k\tan(ka)$와 홀 곡선 $-k\cot(ka)$의 가지는 $ka$ 축 위에 $\pi/2$ 간격으로 번갈아 놓입니다 — $(0,\ \pi/2)$ 짝, $(\pi/2,\ \pi)$ 홀, $(\pi,\ 3\pi/2)$ 짝, $(3\pi/2,\ 2\pi)$ 홀 …. 원 $(ka)^2+(\kappa a)^2=R^2$은 $ka$가 커지는 순서로 이 구간들을 차례로 지나고, $E=\dfrac{\hbar^2k^2}{2m}$이므로 $ka$가 클수록 에너지가 큽니다. 따라서 교점을 에너지 순으로 번호 매기면 짝·홀이 저절로 교대합니다. (바로 위의 그래프 해법 그림에서 $n=1$은 $(0,\ \pi/2)$의 짝 가지, $n=2$는 $(\pi/2,\ \pi)$의 홀 가지, $n=3$은 $(\pi,\ 3\pi/2)$의 짝 가지 위에 교점이 있음을 확인해 보세요.)
③ 무한 우물도 똑같은 구조. 무한 우물을 중앙이 원점이 되도록 ($-a<x<a$) 놓으면 $\psi_n$은 홀수 $n$에서 코사인 꼴(짝), 짝수 $n$에서 사인 꼴(홀)이 됩니다. 유한 우물은 이 구조를 그대로 물려받고 벽 밖에 지수 꼬리 $e^{-\kappa|x|}$만 덧붙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n$은 에너지 순서일 뿐이고 에너지가 한 단계 오를 때마다 마디가 하나씩 늘기 때문에 대칭성이 짝↔홀로 번갈아 뒤집힙니다.
단, 유한 우물의 속박 상태 수는 유한하므로 이 교대는 실제 존재하는 상태까지만 이어집니다. $n$번째 상태는 $R > (n-1)\pi/2$일 때 생기며, 위 그림($R\approx4.3$)에서는 $n=3$까지만 나타납니다. $R < \pi/2$인 아주 얕은 우물에는 짝 상태 하나($n=1$)뿐입니다.
핵심은 두 곡선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뿐입니다. 짝 곡선 $(ka)\tan(ka)$는 원점에서 시작하므로 원이 아무리 작아도 반드시 만나고, 홀 곡선 $-(ka)\cot(ka)$는 $ka=\pi/2$에서 시작하므로 원이 그보다 커야 만납니다.
- 아무리 얕은 우물에도 짝 바닥상태 하나는 항상 존재합니다.
- 홀 상태는 $R > \pi/2$부터, 일반적으로 $n$번째 상태는 $R > (n-1)\pi/2$부터 등장합니다. (예: $R=1.0$이면 짝 하나뿐, $R=4.3$이면 짝·홀·짝 셋.)
같은 결론이 마디 정리로도 즉시 나옵니다 — 바닥상태는 마디 $0$개 → 대칭 우물에서 중앙에 마디가 없으니 $\psi(0)\neq0$ → 짝.
대칭성의 순서는 이렇게 그리기 전에 정해지고, 그래프·수치해가 필요한 것은 에너지의 구체적인 값을 구할 때입니다.
7) 무한 우물과의 연결. 무한 우물은 $U_0\to\infty$라 $R\to\infty$이므로 교점이 무한히 많아 상태도 무한하고, 경계조건이 $\psi=0$ 하나로 충분해 $kL=n\pi$처럼 딱 떨어졌습니다. 유한 우물은 $R$이 유한이라 상태 수가 유한하고, 교점의 $ka$가 그 값보다 조금 작아(파장이 조금 길어) 에너지가 조금 낮습니다.
41.6 위치 에너지 장벽의 투과
41.5절에서 우리는 파동함수가 고전적으로 금지된 영역으로 스며든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스며든 꼬리는 지수적으로 사그라들지만, 완전히 0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벽이 얇다면 어떻게 될까요? 꼬리가 미처 다 죽기 전에 벽의 반대편에 도달하고, 그 너머에서 파동함수는 다시 진동을 시작합니다. 즉 입자가 벽 반대쪽에서 발견될 확률이 0이 아닙니다. 이 현상이 터널링(tunneling, 터널 효과)입니다.
41.5절에서 정리한 관점을 그대로 가져오면 이해가 빠릅니다 — 벽은 파동을 막는 것이 아니라 파장을 허수로 만들어($k\to i\kappa$) 진동을 감쇠로 바꿀 뿐입니다. 그러니 벽이 얇으면, 다 사그라들기 전에 반대편으로 넘어갑니다.
장벽을 만난 입자 — 세 영역
상황을 구체적으로 잡아 봅시다. 폭이 $L$, 높이가 $U_0$인 퍼텐셜 장벽이 있고, 에너지가 $E$인 입자가 왼쪽에서 이 장벽을 향해 입사합니다. 관심 있는 경우는 $E<U_0$ — 고전적으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공간은 세 영역으로 나뉩니다.
- 영역 I($x<0$, $U=0$) — 입사파 + 반사파가 겹쳐 있는 곳입니다. $U=0$이므로 파동함수는 진동하는 사인·코사인 꼴이고, 파수는 $k=\dfrac{\sqrt{2mE}}{\hbar}$입니다.
- 영역 II($0<x<L$, $U=U_0$) — $E<U_0$이므로 41.5절의 우물 밖과 똑같이 $\psi''=+\kappa^2\psi$ 꼴이 되어, 파동함수는 진동하지 않고 지수적으로 감쇠합니다. 감쇠상수는 $\kappa=\dfrac{\sqrt{2m(U_0-E)}}{\hbar}$입니다(41.5절의 침투상수와 같은 양).
- 영역 III($x>L$, $U=0$) — 투과파입니다. 다시 $U=0$이므로 파동함수는 진동하며, 파수는 영역 I과 똑같은 $k$입니다. 장벽을 지나면서 입자의 에너지 $E$가 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장은 그대로이고, 달라진 것은 진폭이 작아졌다는 점뿐입니다.
고전역학: $E<U_0$이면 입자는 장벽 앞에서 운동 에너지를 다 쓰고 되돌아옵니다. 투과 확률은 정확히 0, 반사 확률은 100%입니다. — 양자역학: 파동함수는 장벽 속에서 0이 되지 않고 지수적으로 줄어들며 반대편까지 이어집니다. 경계 $x=0,\ L$에서 $\psi$와 $\psi'$이 연속이어야 하므로 영역 III의 진폭도 0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투과 확률이 0이 아닙니다 — 입자가 ‘벽을 뚫고’ 지나갑니다.
투과 계수 — 장벽이 두껍고 높을수록 급격히 작아진다
장벽에 부딪힌 입자가 반대편으로 빠져나갈 확률을 투과 계수(transmission coefficient) $T$, 되튀어 나올 확률을 반사 계수(reflection coefficient) $R$라 합니다. 입자는 둘 중 하나가 되므로 $$T+R=1$$ 이 항상 성립합니다. 장벽이 충분히 넓고 높아 $\kappa L\gg 1$인 경우, $T$는 다음과 같이 아주 간단한 지수 꼴로 근사됩니다.
(직사각형 장벽(양쪽 퍼텐셜이 같은 경우)의 엄밀한 해는 $T=\left[1+\dfrac{U_0^{\,2}\sinh^2(\kappa L)}{4E(U_0-E)}\right]^{-1}$ 꼴입니다. $\kappa L\gg1$에서 $\sinh(\kappa L)\approx \tfrac12 e^{\kappa L}$을 넣으면 정확히는 $T\approx\dfrac{16E(U_0-E)}{U_0^{\,2}}\,e^{-2\kappa L}$가 되는데, 앞의 인자는 크기가 1 안팎(최대 4)이라 지수 인자에 비하면 무시할 만합니다. 그래서 보통 $T\approx e^{-2\kappa L}$로 씁니다 — 핵심 물리는 지수 인자 $e^{-2\kappa L}$가 전부 쥐고 있습니다.)
이 한 줄에서 읽어야 할 것은 $T$가 장벽의 폭 $L$에 지수적으로, 높이에는 $\sqrt{U_0-E}$를 통해 지수적으로 민감하다는 사실입니다.
- 폭 $L$ — $L$이 조금만 커져도 지수가 곧바로 커져 $T$가 급락합니다. 가늠하자면, $\kappa L$이 1만큼 늘어나면 $T$는 $e^{-2}\approx 0.14$배, 즉 약 1/7로 줄어듭니다. $\kappa L$이 5 늘면 $e^{-10}\approx 5\times10^{-5}$배입니다.
- 높이 $U_0$ — $U_0-E$가 커지면 $\kappa$가 커지고, 역시 $T$가 급격히 작아집니다. 반대로 입자 에너지 $E$가 장벽 꼭대기에 가까워질수록 $\kappa\to0$이 되어 투과가 쉬워집니다.
- 질량 $m$ — $\kappa\propto\sqrt{m}$이므로 무거운 입자일수록 $T$가 급감합니다. 전자처럼 가벼운 입자에서는 나노미터 규모의 장벽에서 $T$가 측정 가능한 크기지만, 거시 물체(사람이나 공)는 $m$이 어마어마해 $T$가 사실상 0입니다. — 벽을 향해 달려도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터널을 뚫는다’는 이름은 직관적이지만, 입자가 장벽 속에서 에너지를 빌려 땅을 파고 나오는 그림은 아닙니다. 통과한 입자의 에너지는 입사할 때와 똑같은 $E$(파장도 동일)이며, 장벽 속에서 ‘입자가 어디 있었는가’를 고전적으로 묻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터널링은 파동함수가 경계에서 매끄럽게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낳는 순수한 파동적 결과입니다.
터널링이 실제로 쓰이는 곳
$T\approx e^{-2\kappa L}$의 지수적 민감성은 단순한 계산상의 성질이 아니라, 자연과 기술에서 곧바로 관측되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 현상 · 장치 | 무엇이 터널링하나 | 왜 중요한가 |
|---|---|---|
| 알파 붕괴 (가모프 / 거니·콘던, 1928) |
원자핵 안의 알파 입자($^4$He 핵) — 핵 안에서는 강한 핵력이 우물을 만들어 가두지만, 핵 밖에서는 딸핵과의 정전기 반발이 만드는 쿨롱 장벽을 뚫고 나옴 | 고전적으로는 갇혀 있어야 할 알파 입자가 방출되는 이유를 설명. $T$가 지수적으로 민감하므로 장벽이 조금만 달라도 붕괴율이 크게 달라져, 반감기가 핵종마다 수십 자릿수로 벌어지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나옴 |
| 핵융합 (항성 내부 · 태양) |
서로 다가가는 두 원자핵(예: 양성자 둘) — 같은 양전하라 쿨롱 장벽이 가로막지만, 그 장벽을 뚫고 핵력이 작용하는 거리($\sim10^{-15}\,$m)까지 접근 | 고전적으로는 핵융합이 일어날 수 없다(태양이 수십억 년 빛날 수 없다). 열운동 에너지가 장벽보다 세 자릿수나 낮은데도 융합이 일어나는 것은 터널링 덕분. $T$가 에너지에 지수적으로 민감해(가모프 인자) 분포의 고에너지 꼬리가 드물게 뚫고 들어가며, 이 민감성이 반응률의 온도 의존성을 좌우함(태양의 절대 반응률은 첫 단계의 약한 상호작용도 함께 제한) |
| 터널 다이오드 | 매우 얇은 접합(장벽)을 가로지르는 전자 | 인가 전압에 따라 터널링 전류가 변해, 전압을 올리면 오히려 전류가 줄어드는 음의 미분 저항 영역이 생김. 터널링 자체가 매우 빨라 고속 스위칭·발진에 이용 |
|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 | 뾰족한 금속 탐침과 시료 표면 사이의 진공 간극을 건너는 전자 | 간극이 $1/\kappa\approx0.1\,$nm(원자 지름의 1/3 남짓)만 달라져도 터널 전류가 약 8배(거의 한 자릿수) 변함 → 원자 하나 수준의 분해능 |
용어 — 방사성 붕괴에서 붕괴 전의 핵을 어미핵(모핵, parent nucleus), 붕괴 후에 남은 핵을 딸핵(daughter nucleus)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238}\mathrm{U}\to{}^{234}\mathrm{Th}+{}^{4}\mathrm{He}$ 에서 $^{234}\mathrm{Th}$이 딸핵, $^{4}\mathrm{He}$이 방출되는 알파 입자입니다. 위 표의 쿨롱 장벽은 바로 이 빠져나가는 알파 입자(전하 $+2e$)와 남은 딸핵(전하 $+Z'e$) 사이의 전기적 반발이 만드는 장벽입니다.
수치 감각(핵융합) — 태양 중심의 온도 $1.5\times10^{7}\,$K에서 열에너지 척도는 $k_B\!\times\!(1.5\times10^{7}\,\mathrm{K})\approx1.3\,$keV(평균 병진 운동에너지 $\tfrac32k_BT\approx2\,$keV)입니다. 반면 두 양성자가 핵력이 닿는 $\sim10^{-15}\,$m까지 접근하려면 넘어야 할 쿨롱 장벽은 $\sim1.4\,$MeV 규모 — 약 1000배 부족합니다. 그래도 태양이 타는 이유는 터널링, 그리고 그 확률이 에너지에 지수적으로 민감하다는 사실뿐입니다.
알파 붕괴 — 안에서 밖으로 뚫는다
핵 안의 상황 — 무거운 핵 안에서 알파 입자(양성자 2 + 중성자 2, 즉 $^{4}\mathrm{He}$ 핵)가 이미 하나의 덩어리처럼 존재한다고 보면, 그것은 강한 핵력이 만든 깊은 우물 안에 갇혀 있는 셈입니다. 우물 안에서 알파 입자는 벽에 초당 $\sim10^{21}$회라는 엄청난 횟수로 부딪힙니다. 그런데 핵 표면 밖으로 나가면 핵력은 급격히 사라지고, 딸핵($+Z'e$)과 알파 입자($+2e$) 사이의 쿨롱 반발만 남아 장벽을 이룹니다. 방출되는 알파 입자의 에너지는 수 MeV인데 이 장벽의 꼭대기는 수십 MeV라서, 에너지 < 장벽 — 고전적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온다 — 한 번 부딪힐 때마다 장벽을 뚫을 확률이 투과 계수 $T$이므로, 여기에 초당 부딪히는 횟수를 곱하면 곧 붕괴율이 됩니다: (붕괴율) $\approx$ (충돌 빈도) $\times\,T$. 쿨롱 장벽은 $U(r)\propto 1/r$ 꼴이라 폭과 높이가 일정한 직사각형이 아니지만, 지수 꼴은 그대로 살아남습니다 — $T\approx\exp\!\left[-\dfrac{2}{\hbar}\displaystyle\int_{R}^{b}\sqrt{2m\,[U(r)-E]}\;dr\right]$, 이 지수가 바로 가모프 인자입니다. 어느 쪽이든 $T$는 에너지에 지수적으로 민감하므로, 알파 입자의 에너지가 조금만 높아 장벽이 조금만 얇아져도 붕괴율은 어마어마하게 커집니다. 알파 붕괴 반감기가 핵종에 따라 $10^{-7}\,$초에서 $10^{17}\,$년 이상까지 30자릿수를 넘게 벌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에너지와 반감기 사이의 이 관계는 실험적으로 먼저 알려진 가이거–너톨 법칙이고, 가모프, 그리고 독립적으로 거니와 콘던이 1928년 터널링으로 설명해 냈습니다. (엄밀히는 알파 클러스터가 미리 형성될 확률이 추가로 곱해지지만, 자릿수 경향은 $T$가 지배합니다.)
예 — $^{212}\mathrm{Po}$(알파 에너지 $8.8\,$MeV, 반감기 $0.3\,\mu$s) vs $^{238}\mathrm{U}$($4.2\,$MeV, 45억 년). 알파 에너지가 2배 차이일 뿐인데 반감기는 약 $5\times10^{23}$배 벌어집니다.
알파 붕괴는 안에서 밖으로 쿨롱 장벽을 뚫는 일이고, 핵융합은 밖에서 안으로 똑같은 장벽을 뚫는 일입니다 — 같은 물리의 양방향.
공명 투과 — 이중 장벽과 양자점
이중 장벽(double barrier) 구조 — 장벽을 하나만 두는 대신 장벽 – 얇은 우물 – 장벽 순서로 쌓으면, 가운데 우물 안에 준속박 상태(quasi-bound state, 에너지 $E_1,\,E_2,\dots$)가 생깁니다. 41.5절의 유한 깊이 우물과 비슷하지만, 양옆이 유한한 두께의 장벽이라 완전히 갇히지 않고 바깥으로 조금씩 새어 나갈 수 있는 상태라는 점이 다릅니다.
공명(resonance) — 왼쪽에서 입사한 전자의 에너지 $E$가 우물의 준속박 준위 $E_1$과 일치하면, 우물 안에서 여러 번 왕복한 파동이 보강간섭으로 크게 쌓이고 투과 계수 $T$가 $T\to1$(거의 100 %)까지 치솟습니다. 반대로 준위와 어긋난 에너지에서는 $T$가 매우 작습니다. 즉 $T(E)$는 준위 위치마다 뾰족한 봉우리를 갖는 함수가 되며, 이는 단일 장벽에서 $T\approx e^{-2\kappa L}$로 에너지에 따라 완만하게만 변하던 앞부분의 결과와 뚜렷이 대조됩니다. 두 장벽 사이의 우물이 빛의 파브리–페로 공진기처럼 작동해, 딱 맞는 에너지에서만 문이 활짝 열리는 셈입니다.
공명 투과 다이오드(RTD, resonant tunneling diode) — 이 이중 장벽 구조에 전압을 걸면 우물의 준위가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준위가 입사 전자의 에너지와 맞는 순간 전류가 최대가 되고, 전압을 더 올려 준위가 그 에너지를 지나쳐 버리면 오히려 전류가 줄어듭니다 → 음의 미분 저항(NDR). 터널링 자체가 매우 빨라 고속 스위칭과 발진에 쓰입니다.
위 표의 터널 다이오드(에사키 다이오드)는 고농도로 도핑된 p–n 접합에서 가전자대와 전도대 사이를 곧바로 건너뛰는 밴드 간 터널링으로 동작합니다. 반면 RTD는 이종접합으로 만든 이중 장벽 속 준위를 통한 공명 터널링이 원리입니다. 둘 다 음의 미분 저항을 보이지만 구조와 메커니즘이 서로 다른 소자이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합니다.
양자점(quantum dot) — 이중 장벽이 전자를 한 방향으로만 가둔다면, 이를 3차원으로 확장해 사방에서 가둔 것이 양자점입니다. 갇힌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원자처럼 이산적이어서 인공 원자(artificial atom)라고도 부릅니다. 전자는 양쪽에 붙인 장벽 (소스·드레인 터널 접합)을 통해 하나씩 드나듭니다.
위에 얹은 금속 전극(게이트) — 양자점 위(또는 옆)에 금속 게이트 전극을 두고 게이트 전압 $V_g$를 걸면, 점 안의 에너지 준위 전체를 위아래로 평행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게이트로 준위를 소스·드레인의 에너지에 맞추면 전자가 통과해 전류가 흐르고, 어긋나면 막힙니다. 그 결과 전류는 $V_g$에 대해 주기적으로 뾰족한 봉우리를 그립니다 (쿨롱 봉쇄 Coulomb blockade, 단전자 트랜지스터의 기본 원리). 즉 게이트는 준위를 조절하는 손잡이입니다.
봉우리 사이의 간격은 전자 하나를 더 밀어 넣을 때 드는 충전 에너지 $e^2/C$ ($C$는 양자점의 전기용량) 때문에 생깁니다 — 여기서는 이 정도만 알아 두면 충분합니다.
정리하면, 단일 장벽의 터널링이 ‘얼마나 새는가’를 묻는 문제였다면, 이중 장벽과 양자점은 ‘언제 문이 열리는가’를 설계하는 단계입니다. 터널링을 억제 대상이 아니라 제어 가능한 자원으로 삼아 소자로 쓰는 것이지요.
특히 마지막 STM은 터널링이 ‘미시 세계의 신기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표면의 원자를 하나하나 볼 수 있는 도구가 된 사례입니다. 그 원리와 원자 분해능이 나오는 과정은 이어지는 41.7절 주사 터널링 현미경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41.7 주사 터널링 현미경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은 41.6절의 터널링을 그대로 측정 도구로 바꾼 장치입니다. 끝이 원자 하나 수준으로 뾰족한 금속 탐침(팁)을 시료 표면 위 약 $0.5\ \mathrm{nm}$까지 내리면, 그 사이의 진공 간극이 곧 퍼텐셜 장벽이 됩니다 (장벽 높이는 대략 금속의 일함수 $\phi\approx4\ \mathrm{eV}$). 탐침과 시료 사이에 작은 전압 (수 mV~수 V)을 걸면 고전적으로는 전혀 흐를 수 없는 전류가 흐르는데, 전자가 이 간극을 터널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터널 전류 $I$(보통 pA~nA 규모)입니다.
41.6절의 $T\approx e^{-2\kappa L}$에서 장벽 폭 $L$이 간극 $d$로, 장벽 높이 $U_0-E$가 일함수 $\phi$로 바뀐 것뿐입니다(페르미 준위 근처 전자에 대해 $U_0-E\simeq\phi$). 엄밀히는 $I\propto V\,\rho_s(E_F)\,e^{-2\kappa d}$로 바이어스 $V$와 시료의 상태밀도 $\rho_s$에도 비례하지만, $d$ 의존성은 전적으로 지수 인자가 쥐고 있습니다.
$\phi=4.0\ \mathrm{eV}=6.41\times10^{-19}\ \mathrm{J}$, $m_e=9.11\times10^{-31}\ \mathrm{kg}$을 넣으면
$$\kappa=\frac{\sqrt{2(9.11\times10^{-31})(6.41\times10^{-19})}}{1.055\times10^{-34}} \approx1.0\times10^{10}\ \mathrm{m^{-1}} \;\;\Longrightarrow\;\; \frac{1}{\kappa}\approx0.10\ \mathrm{nm}$$간극이 $\Delta d=0.1\ \mathrm{nm}$(원자 지름 $\sim0.3\ \mathrm{nm}$의 약 1/3)만 늘어나도 전류는 $e^{-2\kappa\Delta d}=e^{-2.05}\approx0.13$배, 즉 약 1/8로(거의 한 자릿수) 떨어집니다. 거꾸로 말하면 가장 앞으로 튀어나온 탐침 끝 원자 하나가 전류의 대부분을 나릅니다 — 이 지수적 민감도가 곧 원자 분해능의 정체입니다.
두 가지 운전 모드
| 모드 | 무엇을 고정하고 무엇을 기록하나 | 장점 · 한계 |
|---|---|---|
| 일정 전류 모드 (constant current) |
피드백 회로가 터널 전류 $I$를 기준값에 고정하도록 압전 구동기로 높이 $z$를 실시간 조절. 기록하는 것은 $z(x,y)$ — 곧 등전자밀도(등전류) 등고선 | 요철이 큰 표면에서도 탐침이 부딪히지 않아 안전하고 범용적. 다만 피드백이 따라와야 하므로 주사 속도가 느림 |
| 일정 높이 모드 (constant height) |
피드백을 끄고 $z$를 고정한 채 훑으면서, 자리마다 달라지는 $I(x,y)$를 그대로 기록 | 피드백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 매우 빠름. 대신 원자 수준으로 평탄한 표면에서만 가능하며, 돌출부가 있으면 탐침이 충돌함 |
STM 영상은 원자의 사진이 아니라 페르미 준위 근처 전자 상태밀도(LDOS)의 등고선입니다. 그래서 같은 자리라도 걸어 준 전압(어느 에너지의 상태를 보는가)에 따라 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바이어스 극성에 따라 전자가 탐침→시료(시료 +)로 갈지 시료→탐침(시료 −)으로 갈지가 정해지고, 그에 따라 시료의 빈 상태를 보는지 채워진 상태를 보는지가 달라집니다. 또 터널 전류가 흘러야 하므로 전도성 시료(금속·반도체)에만 쓸 수 있고, 부도체나 생체 시료는 원자간력을 이용하는 AFM(원자간력 현미경)으로 봅니다. STM은 1981년 IBM 취리히의 비니히(G. Binnig)와 로러(H. Rohrer)가 개발했고, 그 공로로 198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41.8 단조화 진동자
왜 다시 진동자인가 — 플랑크에게 돌아가기
40.1절 흑체복사에서, 공동 속 복사는 공동 벽 안의 진동하는 전하(전기 쌍극자)가 내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고전 이론은 공동 안의 각 정상파 모드에 등분배 정리에 따라 평균 에너지 $k_BT$를 똑같이 나누어 주었는데, 짧은 파장 쪽 모드 수가 무한히 많아 복사 세기가 발산해 버렸습니다 — 자외선 파탄입니다. 플랑크는 이를 막기 위해 벽의 진동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를 $E_n=nhf$로 양자화하고, 진동자는 준위 사이를 옮겨 다니며 $hf$ 덩어리로만 에너지를 주고받는다고 놓았습니다.
그때는 근거 없는 가정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갖고 있으니, 그 “진동하는 전하”를 단조화 진동자로 놓고 제대로 풀어 플랑크의 가정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발점 — 고전적인 단조화 진동자
평형점($x=0$)에서 벗어난 만큼 되돌리는 선형 복원력 $F=-kx$를 받는 계가 단조화 진동자입니다 (용수철, 작은 진폭의 진자, 결정 격자 속 원자, 그리고 벽 속의 진동하는 전하 모두 이 꼴로 근사됩니다). $F=-dU/dx$이므로 위치 에너지는
고전적으로 진폭이 $A$이면 전향점($x=\pm A$)에서 운동에너지가 0이므로 전체 에너지는 $E=K+U=\tfrac12kA^{2}=\tfrac12m\omega^{2}A^{2}$입니다. 진폭 $A$를 연속적으로 바꿀 수 있으니 $E$도 연속이고, $A\to0$이면 $E\to0$ — 즉 완전히 멈춰 설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이 두 결론을 모두 바꿉니다.
양자적 풀이 — 바닥상태를 대입해 확인하기
이 $U$를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41.4절)에 그대로 넣습니다.
정식으로 풀려면 급수해법이 필요하지만, 바닥상태만이라면 답을 짐작해 대입해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41.5절의 유한 우물에서 보았듯 파동함수는 금지 영역에서 지수적으로 잦아들고, 바닥상태는 마디가 없어야 하므로 가운데가 봉우리인 종 모양일 것입니다. 그래서 $\psi_0=Be^{-Cx^{2}}$ ($B,C>0$)로 놓아 봅니다.
대입할 함수를 왜 $\psi_0=Be^{-Cx^{2}}$로 골랐나 — 그리고 왜 그것이 바닥상태인가 ① 가우시안 꼬리는 필연 · ② 마디 $0$개 → 최저 준위 · ③ 대입 성공 = 정확한 고유함수
① 가우시안 꼴인 이유 — 진동자의 모든 속박 상태가 공유하는 “꼬리”. 큰 $|x|$에서는 $\tfrac12m\omega^{2}x^{2}\gg E$이므로 $E$ 항을 버릴 수 있고, 방정식은
$+$ 부호 해는 $x\to\pm\infty$에서 발산해 규격화가 불가능하므로 버려지고, 살아남는 것은 $e^{-m\omega x^{2}/2\hbar}$뿐입니다. 즉 가우시안은 바닥상태만의 특징이 아니라 이 포물선 퍼텐셜의 모든 속박 상태가 공통으로 갖는 꼬리입니다(유한 우물의 $e^{-\kappa|x|}$ 꼬리와 달리, $U\propto x^{2}$이기 때문에 지수 안이 $x^{2}$입니다). 일반해는 여기에 다항식이 곱해진 $\psi_n=H_n(\xi)e^{-\xi^{2}/2}$ 꼴입니다($\xi\equiv\sqrt{m\omega/\hbar}\,x$, 아래 “일반해” 참조). 그래서 다항식 인자 없이 순수 가우시안만 넣는 것은 “다항식 차수 $0$”을 고른 것입니다.
② 그것이 바닥상태인 이유 — 마디 정리. 순수 가우시안 $Be^{-Cx^{2}}$은 어느 $x$에서도 $0$이 되지 않습니다 → 마디 $0$개. 41.5절에서 정리했듯 1차원의 규격화 가능한 속박 상태(1차원 속박 준위는 축퇴가 없습니다)는 에너지가 낮은 순서대로 내부 마디가 $0,1,2,\dots$개이므로, 마디가 없는 해는 반드시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입니다. (41.5절은 $n=1$부터 세어 마디 수를 $n-1$개로 적었고, 진동자는 관례상 $n=0$부터 세므로 마디 수가 곧 $n$입니다 — 세는 규칙만 다를 뿐 같은 정리입니다.)
| 시행 함수 ($C=m\omega/2\hbar$로 동일) | 마디 수 | 대입하면 나오는 에너지 |
|---|---|---|
| $Be^{-Cx^{2}}$ (짝) | 0개 | $\tfrac12\hbar\omega$ — 바닥상태 $E_0$ |
| $Bxe^{-Cx^{2}}$ (홀) | 1개 ($x=0$) | $\tfrac32\hbar\omega$ |
| $B\!\left(2Cx^{2}-\tfrac12\right)e^{-Cx^{2}}$ (짝) | 2개 ($x=\pm\dfrac{1}{2\sqrt{C}}=\pm\sqrt{\hbar/(2m\omega)}$) | $\tfrac52\hbar\omega$ |
실제로 $\psi=Bxe^{-Cx^{2}}$를 대입하면 $\psi''=(4C^{2}x^{2}-6C)\psi$가 되어 $x^{2}$ 계수 조건은 $C=m\omega/2\hbar$로 똑같고 상수항만 $3\hbar^{2}C/m=\tfrac32\hbar\omega$로 바뀝니다 — 마디 하나가 늘 때마다 $\hbar\omega$씩 올라가는 사다리가 여기서 이미 보입니다.
③ 대입이 성공한다는 것의 의미. 아래 유도처럼 모든 $x$에 대해 항등식이 성립하면, 이것은 어림값이 아니라 슈뢰딩거 방정식의 정확한 고유함수입니다. 변분 원리(규격화된 어떤 시행 함수든 $\langle E\rangle\ge E_0$)는 여기서 부등식까지만 말해 줍니다 — 우리 해가 정확한 고유함수이므로 $\langle E\rangle=\tfrac12\hbar\omega\ge E_0$라는 것뿐입니다. 등호를 확정해 주는 것은 위 ②의 마디 정리(마디 $0$개 → 가장 낮은 준위)입니다.
곁가지 확인 — 불확정성 원리만으로도 $\tfrac12\hbar\omega$가 나온다 $\Delta p\ge\hbar/(2\Delta x)$ 대입 → 최소화 · 결과: $E_{\min}=\tfrac12\hbar\omega$
$\langle x\rangle=\langle p\rangle=0$인 대칭 상태에서는 $\langle p^{2}\rangle=(\Delta p)^{2}$, $\langle x^{2}\rangle=(\Delta x)^{2}$이므로 에너지를 정확히 다음처럼 쓸 수 있고, 불확정성 원리를 넣으면 엄밀한 하한이 나옵니다
$u\equiv(\Delta x)^{2}$로 놓고 미분하면 $-\dfrac{\hbar^{2}}{8mu^{2}}+\tfrac12m\omega^{2}=0 \;\Rightarrow\; u=\dfrac{\hbar}{2m\omega}$, 이때
최소를 주는 $\Delta x=\sqrt{\hbar/(2m\omega)}$는 아래 유도에서 확정되는 가우시안 $\psi_0=Be^{-m\omega x^{2}/2\hbar}$의 실제 표준편차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 가우시안은 $\Delta x\,\Delta p=\hbar/2$의 등호를 만족하는 최소 불확정성 파속이기 때문입니다.
유도 — $\psi_0=Be^{-Cx^2}$를 대입해 $C$와 $E_0$ 정하기 2차 도함수 계산 → $x^2$ 항 계수 비교 → 상수항 비교 · 결과: $C=m\omega/2\hbar$, $E_0=\tfrac12\hbar\omega$
1단계 — 미분한다.
2단계 — 방정식에 넣는다.
3단계 — 계수를 비교한다. 좌변이 모든 $x$에서 상수 $E$와 같아야 하므로, $x^{2}$의 계수는 반드시 0이어야 합니다.
4단계 — 남은 상수항이 곧 에너지.
5단계 — 규격화. $\displaystyle\int_{-\infty}^{\infty}|\psi_0|^{2}dx=B^{2}\sqrt{\frac{\pi}{2C}}=1$ 에 $C=m\omega/2\hbar$를 넣으면 $B=\left(\dfrac{m\omega}{\pi\hbar}\right)^{1/4}$ 입니다. 따라서 $$\psi_0(x)=\left(\frac{m\omega}{\pi\hbar}\right)^{1/4}e^{-m\omega x^{2}/2\hbar}$$ — 가정한 종 모양이 실제로 해가 되므로, 이것이 바닥상태입니다.
$E_0=\tfrac12\hbar\omega\neq0$. 41.2절 상자 속 입자에서 바닥상태 에너지가 0이 될 수 없었던 것과 뿌리가 같습니다(상자에서는 $n=0$이 $\psi\equiv0$이라 금지, 진동자에서는 $n=0$이 허용되지만 그 에너지가 0이 아닙니다). 공통 원인은 하나입니다 — 입자를 좁은 영역에 붙잡아 두면 $\Delta x$가 유한해지고, 불확정성 원리 $\Delta x\,\Delta p\ge\hbar/2$ 때문에 운동량 퍼짐이 0일 수 없습니다(위 “곁가지 확인”에서 이 부등식만으로도 하한이 정확히 $\tfrac12\hbar\omega$로 나왔습니다). 절대 0도에서도 진동은 멈추지 않습니다(영점 에너지, zero-point energy).
일반해 — 등간격 사다리
같은 방식을 마디가 하나, 둘, ... 있는 해로 확장하면(에르미트 다항식 $H_n$이 나옵니다) 허용 에너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n$ | 에너지 $E_n$ | 에르미트 다항식 $H_n(\xi)$ | 마디 수 |
|---|---|---|---|
| 0 | $\tfrac12\hbar\omega$ | $1$ | 0 |
| 1 | $\tfrac32\hbar\omega$ | $2\xi$ | 1 |
| 2 | $\tfrac52\hbar\omega$ | $4\xi^{2}-2$ | 2 |
가우시안 $e^{-\xi^{2}/2}$이 공통 인자이고, $n$이 커질수록 앞의 다항식이 마디를 하나씩 늘립니다 (상자 속 입자의 $\sin(n\pi x/L)$이 마디를 늘려 가던 것과 같은 구조).
유도 — $E_n=(n+\tfrac12)\hbar\omega$는 어디서 나오는가 (급수해법) 가우시안 꼬리를 떼어냄 → 점화식 → 급수가 끊기지 않으면 발산 → 끊김 조건이 곧 양자화
왜 이 유도가 필요한가. 대입법은 “이 함수도 해가 되는군” 하고 상태를 하나씩 확인할 뿐, 왜 $\tfrac12\hbar\omega,\ \tfrac32\hbar\omega,\dots$만 허용되고 그 사이 값(예: $0.8\,\hbar\omega$)은 안 되는지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급수해법이 그 답을 줍니다.
1단계 — 무차원화. $\xi=\sqrt{m\omega/\hbar}\,x$로 놓으면 $\dfrac{d^{2}}{dx^{2}}=\dfrac{m\omega}{\hbar}\dfrac{d^{2}}{d\xi^{2}}$, $x^{2}=\dfrac{\hbar}{m\omega}\xi^{2}$이므로 방정식 전체를 $\tfrac12\hbar\omega$로 나누고 $\varepsilon\equiv 2E/\hbar\omega$로 두면
상수 $m,\omega,\hbar$가 모두 사라져 순수한 수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제 구할 것은 “어떤 $\varepsilon$이 허용되는가” 하나뿐입니다.
2단계 — 가우시안 꼬리를 미리 떼어낸다. 앞 접기 ①에서 큰 $|\xi|$의 점근 꼴이 $e^{-\xi^{2}/2}$임을 확인했으니, 그 부분을 인자로 뽑아내고 나머지를 $h(\xi)$로 둡니다. $\psi=h\,e^{-\xi^{2}/2}$를 두 번 미분하면
$\xi^{2}h$ 항이 $(\varepsilon-\xi^{2})\psi$의 $-\xi^{2}$와 정확히 상쇄되어 사라진 것이 핵심입니다 — 남은 방정식은 다항식으로 풀기 좋은 꼴입니다.
3단계 — 급수를 넣어 점화식을 얻는다. $h=\sum_{k\ge0}a_k\xi^{k}$를 대입하면 $h''=\sum_k (k+1)(k+2)a_{k+2}\xi^{k}$, $-2\xi h'=\sum_k(-2k)a_k\xi^{k}$이므로 $\xi^{k}$ 계수를 0으로 놓아
$a_0$를 정하면 짝수 계수가, $a_1$을 정하면 홀수 계수가 줄줄이 결정됩니다(두 계열이 서로 섞이지 않습니다).
4단계 — 급수가 끊기지 않으면 발산한다 (핵심). 급수가 무한히 이어진다고 하면 큰 $k$에서
그런데 $e^{+\xi^{2}}=\sum_j \dfrac{\xi^{2j}}{j!}$의 계수는 $c_{2j}=1/j!$이므로 $\dfrac{c_{k+2}}{c_k}=\dfrac{1}{j+1}=\dfrac{2}{k+2}\to\dfrac{2}{k}$ ($k=2j$) — 똑같은 패턴입니다. 따라서
즉 무한 급수는 우리가 버렸던 발산 해를 뒷문으로 다시 불러들입니다 — 규격화 불가. 그러므로 급수는 어디선가 반드시 끊겨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계수비 논증이 주는 것은 $h\sim C\,\xi^{p}e^{+\xi^{2}}$ 꼴이지만, 앞의 다항식 인자 $\xi^{p}$는 지수 발산을 막지 못하므로 결론은 그대로입니다.)
5단계 — 끊김 조건이 곧 양자화. $k=n$에서 분자가 0이 되면 $a_{n+2}=a_{n+4}=\dots=0$이 되어 급수가 $n$차 다항식으로 끝납니다. 이때 끊기는 것은 $n$과 같은 패리티의 계열뿐이므로($n$이 짝수면 짝수 급수, 홀수면 홀수 급수), 나머지 계열은 여전히 무한 급수로 발산합니다 — 그래서 $n$이 짝수면 $a_1=0$, 홀수면 $a_0=0$으로 두어 통째로 없애야 합니다.
끊긴 다항식이 바로 에르미트 다항식 $H_n$입니다. 점화식에 $\varepsilon=2n+1$을 넣어 직접 확인해 보면
| $n$ | $\varepsilon=2n+1$ | 점화식이 주는 다항식 | 규격 관례($H_n$) | 패리티 |
|---|---|---|---|---|
| 0 | 1 | $a_2=\dfrac{1-1}{2}a_0=0$ → $h=a_0$ | $H_0=1$ | 짝 |
| 1 | 3 | $a_3=\dfrac{3-3}{6}a_1=0$ → $h=a_1\xi$ | $H_1=2\xi$ | 홀 |
| 2 | 5 | $a_2=\dfrac{1-5}{2}a_0=-2a_0$, $a_4=\dfrac{5-5}{12}a_2=0$ → $h=a_0(1-2\xi^{2})$ | $H_2=4\xi^{2}-2$ ($=-2\times(1-2\xi^{2})$) | 짝 |
점화식이 $k$를 2씩 건너뛰므로 각 상태에는 짝수 급수와 홀수 급수 중 하나만 살아남습니다 — 그래서 $\psi_n$의 패리티가 짝, 홀, 짝, 홀 …로 교대합니다. 남는 다항식은 $n$차이므로 마디는 많아야 $n$개인데, $H_n$은 실제로 서로 다른 실근을 $n$개 가지므로 마디 수가 정확히 $n$개가 됩니다(접기 앞의 본문 표).
정수 $n$은 가정한 것이 아니라, “무한대에서 발산하면 안 된다”는 요구에서 강제로 튀어나온 것입니다. 41.2절 상자 속 입자에서 $\psi(0)=\psi(L)=0$이라는 경계조건이 $n$을 낳은 것과 구조가 완전히 같습니다 — 다만 이번에는 경계가 벽이 아니라 무한대이고, 조건이 “거기서 0으로 잦아들 것”일 뿐입니다. 41.3절에서 정리한 “구속되면 양자화된다”가 여기서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사다리 연산자로 보면 — 등간격과 가우시안의 정체 $\hat H=\hbar\omega(a^{\dagger}a+\tfrac12)$ · $a\psi_0=0$의 해가 바로 그 가우시안
급수 대신, 다음 내림 연산자 $a$와 올림 연산자 $a^{\dagger}$를 정의합니다($\hat p=-i\hbar\,d/dx$). 셋째 식은 정의가 아니라 앞의 두 정의를 $\hat H=\dfrac{\hat p^{2}}{2m}+\tfrac12 m\omega^{2}x^{2}$에 넣고 $[x,\hat p]=i\hbar$를 쓰면 나오는 항등식입니다.
여기서 $[x,\hat p]=i\hbar$ 하나만 쓰면 $[a,a^{\dagger}]=1$이 나오고, 그로부터
따라서 $\hat H\psi=E\psi$이면 $\hat H(a^{\dagger}\psi)=(E+\hbar\omega)(a^{\dagger}\psi)$ — 즉 $a^{\dagger}$는 상태를 한 칸 올리고($E\to E+\hbar\omega$), 같은 계산으로 $a$는 한 칸 내립니다($E\to E-\hbar\omega$, 단 바닥상태에서는 $a\psi_0=0$이라 더 내려가지 않습니다). 준위 간격이 $\hbar\omega$로 일정하다는 사실이 이 교환자 하나에서 곧바로 나옵니다.
$\langle a^{\dagger}a\rangle=\lVert a\psi\rVert^{2}\ge0$이므로 $E=\hbar\omega\big(\langle a^{\dagger}a\rangle+\tfrac12\big)\ge\tfrac12\hbar\omega$ — 에너지는 아래로 무한정 내려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바닥상태가 존재해야 하고 그 조건은 $a\psi_0=0$입니다. 그런데 $\dfrac{i\hat p}{m\omega}=\dfrac{i(-i\hbar)}{m\omega}\dfrac{d}{dx}=\dfrac{\hbar}{m\omega}\dfrac{d}{dx}$ 이므로
앞 접기에서 짐작해서 넣었던 가우시안의 정체가 여기서 밝혀집니다 — 그것은 추측이 아니라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조건의 유일한 해였습니다. 바닥 에너지도 곧바로 나옵니다.
$a^{\dagger}$를 $n$번 작용시키면 가우시안 앞에 $n$차 다항식이 붙는데, 그것이 곧 $H_n$입니다 — 급수해법과 같은 답에 다른 길로 도착합니다.
양자 확률밀도 vs 고전 확률밀도 — 어디에 오래 머무는가
고전 진동자를 아무 때나 한 번 사진 찍는다고 해 봅시다. 어떤 자리에서 발견될 확률은 그곳에 머무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 $dt=dx/|v|$. 에너지 보존 $\tfrac12mv^{2}+\tfrac12m\omega^{2}x^{2}=\tfrac12m\omega^{2}A^{2}$에서 $|v(x)|=\omega\sqrt{A^{2}-x^{2}}$이므로 $P\propto1/\sqrt{A^{2}-x^{2}}$이고, $x=A\sin\theta$ 치환으로 규격화하면
전향점 $\pm A$에서 발산(속도가 0이라 무한히 오래 머무는 극한 — 넓이로 적분하면 유한한 ‘적분 가능한 발산’), 가운데에서 최소(가장 빠르게 지나감), $|x|>A$에서는 정확히 0 — 위로 열린 U자입니다. 바닥상태의 $|\psi_0|^{2}$과 정확히 반대 모양입니다.
| 구분 | $n=0$ (바닥상태) | 큰 $n$ (예: $n=10$) |
|---|---|---|
| $|\psi_n|^{2}$의 모양 | 가운데($x=0$)가 최대인 봉우리 하나 | 마디 $n$개로 촘촘히 진동, 그 포락선이 U자 |
| 고전 $P_{\text{고전}}$과의 관계 | 정반대 — 고전이 최소인 곳에서 양자가 최대 | 진동을 국소 평균하면 $P_{\text{고전}}$과 일치 |
| 금지 영역 $|x|>A_n$ | 확률이 약 16%로 상당함 | 줄어들지만 매우 느리게($\propto n^{-1/3}$, $n=10$이면 약 6%) → 거시적 $n$에서 비로소 무시 가능 |
고전적 진폭은 $\tfrac12m\omega^{2}A_n^{2}=\left(n+\tfrac12\right)\hbar\omega$에서 $A_n=\sqrt{\dfrac{(2n+1)\hbar}{m\omega}}$ — 무차원 변수로는 $\xi_n=\sqrt{2n+1}$이고, 바닥상태는 $A_0=\sqrt{\hbar/m\omega}$ 즉 $\xi_0=1$입니다.
41.4절에서 상자 속 구슬로 확인했던 것과 구조가 똑같습니다. 큰 $n$에서 $|\psi_n|^{2}$을 국소 평균하면 각 계의 고전 분포가 그대로 나옵니다 — 상자에서는 균일한 $1/L$, 진동자에서는 U자 모양 $P_{\text{고전}}$. 계가 달라도 “평균이 고전을 재현한다”는 뼈대는 같습니다.
다만 자주 흘려듣는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n\to\infty$이면 고전이 된다”가 아닙니다. 마디는 $n$이 아무리 커도 언제나 그대로 남아 있고(진동자는 $n$개, 상자는 $n-1$개 — 세는 관례만 다릅니다), $|\psi_n|^{2}$은 여전히 골에서 정확히 0입니다. 바른 진술은 “$n$이 크고, 게다가 측정이 그 마디 간격을 분해하지 못할 때 고전으로 보인다”입니다. 고전성은 양자 구조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유한한 분해능에 의해 뭉개져서(coarse-graining) 나옵니다 — 분해능이 충분히 좋으면 큰 $n$에서도 마디는 그대로 관측됩니다. (덧붙이면, 실제 거시 진동자는 애초에 에너지 고유상태가 아니라 여러 $n$이 겹친 결맞은 상태에 있어 마디 구조 자체가 상쇄됩니다 — 이 이야기는 결어긋남으로 이어집니다.)
$A_0=\sqrt{\hbar/m\omega}$이고 $|\psi_0|^{2}=\sqrt{\dfrac{m\omega}{\pi\hbar}}\,e^{-m\omega x^{2}/\hbar}$이므로, $\xi=\sqrt{m\omega/\hbar}\,x$로 놓으면 $|x|>A_0$는 곧 $|\xi|>1$입니다.
$$P(|x|>A_0)=\frac{2}{\sqrt{\pi}}\int_{1}^{\infty}e^{-\xi^{2}}d\xi =\operatorname{erfc}(1)\approx0.1573$$약 16% — 결코 작은 값이 아닙니다. 고전 진동자라면 0%여야 할 영역입니다. $n$이 커지면 이 값은 줄어들어($n=1$ 약 11%, $n=10$ 약 6%) 고전에 수렴합니다. 뿌리는 41.5절 유한 우물의 지수 꼬리, 41.6절 터널링과 같습니다 — $E<U$인 영역에서도 파동함수는 갑자기 끊기지 못하고 잦아들 뿐입니다.
| 계 | 에너지 준위 | 준위 간격의 특징 |
|---|---|---|
| 무한 우물 (41.2절) | $E_n=\dfrac{h^{2}}{8mL^{2}}n^{2}\ \ (n\ge1)$ | $\propto n^{2}$ — 위로 갈수록 벌어짐 |
| 단조화 진동자 (이 절) | $E_n=\left(n+\tfrac12\right)\hbar\omega\ \ (n\ge0)$ | 어디서나 정확히 $\hbar\omega$ — 등간격 |
| 수소 원자 (42장) | $E_n=-\dfrac{13.6\ \mathrm{eV}}{n^{2}}\ \ (n\ge1)$ | $\propto-1/n^{2}$ — 위로 갈수록 촘촘해져 0에 수렴 |
플랑크의 가정과 비교 — 결론
$\omega=2\pi f$이고 $\hbar=h/2\pi$이므로 $\hbar\omega=hf$입니다. 따라서 위 결과는
두 식의 차이는 $\tfrac12hf$라는 고정된 오프셋 하나입니다. 이웃 준위의 간격은 양쪽 모두 $\Delta E=hf$로 똑같습니다. 그런데 실험에서 관측되는 것은 준위의 절대값이 아니라 준위 차이(방출·흡수되는 광자의 에너지 $hf$)이므로, 플랑크의 흑체복사 공식은 오프셋과 무관하게 그대로 성립합니다 (평균 에너지는 $\bar E=\tfrac12hf+\dfrac{hf}{e^{hf/k_BT}-1}$가 되는데, 벽과 복사장이 실제로 주고받는 것은 천이에 해당하는 둘째 항뿐이고 $\tfrac12hf$는 온도와 무관해 교환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 40장의 $\bar E=hf/(e^{hf/k_BT}-1)$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즉 양자역학은 플랑크가 ‘가정’했던 것을 유도해 정당화합니다 — 더불어 1900년의 플랑크 가설에는 없던 영점 에너지 $\tfrac12hf$까지 덤으로 알려 줍니다(플랑크 자신도 1911년 ‘제2 양자론’에서 뒤늦게 $\tfrac12hf$를 도입했습니다).
영점 에너지는 계산상의 군더더기가 아닙니다. 절대 0도에서도 헬륨이 상압에서 얼지 않는 것(영점 운동이 약한 반데르발스 결합을 이겨, 고체가 되려면 약 25기압 이상이 필요합니다), 결정 속 원자가 0 K에서도 흔들리는 것(중성자·X선 산란에서 관측), 가까이 놓인 두 금속판이 서로 끌리는 카시미르 효과 모두 진공과 진동자의 영점 요동이 실재함을 보여 줍니다.